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식물이 이름을 가질 때는 들어 온 경위나 원산지에서 유래하기도 한다.
호박은 왜 호박일까? 내가 알기로 호박은 오랑캐 호자를 써서 호박이라고 했다라고 들었다.
그러니까 남쪽을 통해 들어오지 않고 북쪽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이기에 호박이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듣기로는 그랬다.
어쩌튼 요즘은 호박의 종류가 참 다양하다.
길쭉한 것, 땅콩모양, 엉덩이가 큰 것, 늙은 호박, 단호박, 주키니, 애호박 등
뭐 부르는 이름에 따라 다르고 쓰임에 따라 다르다.
어쩌튼 호박은 전 세계인들이 만만하게 먹는 식재료다. 유럽에서는 pumpkin으로 불린다.
또 할로윈 시기에는 pumpkin을 들고 각 가정을 돌며 캔디를 얻어오기도 한다.
일부러 모양을 만들기도 하여 우수꽝스러운 표정을 만들기도 한다.
어제는 소나무를 실어내고 따라가서 놓아두는 곳을 확인하고 마침 시간이 있어서 밭 갈아 놓은 곳을 풀나지 않게 제초메트를 깔기로 하였다.
죽을 만큼 힘들게 다 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훌쩍 넘겼다.
아침 라떼로 처리하는 사람이 오후 1시가 되도록 심한 노동을 하고나니 더 이상 움직일 힘이 없었다.
"뭐 심을 래요?"
"호박"
우린 단호박은 심지 않는다.
안 심어도 나 먹을 거은 충분하다
진짜 호박을 심는다. 크고 두리뭉실한 호박
꽃 피면 예쁘고 애호박을 먹을 수 있고 어쩌다 따오는 시기를 놓쳐서 익으면 가을이 풍성해 진다.
그러니까 잡초 잡겠다고 호박 심는 것인데 정작 호박을 한 두 덩이면 된다.
호박 몇 포기 심겠다고 제초매트 깔다가 우리 잡겠다 싶지만 하는 수 없다.
풀 징하게 보기 싫은 것보다는 한때 고생하고 풀 없는 것이 정사를 보는 입장이 좋기 때문이다.
그렇게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밥이 나왔어도 먹을 힘이 없다.
우두커니 밥을 앞에 놓고 읹아 있으니 남편이 말했다.
"짭잘하게 해서 먹어 봐. 소금기가 떨어져서 그래."
맞는 말이다.
새우젖을 좀 넣고 짭잘하게 해서 국물 몇 번 떠 먹었다.
평소에 남기지 않던 밥을 남겼다.
아무래도 무리하는 것 같아서다
기운을 차리려고 운전하고 돌며 옷 수선도 맡기고 그래도 밥을 먹어서인지 조금 수월해져서
원봉 집에 들어가 생강심었다.
그 정도면 우리 먹을 것은 충분한듯하다.
양파 심었던 곳에 비닐이 벗겨지며 죽은 곳에 생강을 심었다.
뒤에 머위잎이 널부러져 있지만 돌아볼 힘이 없다.
광주 집에 도착하는 동안 기운을 좀 차려서 소나무 있던 자리 청소를 해야 했다.
새벽에 비가 온다는데 그대로 두었다가는 수채구멍이 막히기 때문에 오늘 중 물청소를 해야 한다. 찻잎도 많이 자라서 이번 비오고 난 뒤에는 좀 따서 제사에 쓸 차를 만들어 두어야 겠다.
다행이 남편이 아무말 없이 도와주어서 호박밭도 만들고
생강도 심고 옥상 청소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