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연 지상 강좌
제목: 이 시대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합의론과 이의론의 관점에서
연사: 나종혁
일자: 2025년 8월 17일
제6강 이 시대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합의론과 이의론의 관점에서
역사란 무엇이고 역사학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학설이 있다.
역사학은 물론 역사에 대한 연구이다.
역사학의 연구 대상인 역사는 단순히 역사적 이야기를 뜻할 수도 있지만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뜻을 담보한다.
어떤 사람은 역사를 시대의 흥망사, 곧 역사적 시대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사실대로 기록하는 시대적 흥망사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시작과 끝으로서의 역사적 서술 행위는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길고 긴 역사의 유구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오류를 산출할 수 있다.
역사는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도 아니고 또한 완결된 흥망사도 절대로 아니다.
역사는 지속성과 유구성을 특성으로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역사학이 사회과학적 이론에 기초한다면, 미국의 역사학은 합의론(Consensus Theory)에 기초한 합의 사가(Consensus Historian)들의 합의 학파(the Consensus School of History)가 주류를 이룬다.
미국의 합의 학파 역사가들은 1950년대 주로 보수주의자들로 구성되었으며, 흔히들 우파라고 불러도 크게 문제 시 되지 않는 보수적 논객이거나 학자들이다.
이들과 대별 되는 부류는 이의론(Dissensus Theory)에 기초한 이의 사가들을 주축으로 한 이의론자들이며, 이들은 주로 1960년대 이후 유럽의 사회과학적 방법론에 영향을 입은 진보계 좌파 논객이거나 이론가들이다.
역사학적 합의론의 핵심은 역사의 대상인 민족, 국가, 영토 등에 대해서 합의론적으로 역사를 구성하는 역사학의 이론이다.
역사학적 이의론은 역사의 대상을 갈등론과 변혁론으로 역사의 모순에 대해서 천착하는 역사학의 이론이다.
합의론이 역사의 존재를 구성하는 이론이라면, 이의론은 역사의 모순을 파헤치는 이론이다.
역사는 한 국가나 민족을 대상으로 민족사와 국가의 역사를 구성하고 논한다.
이때 이의론은 역사의 모순을 지적하며 역사적 불평등 그리고 역사적으로 존재하는 구조적 착취에 대해서 비판한다.
역사는 지속성이 특성이며 지속되어야 할 민족과 국가의 산 기록이다.
또한 역사는 불평등과 구조적 착취의 반복에 불과하며, 그것이 시대적 한계이자 역사적 모순이라고 주장하고, 새로운 역사적 혁명과 혁신 그리고 역사적 구성과 재구성을 주창하기도 한다.
역사는 불평등의 역사에 다름 아니며 구조적 착취를 기본적 전제로 한다는 데에 대해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역사의 불평등과 착취는 지속될 것이며 불평등은 또 다른 불평등을 낳고 착취는 또다른 착취를 낳을 것이 분명하다는 것도 반복되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합의론과 이의론을 바탕으로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5천 년의 유구한 민족사를 지속성과 연속성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 단절성과 불연속성의 관점에서 볼 것인가?
불평등과 착취라는 역사적 모순과 오류를 개선하고 개혁할 것인가?
아니면 역사적 모순과 오류의 비판과 철폐 및 청산은 또 다른 모순과 오류를 빚어내는 것에 불과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역사는 진보하고 발전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유구한 역사의 지속성과 연속성을 존중할 것이다.
또한 역사적 오류의 수정과 철폐를 통한 역사의 지속적인 발전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역사적 합의론과 이의론 양자는 둘 다 역사의 지속적인 발전과 진보에 기여한다고 평가된다.
참고로 대학원 석사 시절 지도 교수였던 김용권 교수는 미국 유학 시절 미네소타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미국학을 공부하면서 미국인 계관 시인 알렌 테이트(Allen Tate)에게서 미국 시를 공부했다고 어느 소논문에서 고백했다.
그분은 1990년대 한국의 모 대학원 수업에서 미국의 합의 사가들의 이론을 주장하는 서적들을 참고 서적으로 추천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 협치론이라고 해서 정치적 협력을 인정하는 정치적 흐름이 2천년대 이후로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협치론은 합의론과는 아주 다른 것이다.
합의론이란 역사학의 대상에 대해서 어떻게 논하고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서 합의한다는 이론이다.
역사학의 대상인 역사로서의 국가와 민족에 대한 평가이다.
국가와 민족을 역사적 대상으로서 역사학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것이 합의론의 핵심이다.
합의론은 낙관주의적인 동시에 민족주의적이다.
이의론은 역사의 오류나 흠결을 잡아내어 이를 제거하거나 수정하고 역사적 수정과 개선으로 새로운 역사적 진보와 발전을 이룬다는 이론이다.
그러므로 이의론은 진보주의적이고 혁명적이다.
역사를 독립과 비독립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역사의 독립의 과제를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 문제가 된다.
역사의 독립이란 '국가와 민족의 자유를 쟁취하는 것'이다.
누가 독립을 그냥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독립은 국가와 민족의 자유이며 국가와 민족의 자유를 쟁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독립의 쟁취에 대해서 이것을 합의 사가와 이의 사가, 보수적 학파와 진보적 학파, 우파와 좌파 어느 편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역사의 지속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적 독립을 성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끝>
진정연 소장 겸 연구 교수
나종혁
2025년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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