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莊子 內篇 7 應帝王(응제왕) 5-1 神巫(신무)
鄭有神巫曰季咸,知人之死生存亡、禍褔壽夭,期以歲、月、旬、日,若神。
鄭人見之,皆棄而走。
列子見之而心醉。歸,以告壺子,曰:
「始,吾以夫子之道為至矣,則又有至焉者矣。」
壺子曰:「吾與汝,既其文,未既其實,而固得道與?
眾雌而無雄,而又奚卵焉?
而以道與世亢,必信夫,故使人得而相汝。
嘗試與來,以予示之。」
鄭(정) 有神巫曰(유신무왈) 季咸(계함)
-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통방통한 무당이 있었으니
知人之死生存亡(지인지사생존망) 禍福壽夭(화복수요) 期以歲月旬日若神(기이세월순일)
- 생사존망(死生存亡), 화(禍), 복(福), 장수(壽)와 요절(夭)의 그 연월과 상하순 그리고 날짜까지 신같이 맞추었다
鄭人見之(정인견지) 皆棄而走(개기이주)
- 정나라 사람들은 이 무당을 보면 모든 걸 버리고 내빼기에 바빴다
列子(열자) 見之而心醉(견지이심취) 歸以告壺子曰(귀이고호자왈)
- 열자가 이 무당을 보고 심취하여서는 돌아와서 호자에게 말하기를,
始吾以夫子之道(시오이부자지도) 爲至矣(위지의) 則又有至焉者矣(즉우유지언자의)
- 처음에는 저는 선생님의 도가 지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선생님보다 지극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壺子曰(호자왈)
- 호자 이르기를,
吾與汝旣其文(오여여기기문) 未旣其實(미기기실) 而固得道與(이고득도여)
- 그대에게 도의 껍데기(文)를 이미 가르쳐주었으나 아직 그 알멩이는 아니었는데 그대는 어찌 도를 터득했다고 하는가
衆雌而无雄(중자이무웅) 而又奚卵焉(이우해란언)
- 암닭이 많아도 수닭이 없으면 어찌 알이 있을 수 있는가
而以道與世亢(이이도여세항) 必信夫(필신부) 故使人得而相汝(고사인득이상여)
- 그대가 껍데기 도로 세상에 나가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으니 고로 무당으로 하여금 그대의 관상을 맞히게 한 것이다
嘗試與來(상시여래) 以予示之(이여시지)
- 시험 삼아 무당과 같이 와서 나를 무당에게 보여 보거라
旬열흘 순,부역 균 1. 열흘, 열흘 동안 2. 열 번 3. 십 년 4. 두루 5. 두루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6. 고르다, 균일하다(均一--) 7. 차다, 꽉 차다 a. 부역(負役) (균) b. 노역(勞役) (균)
醉취할 취 1. 취하다(醉--) 2. 취(醉)하게 하다 3. 술에 담그다 4. 빠지다 5. 지나치게 좋아하다 6. 탐닉하다(耽溺--)
壺병 호 1. 병(甁) 2. 술병(-甁) 3. 박 4. 단지(목이 짧고 배가 부른 작은 항아리) 5. 투호 6. 물시계 7. 주전자 8. 예의
文글월 문 1. 글월, 문장(文章) 2. 어구(語句: 말의 마디나 구절), 글 3. 글자 4. 문서(文書) 5. 서적(書籍), 책 6. 문체(文體)의 한 가지 7. 채색(彩色), 빛깔 8. 무늬 9. 학문(學問)이나 예술(藝術) 10. 법도(法道),...
固굳을 고 1. 굳다, 단단하다 2. 굳어지다, 굳히다 3. 완고하다(頑固--), 고루하다(固陋--) 4. 우기다(억지를 부려 제 의견을 고집스럽게 내세우다) 5. 독점하다(獨占--) 6. 가두다, 감금하다(監禁--) 7. 진압하
亢높을 항 1. 높다 2. 극진(極盡)히 하다 3. 지나치다 4. 가리다, 덮다 5. 겨루다, 필적하다(匹敵--: 능력이나 세력이 엇비슷하여 서로 맞서다) 6. 높이 오르다 7. 자부하다(自負--), 자만하다(自慢--) 8. 목, 목줄기...
與더불 여,줄 여 1. 더불다(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하다) 2. 같이하다 3. 참여하다(參與--), 참여하다 4. 주다, 베풀어주다 5. 허락하다(許諾--), 인정하다 6. 간여하다(干與--), 간섭하다(干涉--) 7. 돕다, 협조하다
---------
---------
05.호자와 무당 계함①
鄭有神巫曰季咸(정유신무왈계함), 知人之生死存亡(지인지생사존망),禍福壽夭(화복수요), 期以歲月旬日(기이세월순일),若神(약신)。 鄭人見之(정인견지),皆棄而走(개기이주)。 列子見之而心醉(열자견지이심취),歸以告壺子(귀이고호자),曰(왈): 「始吾以夫子之道為至矣(시오이부자지도위지의),則又有至焉者矣(즉우유지언자의)。」 |
정(鄭)나라에 미래의 일을 귀신처럼 잘 맞추는 무당이 있었는데 계함(季咸)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사생존망(死生存亡), 화(禍)와 복(福), 장수(長壽)와 요절(夭折) 등의 운세를 정확히 알아서,
연월(年月)과 상순, 하순 등의 날짜까지 맞추는 것이 꼭 귀신같았다.
그래서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모두 가지고 있던 물건을 버리고 도망가기에 바빴다.
열자(列子)가 그를 만나보고는 심취하여 돌아와서 호자(壺子)에게 말했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道를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또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
○ 神巫(신무) : 귀신처럼 잘 맞추는 무당. 신(神)은 귀신처럼 잘 맞춘다는 뜻.
○ 季咸(계함) : 인명. 李頤는 “여자무당을 무(巫)라 하고, 남자무당을 격(覡)이라 한다. 季咸은 이름이다[女曰巫 男曰覡 季咸 名].”라고 풀이했는데, 이 견해에 의하면 계함(季咸)은 여성(女性)이다. 그러나 兪樾, 陳壽昌의 주장처럼 男性을 巫라 부르기도 했고, 또 男女를 通稱해서 巫라고 부르기도 했기 때문에 여성으로 확정할 수는 없다(池田知久). 이 설화는 《列子》 〈黃帝〉편에도 보인다.
○ 期以歲月旬日(기이세월순일) : 연월(年月)과 상순, 하순 등의 날짜까지 맞춤. 期(기)는 기약(期約)하다, 예언(預言)하다, 맞추다의 뜻.
○ 皆棄而走(개기이주) : 모두 가지고 있던 물건을 버리고 도망감. 曹礎基, 張黙生, 安東林 등은 《列子》 〈黃帝〉편에 棄가 피(避)로 되어 있는 것을 근거로 삼아 “그를 피해서 도망치다.”는 뜻으로 풀이하였다. 그러나 “빨리 도망치기 위해 방해가 되는 물건을 버리고 도망쳤다.”고 이해하는 것이 맥락상 더 적절하고, 〈山木〉편의 “林回가 천금의 구슬을 버리고 어린아이를 등에 업고 도망쳤다[林回棄千金之璧 負赤子而趨].”고 한 표현에 그런 경우가 보이므로 본문을 그대로 두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도망치는 이유를 郭象은 자기가 죽는 날짜를 듣는 것을 기뻐할 수 없기 때문으로 보았다[不憙自聞死日也].
○ 列子見之而心醉(열자견지이심취) : 열자가 그를 만나보고 심취함. 열자가 계함에게 매료되었다는 뜻. 成玄英은 심취(心醉)를 “마음 속으로 부러워하고 우러러보아 황홀하여 취한 듯함이다[中心羨仰 恍然如醉].”로 풀이했다.
○ 壺子(호자) : 인명. 司馬彪는 “이름은 임(林)이고 정나라 사람이며, 열자(列子)의 스승이다[名林 鄭人 列子師].”라고 했다. 《呂氏春秋》 〈下賢〉편에는 鄭나라의 子産이 壺丘子林의 弟子로 入門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說話는 《淮南子》 〈精神訓〉과 《列子》 〈黃帝〉편에도 그대로 나온다.
○ 始吾以夫子之道爲至矣(시오이부자지도위지의) 則又有至焉者矣(즉우유지언자의) :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도를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또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始는 처음에, 지금까지의 뜻. 則은 ‘이제 와서 보니’의 뜻. 王叔岷은 吳昌瑩이 “則은 今과 같다[則猶今也].”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養生主〉편에 ‘始也吾以爲其人也 而今非也’와 비슷한 句法이라고 보았는데 이 견해를 따랐다.
至(지)는 지극한 데 이르다의 뜻. 焉(언)은 어차(於此)와 같으며 여기서는 선생님보다의 뜻으로 쓰였다.
壺子曰(호자왈): 「吾與汝既其文(오여여기기문),未既其實(미기기실), 而固得道與(이고득도여)?」 衆雌而無雄(중자이무웅),而又奚卵焉(이우해란언)! 而以道與世亢必信(이이도여세항필신), 夫故使人得而相女(부고사인득이상여)。 嘗試與來(상시여래),以予示之(이여시지)。」 |
호자(壺子)가 말했다.
“나는 너를 위해 껍데기는 다 전수해 주었지만, 그 알맹이는 아직 다 전해주지 않았는데,
너는 참으로 도를 터득했다고 생각하는가?
암탉이 아무리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또 어떻게 알을 부화할 수 있겠는가!
너는 도의 껍데기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어서 세상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너의 관상을 쉽게 알아맞히게 한 것이다.
어디 시험삼아 그를 데려와서 나를 그에게 보여 보거라.”
------------------------------
○ 吾與汝(오여여) : 나는 너를 위해서. 與는 王引之가 《經傳釋詞》에서 “爲와 같다[猶爲也(此爲字讀去聲)].”고 풀이한 견해를 따르는 것이 옳다(池田知久).
○ 旣其文(기기문) 未旣其實(미기기실) : 껍데기는 다 전수해 주었지만, 그 알맹이는 아직 다 전해주지 않음. 文과 實은 상대되는 의미로 文은 외형, 형식, 허상, 껍질 등의 의미라면, 實은 내면, 내용, 실상, 알맹이 등의 의미이다.
旣(기)는 통상 이미라는 뜻의 부사로 아직~하지 않는다는 未와 상대되는 의미로 쓰이지만 여기서는 未旣의 경우에서 보듯 다한다는 의미의 술어동사로 쓰였다. 곧 旣는 다 전해주었다는 뜻이고 未旣는 아직 다 전해주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李頤는 旣를 다한다[盡]는 뜻으로 풀이했다.
○ 而固得道與(이고득도여) : 너는 참으로 도를 터득했다고 생각하는가? 而는 2인칭.
○ 衆雌而無雄(중자이무웅) 而又奚卵焉(이우해란언) : 암탉이 아무리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또 어떻게 알을 부화할 수 있겠는가? 司馬彪는 “네가 가르침을 받았지만 아직 충분히 익히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도를 이루지 못했으니 마치 암탉은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알을 부화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言汝受訓未熟 故未成 若衆雌無雄則無卵也].”라고 풀이했고, 陳壽昌은 雌는 文을, 雄은 實을, 卵은 得道를 비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衆雌而無雄의 而는 ‘~하고’에 해당하는 접속사이고, 而又奚卵焉의 而는 則(즉)과 같이 ‘~면’에 해당하는 접속사.
○ 而以道與世亢(이이도여세항) 必信夫(필신부) : 너는 도의 껍데기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어서 세상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 而는 2인칭. 成玄英은 而를 너[汝]라고 풀이했다.
여기의 道는 사람들의 信을 얻기 위한 도구, 수단을 의미하므로 참된 도가 아니라 도의 껍데기를 뜻한다. 겉(껍데기)만의 道를 의미함.
亢(항)은 對抗하다, 겨루다는 뜻. 必信夫는 郭象이 “세상 사람들에게서 믿음을 얻으려 한다[必信於世].”는 뜻으로 풀이한 것을 따랐다. 郭慶藩의 《莊子集釋》본에는 陸德明의 《經典釋文》과 崔譔의 독법을 따라 ‘必信 夫故’로 絶句하였지만, 여기서는 武延緖, 劉文典이 《列子》를 참고하여 ‘必信夫’로 絶句한 견해를 따랐다. “너는…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를 “너는…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하는가.”로 읽는 독법도 가능하다.
○ 使人得而相女(사인득이상여) :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너의 관상을 쉽게 알아맞히게 함. 相은 관상을 보다는 뜻. 而는 의미없이 붙은 虛辭. 女는 그대로도 ‘너’라는 뜻이 되나 世德堂本 등에 의거 汝로 고치는 것이 적절하다.
○ 嘗試與來(상시여래) : 시험삼아 그를 데려옴. 嘗과 試는 모두 시험해본다는 뜻. 與來는 데리고 오다, 함께 오다의 뜻.
○ 以予示之(이여시지) : 나를 그에게 보여 보라. 자신의 관상을 보게 하라는 의미.
본 자료의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
<열자(列子) 황제(黃帝)>13
有神巫自齊來處於鄭,命曰季咸,知人死生、存亡、禍福、壽夭,期以歲、月、旬、日,如神。鄭人見之,皆避而走。列子見之而心醉,而歸以告壺丘子,曰:「始吾以夫子之道為至矣,則又有至焉者矣。」壺子曰:「吾與汝無其文,未既其實,而固得道與?眾雌而无雄,而又奚卵焉?而以道與世抗,必信矣。夫故使人得而相汝。嘗試與來,以予示之。」
<道家 -> 列子 -> 黃帝/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제나라에서 온 신통한 무당이정나라에 살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계함이라 불리었다.
사람들의 사생존망(死生存亡), 화(禍)와 복(福), 장수(長壽)와 요절(夭折) 등의 운세를 정확히 알아서, 연월(年月)과 상순, 하순 등의 날짜까지 맞추는 것이 꼭 귀신같았다. 그래서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모두 가지고 있던 물건을 버리고 도망가기에 바빴다.
열자(列子)가 그를 만나보고는 심취하여 돌아와서 호구자(壺丘子)에게 말했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道를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또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호자(壺子)가 말했다.
“나는 너를 위해 껍데기는 다 전수해 주었지만, 그 알맹이는 아직 다 전해주지 않았는데, 너는 참으로 도를 터득했다고 생각하는가? 암탉이 아무리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또 어떻게 알을 부화할 수 있겠는가! 너는 도의 껍데기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어서 세상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너의 관상을 쉽게 알아맞히게 한 것이다. 어디 시험삼아 그를 데려와서 나를 그에게 보여 보거라.”
-------------------------------
<원문출처> 中國哲學書電子化計劃
道家 -> 莊子 -> 內篇 -> 應帝王
5 - (1)
鄭有神巫曰季咸,知人之生死存亡,禍福壽夭,期以歲月旬日,若神。鄭人見之,皆棄而走。列子見之而心醉,歸以告壺子,曰:「始吾以夫子之道為至矣,則又有至焉者矣。」壺子曰:「吾與汝既其文,未既其實,而固得道與?」眾雌而無雄,而又奚卵焉!而以道與世亢必信,夫故使人得而相女。嘗試與來,以予示之。」
정(鄭)나라에 미래의 일을 귀신처럼 잘 맞추는 무당이 있었는데 계함(季咸)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사생존망(死生存亡), 화(禍)와 복(福), 장수(長壽)와 요절(夭折) 등의 운세를 정확히 알아서, 연월(年月)과 상순, 하순 등의 날짜까지 맞추는 것이 꼭 귀신같았다. 그래서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모두 가지고 있던 물건을 버리고 도망가기에 바빴다.
열자(列子)가 그를 만나보고는 심취하여 돌아와서 호자(壺子)에게 말했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道를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또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호자(壺子)가 말했다.
“나는 너를 위해 껍데기는 다 전수해 주었지만, 그 알맹이는 아직 다 전해주지 않았는데, 너는 참으로 도를 터득했다고 생각하는가? 암탉이 아무리 많아도 수탉이 없으면 또 어떻게 알을 부화할 수 있겠는가! 너는 도의 껍데기를 가지고 세상과 겨루어서 세상 사람들의 믿음을 얻으려 했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너의 관상을 쉽게 알아맞히게 한 것이다. 어디 시험삼아 그를 데려와서 나를 그에게 보여 보거라.”
[출처] 05[장자(내편)] 第7篇 應帝王(응제왕) : 05.호자와 무당 계함① (05/09)작성자 swings81
열자(列子)는 언제 태어났는지, 언제 죽었는지 모르는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노자, 장자와 함께 도가(道家)의 삼대 큰 인물로 꼽힙니다. 그가 남긴 책, 열자는 우공이산(愚公移山), 남존여비(男尊女卑), 조삼모사(朝三暮四), 기우(杞憂)와 같은 우화가 실린 책으로 노자, 장자와 함께 도가의 고전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호자(壺子)는 부구자(浮丘子) 또는 호구자(壺丘子)로도 불리는 사람으로 열자에게 도를 깨닫게 하여준 스승이지요. 열자를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하는데 호자 역시 생몰연대를 모르니 거의 신화적인 인물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열자가 계함이라는 선무당에게 홀딱 반해서 스승인 호자를 우습게 보았다가 혼줄이 나는 얘기입니다. 수탉이 없이 낳은 알이 생명을 얻을 수 없듯이 도에 대한 피상적 지식을 내세워 남의 인정을 받고자 했던 열자가 스승에게 어떻게 혼이 나는지 그 결과는 내일 나옵니다.
<본문 읽기>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귀신처럼 신통한 무당이 있었다.
그는 사람의 나고 죽는 것과
화와 복 그리고 장수와 요절을
그 연월과 날짜까지 정확히 맞추었다.
정나라 사람들은 그를 보면 모두 피해 달아났다.
열자가 그 무당을 만나고는 홀딱 반하여
돌아와 호자(壺子)에게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선생님의 도를 최고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을 알았습니다.”
호자가 말했다.
“나는 너에게 도의 껍데기는 가르쳤지만
아직 그 알맹이는 보여 주지 못했다.
그런데 네가 어찌 도를 터득했다고 하겠느냐.
암탉이 많아도 수컷이 없으면
생명이 있는 알을 낳지 못한다.
너는 도에 대한 피상적 지식을 내세워
남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니 무당이 너의 속셈을 꿰뚫어 보고,
관상을 쉽사리 알아내는 것이다.
시험삼아 그를 데리고 와서 내 관상을 보도록 하라"
[출처] 장자 응제왕(應帝王) 5 - 선무당이 사람잡는다작성자 사봉 조진형
♣ 장자(내편) 응제왕 5 - 운명은 있으나 볼 수는 없다
정나라에 계함이라는 신통한 무당이 있었다. 사람들의 생사존망이나 화와 복, 오래 살고 일찍 죽는 일들을 년·월·일·시까지 귀신 같이 알아냈다. 정나라 사람들은 자기의 죽는 날을 알아맞힐까 두려워 그를 보기만 하면 모두 서둘러 달아났다. 열자가 그를 만나보고 반하여 돌아와 호자에게 말했다.
“처음에 저는 선생님의 도가 지극한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더 지극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호자가 말했다.
“나는 너에게 형식에 대해서는 다 가르쳤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다 가르치지 못 했다. 너는 본시부터 도를 터득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느냐?
암컷이 많다 해도 수컷이 없으면 어찌 새끼가 있겠느냐? 네가 도를 가지고 세상 사람들과 다투는 것은 너를 드러내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남으로 하여금 네 관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시험삼아 데리고 와서 내 관상을 보게 해라.”
[출처]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