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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균 모의재판 대본 때 : 2005년 5월 31일 서 기 : 일동기립! (재판장, 검사, 변호사 등장) 재판장 : 지금부터 피고 김옥균 씨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검 사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만장하신 배심원 여러분! 재판장 : 변호사측, 변론하세요. 변호사 : 존경하는 재판장님, 그리고 바쁜신 중에도 참석해 주신 배심원 여러분! 피고는 비록 외세에 의존했다 하나, 우리 나라를 개혁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다 강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재판장 : 그럼 순서에 따라 검사 측부터 증인 심문하시오. 검 사 : 명성황후 민씨를 증인으로 요청합니다.(명성황후 등장) 서 기 : (증인에게 책을 한 권 주면서) 후딱 선서 하시오. 명성황후 : (선서 내용을 읽는다) 본인은 재판장님 앞에서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합니다. 재판장 : 검사, 심문하시오. 검사 : 증인은 누구이며, 피고의 행적에 대하여 아는 대로 말씀해 주십시오. 명성황후 : 저는 고종의 부인, 명성황후입니다. 거사 당시 김옥균은 왕과 왕비를 무시하고 멋대로 대궐을 침입하여 내각을 개편하는 등 무례한 짓을 했지요. 또한 나는 그 후에 일본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는데 바로 그 일본을 등에 업고 정변을 일으키다니 분한 마음을 삭힐 수가 없습니다. 검사 : 증인은 청에 동조했다가 러시아에 동조했다가 하는 주체성 없는 행동을 한 적이 있지요? 명성황후 : 그렇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시 외교 사정상 어쩔 수 없었습니다. 검 사 : 좋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증인은 평소에도 피고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입니까? 명성황후 : 예. 저는 이 나라의 국모로서 중대한 국사에 대해 논의할 자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나라가 바로 갈 수 있도록 황제 옆에서 내조를 해야 하는 것도 제 역할이죠. (김옥균을 가리키며) 그런 중에 제가 저 대 반역자 김옥균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명성황후 특유의 웃음을 짓는다) 검 사 : 그럼 그것은 곧 피고가 고종 황제에게 전쟁의 위기감을 주어 조선이 일본 편에 붙어야 한다고 하는 것과 같죠? 명성황후 : 네. 그렇습니다. 이 어찌 충직해야 할 신하가 그 상황에서 했어야 할 말이겠습니까? 검 사 : 그래서 피고가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 정권을 잡겠다는 욕심 밖에 없었다는 얘기겠군요. 이상입니다. 변호사 : 재판장님, 이의 있습니다. 검사는 지금 증인을 유도 심문하고 있습니다. 재판장 : 받아들입니다. 변호인측 반론하십시오. 변호사 : 증인은 청나라에 대해 받들어 모시는 나라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명성황후 : 네. 역사적으로 당연한 사실 아닙니까? 우리가 중요하게 배우고 있는 한자도 중국 것이고 우리의 모든 정치․문화가 중국에서 온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들이 신하의 나라이지요. 변호사 : 결론적으로 외세의존은 김옥균씨가 처음이 아니라 옛날부터 그래 왔다는 말이군요. 이상입니다. 재판장 : 피고 내려가도 좋습니다. 변호사 : 박영효씨를 증인으로 요청합니다. 서 기 : 박영효씨 나오시오.(박영효 등장) 박영효 : 본인은 재판장님앞에서 진실만을 말할 것을 선서하는 바입니다. 재판장 : 변호사, 증인 심문하십시오. 변호사 : 먼 길 오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어째 차는 막히시지 않았습니까? 박영효 : 내 친구가 반역죄로 누명을 썼는데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요. 차가 막힌다고 해서 친구의 의리까지 막히겠습니까? 변호사 : 네. 에.. 증인은 피고와 같이 갑신정변을 일으켰는데 그 타당한 이유라도 있었습니까? 박영효 : 우리 나라에는 썩어빠진 관리들이 많았지요. 그들은 언제까지나 청의 지배 아래서 살려 하였는데, 사실 청은 우리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틈을 노려 우리 나라를 꿀꺽 삼켜버리려고 했죠. 우리를 도와 줬던 건 우리 나라를 일본에게 빼앗기기 싫어서가 아니었겠습니까? 그러니 우리 조선은 우선 청으로부터 빨리 독립해야 했죠. 그 외에 나라는 그 다음의 일이었고요.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른 것이 바로 일본의 힘으로 청의 세력을 몰아내려 했다는 것인데, 항상 일본과 손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변호사 : 거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박영효 : 제가 수신사로 일본에 갔다 온 뒤 개혁을 시도했으나, 보수파들이 정권을 잡고 있어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개화당 인물들과 손을 잡고 갑신정변을 일으켰습니다. 청나라로부터 독립하고, 백성들이 평등한 권리를 가지게 하며, 농민의 세금을 낮춘다는 주 개혁안을 내놓으면서 말이죠. 그 때에 청나라 군대만 개입하지 않았다면 개혁은 성공했을 것이고, 그랬다면 후에 청의 간섭이 다시는 없었을 것입니다. 변호사 : 결국은 갑신정변의 실패는 그 시대의 큰 실수라 하겠군요. 그리고 청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 나라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한 점에서 큰 시도라 할 수 있겠습니다. 훌륭하신 말씀 고맙습니다. 검사 : 증인은 매국노 이완용 내각의 대신을 지내고, 국권 침탈 후 일본으로부터 귀족의 지위를 받은 사실이 있지요? 박영효 : 그렇습니다. 검사 : 증인은 친일 세력이었지 진정한 애국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피고의 거사 의도 또한 개인적 권력 욕심이 앞선 것이 아니었을까요? 재판장 : 증인은 내려가도 좋습니다. 그 다음은, 검사, 피고 심문하십시오. 검 사 : 피고, 피고는 나라의 사정이 좋지 못 할 때, 나라의 관리로서 개혁이라고 하여, 무고한 청년․학자들을 끌어들여 반란을 일으키려 했죠? 김옥균 : 언제까지 남의 나라 밑에 소속되어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겠습니까? 그대로 보수파의 의견에 따른다면 우리 조선은 항상 어느 나라에 먹힐 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만 되풀이 될 것이고, 한 나라로써 다른 나라를 이유 없이 받드는 것처럼 창피한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민영익 : (갑자기 객석에서 소리를 지른다) 뭐야! 너 내 치료비 물어내고 그런 소리해~!! 이 뻔뻔한 자식아!!~~ 재판장 : 아, 조용히 해요. 여긴 신성한 법정입니다. 다시 한 번 그러면 퇴장시키겠소! 검 사 : 그렇다면 갑신정변 중 우정국에서 살해한 사람들은 어떻게 합니까? 김옥균 씨가 개화당의 지도자로서 무구한 사람들을 단지 생각이 다르다고 그렇게 죽일 수 있는 겁니까? 김옥균 : 그렇다면 신분이 높다하여 부당하게 농민들을 차별하는 것은 정당한 일입니까? 농민․천민들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양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과거에도 나가지 못하고, 항상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도 자신의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또한 양반의 횡포로 죽은 목숨이 수도 없으니 어찌 두고만 보겠습니까? 검 사 : 재판장 님, 민영익씨를 증인으로 요청합니다. 재판장 : 네, 검사 측 증인 심문하세요.(민영익 등장) 서 기 : 또?(하품하며, 지겹다는 듯이) 후딱 선서 하이소. 민영익 : 본인은 재판장님 앞에서 진실만을 말 할 것을 선서합니다. 검 사 :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영익 : 아뇨. 아직 병원비도 못 받았는걸요. 그 때 다친게 전치 10주 였다구요! 오늘은 꼭 받아서 돌아갈 겁니다. 검 사 : 네. 우정국에서 봉변을 당했던 그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십시오. 민영익 : 먼저 제 소개부터... 검 사 : (무시함) 아니요, 됐습니다. 그 상황이나 설명해 주세요. 민영익 : (아쉽다는 듯이) 전 그 날 우정국 낙성식에 초대되어 갔죠. 한참 식이 무르익어 갈 쯤 '불이야'하는 비명과 함께 개화당 패거리(?)들이 쳐들어 오더니 날...(아픈 기억이 생각나는지 말을 잇지 못한다) 그 패거리들이 동지들을 죽이고 가는걸 나는 똑똑히 봤죠! 정말로 저 피고를 용서하면 안됩니다. 검 사 : 네. 네. 가실 때 꼭 치료비 받아 가시고요, 수고 하셨습니다. 이상입니다. 재판장 : 이상으로 피고 심문을 마칩니다. 검사 구형하십시오. 검 사 : 피고 김옥균 씨는 개화당의 우두머리로서 일본의 힘을 빌어 청을 친다는 이치에 맞지 않는 개혁안으로, 우정국 낙성식에 정변을 일으켜 많은 보수파를 살해하고, 결국은 3일만에 개혁도 실패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해놓고는 아직도 국사 교과서에 우리 나라가 근대국가로 발돋움하는데 힘쓴 위인으로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본 검사는 아직도 반성하고 있지 않은 이 뻔뻔한 피고에게 늦게 나마 자신의 잘못을 크게 뉘우치게 하기 위해, 스스로 반성 할 때까지, 사회 교과서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는 종신금고형을 구형하는 바입니다. 재판장 : 변호사 변론하세요. 변호사 : 피고의 최후 변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재판장 : 피고는 최후 진술 하세요. 김옥균 : 저는 평소 우리 나라가 부강해지고 발전하려면 외국의 우수한 문물과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뜻을 같이 하는 여러 친구들과 그 일을 이루려 여러 모로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나, 민영익 등의 보수파들이 사사건건 방해를 하고 탄압하므로 어쩔 수 없이 폭력적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개혁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개혁이 실패하여 외세의 간섭을 심하게 한 결과가 되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재판장 : 배심원 여러분! (자유토론하기) 재판장 : (5초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