마이크로소프트 기트허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인공지능 코딩 보조프로그램 코파일럿, 월 10달러를 내면 AI 자동코딩을 이용할 수 있다.
2016년 알파고-이세돌 대국을 계기로 국내에서는 ‘4차산업혁명’ 열풍이 불고, 코딩 교육과 관련 전공 선호로 이어졌다. 교육 당국은 초중학교에서 코딩 교육을 의무화했고 공공 부문과 기업에서는 성인 대상의 다양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미래 유망 기술로서 코딩 교육 강조는 미국에서 비롯했다. 2012년 1월 마이클 블룸버그 당시 미국 뉴욕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새해에는 코드아카데미를 통해 컴퓨터 코드를 배우기로 결심했다”며 “함께 배우자”고 제안했다. 블룸버그통신을 창업·성공시킨 60살의 시장이 온라인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코딩을 배우겠다고 나서자, 일주일도 안돼 20만명 넘는 신청자가 몰렸다. 프랑스에서도 2013년 코딩 집중교육 무료 프로그램인 에콜42가 출범해 많은 교육생을 길러냈고, 국내에도 유사한 ‘42서울’ 캠퍼스가 2020년 문을 열었다.
미국에선 특히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들도 코딩 기술을 익히면 고소득 직업을 얻을 수 있는 경로로 여겨졌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 확대정책의 하나로 코딩 교육을 확대했다. 이 시기 코딩 교육 이수는 취업과 연봉 인상에 도움이 됐다.
그런데 생성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코딩 보조프로그램이 서비스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24일 인공지능 시대에 코딩 교육이 필요한지를 짚었다.
지난 2021년 오픈AI가 개발한 ‘코파일럿’이 기트허브에서 유료 서비스되기 시작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의 ‘코드위스퍼러’, 코드 생성 및 설명 기능을 추가한 구글의 ‘바드’까지 인공지능 기반 코딩 프로그램이 속속 등장했다. 2022년 구글 딥마인드는 코딩 대회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모델인 알파코드를 테스트한 결과, “몇 달에서 1년의 교육을 받은 초보 프로그래머 수준”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인공지능 코딩 보조도구는 개발 생산성을 20% 향상시킨 것으로 조사됐고, 최고의 기술기업에서도 공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최근 2024년 3분기 실적발표에서 회사가 개발한 신규 코드의 25% 이상이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돼 엔지니어 검토를 거쳐 승인됐다고 말한 바 있다.
프로그래머 등 정보기술 인력의 미래를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코드아카데미의 공동설립자 잭 심스는 뉴욕타임스 회견에서 코딩 교육 이수자들의 취업 전망에 대해 “꽤 암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술기업의 감원 현황을 추적하는 사이트(layoff.fyi)에 따르면, 올해 457개의 회사에서 13만5천여명이 해고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아래 그래프)
코로라19 이후 기술기업의 직원 해고 추이를 보여주는 layoff.fyi의 그래프. 붉은색은 해고된 직원의 수, 파란색은 해고기업의 숫자를 표시한다. 출처 layoff.fyi
아마존은 2022년 말부터 2023년까지 대부분의 사업 분야에서 2만8천명을 해고한 데 이어 올해 초에도 수백명을 감원했다. 해고의 무풍지대로 불리던 구글도 2023년 전 직원의 6%인 1만2000명 대규모 해고에 이어 올해초에도 1000여명 직원을 감원했다.
2022년 이후 대규모로 직원들을 해고한 기업들의 목록. 출처 layoff.fyi
한때 ‘코딩 교육’이 좋은 일자리를 위한 지름길로 여겨졌으나 최근엔 그 역할을 ‘인공지능 기술’이 하고 있다. 많은 대학과 교육기관이 ‘코딩 교육’에서 ‘인공지능 교육’으로 간판을 바꿔 걸었다.
인공지능이 프로그래머를 대체할지, 아니면 프로그래머의 역량을 배가시키는 도구가 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공지능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이로 인한 역량간 격차가 커지면서, 기초 소양과 기술만 지닌 인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한때 코딩 교육은 대학 등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거나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기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보장된 진입로였는데, 상황이 달라졌다. 초보자는 더 많은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고급 기술자들이나 각 영역에서 저경력자 대신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16세기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일찍이 “독서는 충만한 사람을, 회의는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21세기 인공지능 시대에 개발자에게도 핵심 역량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인공지능으로 인한 소프트웨어 일자리의 가장 큰 변화는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가 훨씬 더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유능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와 다른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되려면 프로그래밍 분야를 넘어서서 인문학 분야에서 요구하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이며 본질적인 사고방식을 갖추는 게 필요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인공지능 교육기관인 콰타파AI(Qatafa AI)의 설립자 쿠페레 카마타(Khufere Qhamata)는 벤처비트 기고에서 읽기, 쓰기,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게 된 생성 인공지능은 사람과 사고하는 방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시대에는 기계와 더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독서, 작문, 질문하기가 더욱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오래 전부터 인문학에서 강조해온, 사고의 핵심도구다.
#4차 사업혁명 여파
#코딩교육 의무화
# 코딩 교육프로그램(부트캠프) 성행
# 2012~2013 미국 내 코딩 교육 열풍 ( 코드아카데미)
#생성 인공지능 등장
#open ai - 코파일럿
#아마존 - 코드위스퍼러
# 구글 - 바드
#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모델 알파코드
# 회사가 개발한 신규 코드의 25% 이상이 인공지능에 의해 생성돼 엔지니어 검토를 거쳐 승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