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내용적 구분
불교를 교의(敎義) 내용에 따라 분류하면 소승과 대승, 현교(顯敎)와 밀교(密敎), 자력교(自力敎)와 타력교
(他力敎), 돈교(頓敎)와 점교(漸敎), 권교(權敎)와 실교(實敎)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소승과 대승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자
불교는 무명(無明)의 이 언덕에서 깨달음의 저 언덕으로 건너가는 가르침이라고 한다.
이것을 수레나 배에 비유하여 '승(乘)'이라고 하는데, 소승은 자신만의 깨달음과 해탈을 목적으로 하는
자리적인 것을 말하며, 대승이란 나와 함께 남도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큰 탈 것이란 뜻이다.
또한 소승은 석존의 가르침을 듣는 것에 의하여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에서 성문승(聲聞乘)이라
하기도 한다. 또 다른 사람의 가르침을 듣지 않고 스스로 깨닫는 것을 연각승(緣覺乘) 혹은 독각성(獨覺乘)
이라고 한다.
여기에 반하여 대승이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깨닫게 하여 구제하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크고 뛰어난 가르침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대승불교에서 이상으로 삼은 것은 보살 혹은 불타가 되는 것이므로 대승을 보살승(菩薩乘) 혹은
불승(佛乘)이라고 일컫는다.
다음으로 현교와 밀교의 구분이다.
밀교는 7세기 중반에 인도에서 일어난 후기 대승에 속하는 불교로서 손으로는 결인을 하고 입으로는
진언을 외우며 마음으로는 불의 지혜와 자비를 관하는 신(身),구(口),의(意)의 삼밀행(三密行)과 가지기도
(加持祈禱)에 의한 성불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가지기도란 부처님의 초월적인 힘과 자신의 기도력에
의지하여 깨달음에 빨리 이르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밀교에서는 비로자나불의 자내증(自內證)의 경지를 직접 체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로자나불을 밀교에서는 특히 '대일여래(大日如來)'라고 한다.
'대일'이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광명이 큰 태양과 같다는 의미로서 대일여래라고 하며 우주의
중심이 되는 부처님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비로자나 부처님이나 대일여래는 진리인 법을 인격적으로
상징화한 부처님, 즉 법신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밀교에서는 삼밀행과 가지기도를 통하여 이러한 우주의
중심이 되는 법신불의 진리를 직접 체득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반하여, 현교는 언설에 의한 가르침으로, 그것에 의하여 부처님의 진실한 경계를 체득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어떤 경치가 아무리 좋다고 말이나 글로써 표현해 보았자
직접 가서 구경하는 것만 못하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현교는 말이나 글로써 진리를 표현하고 거기에 이르는 길을 안내해 주고 있으나 밀교에서는
그 사람을 직접 그곳으로 데려가서 체험하게 해줄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러한 구분은 밀교가 현교보다 뛰어나다고 보는 관점에서 말하는 것으로, 사실은 밀교도 대승불교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또 하나의 구분법으로서 자력교와 타력교를 들 수 있다.
타력교는 주로 정토교(淨土敎)에서 말하는 것으로 아미타불의 본원력(本願力)에 의하여 극락정토에
태어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가르침이다.
여기에 대하여 자기의 정진노력에 의하여 깨달음을 얻는 것을 자력교라고 한다.
여래의 힘에 의하여 구제를 바라는 타력교는 언뜻 보면 다른 종교에서 신의 힘에 의지하는 것과
비스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타력교라 하여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는 항상 생각하여야 한다.
무조건 부처님께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염불을 통하여 지혜를 싹틔우고 자비심을 기르고자 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깨달음의 빠르고 느린 정도에 따라 돈교와 점교로 구분하는 방법이다.
속히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돈교라고 하며, 순서를 차근차근 밟아 긴 수련을거쳐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점교라고 한다. 이것은 북방불교, 특히 중국불교에서 발달한 것으로 이것을 교상판석(敎相
判釋), 줄여서 교판이라고 한다.
돈교와 점교,혹은 권교와 실교 등은 주로 중국에서 발달한 교리판단의 방법으로서 자신들의
교리의 우수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내세운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와 같이 불교는 시간적으로 250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변천해 왔을 뿐 아니라,
지역적으로 거의 온 세계에 걸쳐서 확산되어 왔다.
이러한 장구한 시간을 거쳐 온 과정에 부처님이 깨치신 진리를 분석하고 새롭게 해석하기 위하여
다양한 종파가 생겨났기 때문에 핵심을 파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불교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불교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통하여 불교의 탄생동기와 성립과정을 살펴보고
그분의 가르침 배경을 잘 이해한 다음 근본 교리를 공부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일화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