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삶을 드라마로 만든다면 오히려 작가의 상상력에 논리적인 헛점이 많다고 비난 받을 것이다.
캐릭터에 일관성이 없으며 도저히 양립할수 없는 가치관을 스스럼없이 두손에 다 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가장 앞선 첨단 과학 분야에서 일하면서 정작 그는 영적인 삶에 심취해 있다.
선불교 신자인 그는 깨끗한 음식만 먹는 채식주의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몸은 씻지 않아도 된다는 비상식적인 생각을 가질 정도
였다. 이 때문에 그와 일했던 사람들은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는 기술과 성능으로 대표되는 컴퓨터 산업계에서 일찍이 디자인과 스타일에 집착하면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취급을
받아야 했다. 디자인은 제품에 영혼을 불어넣은 성스러운 작업처럼 생각하는 그의 행동은 결국 애플에서 쫓겨나는 원인이 될정
도였다.
당시만해도 기술과 다지인은 양립할 수 없는 요소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 퓨전, 크로스오버, 컨버전스의 시대가 도래하며 스티브 잡스에 대한 평가도 새로워졌다.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요소를 한번에 다루는 그의 뛰어난 제주는 결국 기술분야의 선구자인 애플과 예술로 대표
되는 픽사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애플은 기술에 감성을 담아서 예술로 승화되었으며 픽사는 예술에 기술을 이용해서 새로운 시대를 창조했다.
많은사람들이 스티브 잡스의 독선적인 성격도 더 좋은 제품을 창조해내기 위한 어쩔수없는 고집으로 찬사를 보내긴 하지만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 이율 배반적인 성격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딸 리사와의 관계이다.
입양아였던 그는 정작 유전자검사를 통해서 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리사를 자신의 딸로 인정하지 않고 만남을 일부러 회피하였다.
언론의 비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는 끝까지 리사를 모른척 하는듯 했다.
그러면서도한편으로는 자신의 중대한 컴퓨터 프로젝트에 리사라는 이름을 사용해서 주변사람들이 혼란을 느끼게 만들었다.
리사의존재는 컴퓨터의 혁명가 스티브잡스와 인간 스티브 잡스 사이에서 사람들이 고민하게 만들었다.
다행히도 그에게는 아름다운 사랑을 통해서 인간 스티브 잡스도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벤처기업의 요람으로 실리콘 밸리가 존재하는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 스탠포드 대학교는 스티브 잡스에게도 무척 특별한
학교이다.
비록 학교를 다니진 않았지만 여러가지 인연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가진 벤처정신은 스탠포드 대학교로부터 배운것이다.
매킨토시 컴퓨터가 교육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수 있었던 것은 스탠포드 대학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애플을 나와서 만든 회사 넥스트는 스탠포드 대학교 캠퍼스에 있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가끔 요청하는 연설을 거절하지 않고 허락하였다.
스탠포드대학교의 강당에서 연설을 하게된 스티브 잡스는 어느 금발의 미인에게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연설이 끝난후 그는 한눈에 반한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날 무척 중요한 일이 있어서 출장을 가야했지만 그는 그 약속을 취소하고 스탠포드 대학원생인 그녀와 저녁
식사를 했다.
그녀의 이름은 로렌으로 펜실베니아 대학을 졸업한 후에 MBA 공부를 위해서 스탠프드 대학원에 입학한 재원이었다.
로렌은 스티브 잡스가 만났던 여자중에서 가장 영리하고 현명했다. 같은 채식주의자라는 사실덕분에 둘은 더 쉽게 가까워질 수 있었다.
1989년부터 사귀기 시작한 그들은 1991년 결혼에 골인한다.
결혼한 이후 스티브 잡스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우선 오랫동안 버려두었던 딸 리사를 데려왔다.
10살이 된 리사는 스티브 잡스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서 다 커버린 딸 리사는 자신의 아버지를 가장 자랑스러워하며 아버지의 사랑에 감사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와 리사의 관계는 완벽하게 복원됐으며 그 어떤 가족보다 강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부인이 주장에 따라서 자신이 오랫동안 살아왔던 큰 집도 팔고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한 스티브 잡스는 집에 들여놓은
세탁기를 결정하기 위해서 아이들과 한달 동안이나 토론하는 아버지가 되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말을 듣지 않는 사람에게 독설까지 퍼부었던 젊은이가 어느덧 주위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이는
온화한 아버지가 되었다.
물론 직장에서도 스티브 잡스는 권위적인 CEO가 아니라 최고 경청자라는 뜻의 탑리스너(Top Listener)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스티브잡스는 자신을 낳아준 친어머니와도 재회를 했다. 그리고 친동생인 모나 심프슨과도알게 되어 교류하고 있다.
모나 심프슨은 소설가이며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인물이 등장하는 작품을 써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작품속의 주인공은 절대 좋은 인물은 아니었고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와 모나 심프슨의 사이가 나뻐질것으로 우려했지만 그런
예상과는 다르게 그들의 사이는 아직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실리콘 밸리의 처음 역사를 만들어낸 휴랫앤 팩커드의 창업자 데이비드 팩커드와 인텔의
창업자 밥노이스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앨리슨이다. 래리앨리슨이 이집
트에서 소설가와 결혼할 때 몇안되는 특별한 사람들만을 초대했는데 그중하나가 스티브 잡스였다.
IT 인사로는 빌게이츠에 있어서 재산순위 2위를 기록하는 갑부인 래리 앨리슨은 한때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축출당하자 분한
마음에 애플을 인수합병하려고까지 할정도였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컴퓨터를 창업한 이래로 꾸준히 조언을 해주는 멘토역할을 해주는 사람은 인텔의 CEO 였던 앤디 그루브다. 회사를 창업한후에 무작정 인텔에 전화를 걸어서 앤디 그루브에게 배우고 싶은게 많다면서 저녁식사를 약속하면서 만남을 가졌
고 그들의 인연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스티브잡스에게 가장 극적인 순간은 2004년 받은 췌장암 판정이었다.
그는 길어야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죽음과 가까웠던 순간이었다.
다행히 전체 췌장암 환자중 단 1%에만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운좋게도 스티브 잡스가 바로 그랬다.
한달간의 입원을 통해서 화학적치료를 받은 그는 극적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는 이 극적인 순간을 경험하며 철학자로 거듭났다.
그는 삶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 죽음이라고 말을 한다.
사람은 죽음이라는게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아갈수 있다는게 그의 믿음이다.
오늘 하루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사람을 바른길로 인도한다는 격언을 되새기는 그는 어느덧 죽음을 초월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오직 자신이 원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을 느끼는 존재로 살아가라는 그의 말은 그의 인생과 맞물리
면서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죽음은 모든 것을 잃는 상태이기 때문에 때론 죽음을 생각함으로써 현재 잃어버린 것들에 위로를 받고 오히려 본능적으로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게 만든다는 그의 말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위대한 가르침중에 하나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