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창 지음
바빌론의 탑
<꽃들에게 희망을> 에서 애벌레는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려고 한다. 그냥 다른 애벌레들이 올라가니까 위에 굉장한 무언가 있다는 희망을 안고....
바빌론탑도 저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채 사람들은 태어나서 일생을 탑을 올리는 것에 생애를 바친다. 무엇을 위해? 결국 맨 꼭대기는 그냥 땅일뿐 아무것도 아닌 원점이다. 희망은 허상이고 그냥 동력일 뿐인것 같다.
난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어느 날, 탑을 올라가던 광부들은 경사로 가장자리에서 탑 위를 보 든 아래를 보든 똑같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탑의 원주는 바늘끝처럼 점점 가늘어지다가 아래쪽의 평원에 도달하기 도 전에 사라져 버렸다. 마찬가지로 위를 바라보아도 아직 탑의 정상 은 보이지 않았다. 이제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탑 중간의 일부뿐이 었다.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는 행위는 이제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어느 쪽을 보든 연속성이 주는 확신이 사라져 버리고, 더 이상 자신들 이 지상의 일부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탑은 대지에도 하 늘에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허공에 뜬 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 도였다.p31
이제는 왜 야웨가 탑을 무너뜨리지 않고, 정해진 경계 너머로 손을 뻗치고 싶어하는 인간들에게 벌을 내리지 않았는지를 뚜렷이 알 수 있 었다. 왜냐하면 인간은 아무리 오랫동안 여행을 해도 결국은 출발점으 로 되돌아오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몇십 세기에 걸친 인간의 노력 (勞力)도 천지 창조에 관해 그들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 이상의 것을 밝혀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간은 그런 노력을 통해 상상을 초월한 야웨의 예술성을 흘끗 보고, 이 세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만들어졌는지 를 깨달을 수가 있다. 이 세계를 통해 야훼의 창조는 밝혀지고, 그와 동시에 숨겨지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우주에서의 자기 위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p51
이해
영화 <마녀>가 생각났다. 인간의 뇌가 100퍼센트 가깝게 사용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 그냥 똑똑하지 않은채 세상물정 모르고 살고 싶다.
나의 뇌는 불타오르고 있고, 등골 전체가 도화선처럼 불타
당장이라도 뇌졸중을 일으킬 것 같다.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으며 아무런 감각도 느낄 수 없다.
환각을 본다. 초자연적일 정도로 선명하고 뚜렷한 환각은 망상의 산물이겠지만, 형언할 수 없는 소름 끼치는 공포가 내 주위를 에워싼 다. 물리적인 폭력이 아닌 정신적인 훼손의 이미지.
정신적 고뇌와 오르가슴. 전율과 히스테리컬한 홍소(典笑).
잠깐 지각(知覺)이 되돌아온다.p85
당신 인생의 이야기
외계인이 나타나 대화를 나누다면 ? 무엇을 주고 받을까? 처음에는 서로 의사소통이 안된다. 우우우~~한쪽에서는 인간의 대화를 하지만 외계인은 말을 못하지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눈빛과 몸짓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마치 아이처럼~~ 태어난 아이를 외계인으로 비유한 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외계인 같은 아이를 만나 서로를 배우고 알아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외계인처럼 의사소통이 되지않고 자신의 언어로만 대화를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 체경이 위치한 곳들을 담당한 연구팀들은 헵타 포드의 초보적인 수학과 물리학 용어를 본격적으로 습득하기 시작했 다. 성과 발표회에서 언어학자들은 의사소통 과정에, 물리학자들은 해 당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협력했다. 물리학자들은 외계인과 의사소통 을 하기 위해 과거에 고안된 체계를 우리들에게 보여 주었다. 수학에 입각한 체계였지만, 문제는 이것이 전파 망원경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이것을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의사소통용으로 개량했다.p171
내가 너를 들어올려 한쪽 옆구리에 끼고 네 침대로 데려가는 동안 너는 계속 징징거리지만, 내 머릿속에는 오직 나 자신의 고뇌에 관한 생각밖에는 없어. 내가 자라서 나중에 부모가 되면 이치에 맞는 대답을 아이에게 해주자, 내 아이를 지적이고 자기 생각을 가진 하나의 인 격체로 대접해 주자, 하고 거듭 맹세했던 어린 시절의 내 결심은 전부 "어디로 갔는지. 난 내 어머니와 똑같은 존재가 되려 하고 있어. 원한다 면 얼마든지 그것에 저항할 수도 있지만, 내가 이 길고 끔찍한 비탈길 에서 아래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되돌릴 수는 없어.p194
일흔두 글자
미래에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해석해 우성인자만 가진 인간이 선택적으로 만들어(?)진다면 다들 너무 똑똑하고 잘생겨서 사는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최근 들어 명명학자들은 인간의 태아와 구별할 수 없는 형태를 만 들어 낼 수 있는 이름의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 형태는 성장을 시 작하지 않았고, 자극을 주어도 미동도 않은 채로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 이름은 아직 인간의 비육체적인 특징을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명명학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그런 연 유로 스트래튼과 그의 동료들은 인간의 특이성에 관한 묘사를 열심히 수집했고, 이런 특징들을 충분히 나타낼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한 동시 에, 일흔두 개의 문자로 이루어진 이름 안에 육체적 통명들과 함께 통 합될 수 있을 만큼 간결한 통명의 집합을 추출해 내는 일에 매진했다.p270
이 통명은 물리적인 움직임의 특정 집합을 묘사하는 대신, 일반적인 재귀(再歸)의 개념을 기술하고 있었다. 이 통명을 내포한 이름은 자명 (自名; autonym), 즉 스스로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는 것이다. 주석에 따르면 자동인형이 어떤 모양을 하고 있든 간에, 그런 이름은 자기 자 신의 어휘적인 성질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한다고 한다. 자동인형에게 는 자신의 이름을 쓸 손조차도 필요하지 않았다. 통명이 적절한 방법 으로 이름에 통합된 경우, 자기로 만든 말조차도 말굽을 땅 위에 긁는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p288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다큐멘터리
우리는 육체적인 아름다움을 더 이상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고.
칼리를 쓴다고 해서 더 이상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에서 여러분은 아름다움을 볼 것 입니다. 용기 있는 행동이나 고결한 행위를 볼 때 여러분은 아름다움 을 볼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여러분은 그 어떤 경우 보다 더 큰 아름다움을 볼 것입니다. 칼리가 하는 일은 여러분이 표면 적인 것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이 란 사랑의 눈을 통해서 보는 것이고, 그 어떤 것도 이것을 덮어서 감출
수는 없습니다.p383
테드창의 소설을 처음에 읽으면 어떻게 이해해야하지? 무슨말이지? 한참을 고민하게 만들지만 두번째 읽어보면 아하? 고차원이구나... 결국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싶었다. 하지만 과학적 지식이 없는 내가 읽기에는 좀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