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세돌 9단(오른쪽)이 결승1국을 통쾌한 승리로 장식하며 춘란배 첫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종국 후 허영호 9단과 구리 9단이 함께 복기하고 있다.
이세돌, 결승1국서 씨에허에게 화끈한 KO승 위기 순간서 반격포 작렬… 2국은 29일 속행
분명 공격을 당하는 입장이었다. 한게임바둑의 김성룡 9단, 바둑TV의 원성진 9단 등 국내 해설진이 씨에허의 끈끈함에 흐름이 넘어가고 있다는 아쉬운 멘트를 날리고 있을 즈음 이세돌의 본령이 발휘됐다.
'센돌처럼' 이겼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승부 호흡은 대단했다. 정말 순식간이었다. 그가 왜 이세돌인지를 재삼 확인시켜 주었다. 과연 '난전의 귀재'였다.
이세돌 9단은 27일 중국 충칭시 크라운홀리데이 호텔에서 거행된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제1국에서 중국의 씨에허 7단과 화끈한 싸움바둑을 벌인 끝에 169수 만에 흑으로 불계승을 거뒀다. 한수 위의 수읽기와 전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한판승.
결승1국을 화끈한 KO승으로 장식한 이세돌은 대회 첫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결승2국은 내일 하루 휴식을 가진 후 29일 속행되며, 허영호 9단-구링이 5단의 3위결정전도 함께 열린다. 한게임바둑은 '금메달 코치' 윤성현 9단의 화상생중계로 팬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 결승3번기 중간전적
대국
날짜
승자
패자
결과
제1국
6월 27일
● 이세돌 9단
○ 씨에허 7단
169수, 흑불계승
제2국
6월 29일
제3국
6월 30일
○●… 속보 내용/ 천적은 걷어내고, 첫 우승컵은 거머쥐고!
▲ 한국의 이세돌 9단(왼쪽)과 중국의 씨에허 7단이 대결하는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이 한국시각 16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중국 충칭시 크라운홀리데이 호텔 특별대국장에서 시작됐다.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제1국 (2011. 6. 27. 중국 충칭시 크라운홀리데이 호텔) ●이세돌 9단(한국) vs ○씨에허 7단(중국)
천적은 걷어내고 첫 우승컵은 거머쥐고! 한국바둑의 간판스타 이세돌 9단이 '두 마리 토끼 사냥'을 위한 착점을 시작했다.
제8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이 27일 오전 1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중국 충칭시 크라운홀리데이 호텔에서 제1국의 막을 열었다. 3번기로 펼쳐지는 무대에 나선 주인공은 한국의 이세돌(28) 9단과 중국의 씨에허(謝赫ㆍ27) 7단. 두 기사 모두 대회 첫 결승 진출로 첫 우승을 앞두고 있다.
특히 이세돌은 '천적'으로 불리는 씨에허를 격파함으로써 세계 최강자의 자존심 회복도 함께 노리고 있다. 한국랭킹 1위와 중국랭킹 2위 간의 흥미로운 대결이기도 하다.
세계대회 14회 우승자 이세돌이지만 춘란배에선 활약이 미진해 1회전(24강)부터 출발했다. 저우쥔쉰, 쑨텅위, 왕시, 구링이가 차례로 물리친 상대들. 저우쥔쉰 말고는 전부 중국 선수이다. 씨에허는 시드를 받아 2회전(16강)부터 출발해 일본의 이야마 유타, 조치훈에 이어 한국의 허영호를 꺾었다.
입회인 류스밍 중국기원 원장의 신호에 따라 돌을 가린 결과 제1국은 이세돌 9단의 흑으로 정해졌다. 중국이 주최하는 춘란배는 한국룰보다 덤이 1집 더 많아 흑차례가 7집반을 준다.
격년제로 시행되는 춘란배의 우승 상금은 15만달러(약 1억6000만원), 제한시간은 3시간(초읽기 1분 5회). 그동안 나라별로는 한국 4회, 중국 2회, 일본 1회 우승했다. 한게임바둑은 결승전 시작과 함께 수순중계를 진행 중이며, 오후 3시부터는 김성룡 9단의 화상생중계를 보내드린다.
▲ 대국실 입실 전의 이세돌 9단.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 모습이다.
13:00(66수) - 13시부터 점심 휴식에 들어갔다. 오전대국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수수는 66수. 우상귀에서 한 차례 낯선 변화가 이뤄진 후 좌하에서 한바탕 몸싸움을 벌였다. 이세돌 못지않게 씨에허도 기세로 부딪쳐 가는 모습. 씨에허는 수읽기가 세고 맞받아치는 힘도 강하다.
오전대국의 하이라이트였던 좌하귀 공방은 애초 서로의 진지가 뒤바뀌는 것으로 타협이 이뤄졌다. 판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선수를 차지한 이세돌 9단이 나쁜 흐름은 아닌 듯하다. 다만 그 선수를 공격에 잘 이용해야 한다고 국내 검토진이 입을 모은다.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전략의 기로에 선 상태에서 점심 휴식시간을 맞고 있다.
14:35(84수) - 오후대국이 속대되자마자 이세돌이 꺼내든 전략은 좌변의 백진을 가르는 공격. 씨에허는 가급적 변화를 줄이는 수단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결과는 백 실리 대 흑 외세의 갈림. 백이 적지 않은 실리를 차지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흑이 활발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엔 선수를 가진 씨에허가 좌하 세력을 이용해 하변 흑모양을 가르고 나섰다. 피장파장의 흐름.
15:15(98수) - 우하 방면에서 발발한 전투가 난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 워낙 많은 변화가 내포되어 있는 전투라 한치 앞을 분간하기 어려운 형국. 결승1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큰 싸움으로 번져가고 있다.
▲ 기자회견장에서의 이세돌 9단과 씨에허 7단. 번기 승부에서는 이번 결승전이 첫 만남으로 우승 확률에 대해 이세돌은 "내가 4, 씨에허가 6"이라는 말을 했다.
16:00(121수) - 이세돌 9단이 승기를 잡았다. 최대의 공방전에서 자신의 형태를 완벽하게 정돈시키며 씨에허 7단을 고민 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한게임바둑의 김성룡 해설자는 "상당히 좋아 보인다. 씨에허 선수의 대책이 없는 것 같다"라며 이세돌 9단의 승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6:30(131수) - 위태위태해 보이던 씨에허 7단이 고심 끝에 타협의 길을 찾아냈다. 바둑TV 원성진 해설자는 "이세돌 9단이 좀더 강하게 다그칠 수 있었는데 수순 하나를 그르친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한게임바둑 김성룡 해설자는 "씨에허 7단이 좋은 수(122)를 두어 위기를 모면했다"고 해설한다. 국면은 다시금 장기전 양상.
16:45(143수) - 씨에허 7단이 잽(130)을 한방 던져 놓고 상변의 뒷문을 닫은 일련의 수순이 좋았다. 그런 이상, 백진의 폭이 넓어진 이상 이세돌 9단으로선 침투할 수밖에 없는 입장. 조용히 끝내기 승부로 갈 것 같던 반상은 다시 한 번 바람이 몰아칠 것 같다.
"그 전까지 이세돌 9단이 잡고 있던 주도권이 갑자기 씨에허 7단에게 넘어간 듯하다"는 원성진 해설자. 이번엔 이세돌 9단의 버티기가 이어진다. 이윽고 승부수(143)가 떨어졌다.
▲ 29일 3위결정전에 나서는 허영호 9단은 한국선수단과는 별도로 어젯밤 늦은 시각에 현지에 도착했다.
17:00(154수) - 궁지에 몰린 것처럼 보였던 이세돌 9단이 오히려 상대의 돌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김성룡 해설자와 원성진 해설자. 국면은 흑이 백을 잡느냐, 백이 흑을 잡느냐의 극단적 승부로 좁혀지고 있다.
17:20(169수) - 이세돌 9단이 빛나는 수읽기로 결승1국을 가져오기 직전이다. 자신을 잡으러 왔던 상대를 멋진 반격으로 그로기에 빠뜨리고 있다. 실로 창졸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씨에허 7단이 던지기 전에 숨을 고르고 있지 않을까 싶다. 곧이어 항서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