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사랑 2023 08 vol.225(2023.08.08.)
■ 한국의 동굴, 그 이상의 가치_천연기념물 단양 고수동굴
고수동굴은 5억년의 시간이 창조해낸 석회암동굴이다. 고수동굴의 모암은 5억년 전 고생대 전기 해저에 퇴적된 탄산염암으로, 이 암석이 1억~2억 년 전에 해수면 위로 융기하면서 그 안에서 약 200만 년 전부터 동굴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고수동굴에는 스며드는 물과 공기가 맞닿아 만들어진 독특한 형상의 종유석과 석순들이 많다. 동굴의 수호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자바위, 1년에 0.1mm밖에 자라지 않아 수십만 년 후에나 맞닿을 수 있다는 종유석과 석순, 7m 길이의 고드름처럼 생긴 종유석 등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천연적으로 만들어진 다리, 꽃모양의 암석, 동굴산호, 동굴진주 등 시간이 창조해 낸 동굴 속 풍경은 마치 신비한 지하궁전을 연상케 한다. 또한 동굴 내부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성 덕분에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동굴을 탐험할 수 있다.
■ 검정의 세계, 동굴 속 생물들
동굴은 수많은 생명을 품고 있는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다. 그 속에는 어둠에 적응한 채 터를 잡고 살아가는 특이한 생물들이 가득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 종류와 특성에 대해 모두 알지 못한다. _장규동 국립농업과학원 전문연구원
■ 용암동굴에서 어떻게 석회질 동굴생성물이 자랐을까 전 세계 용암동굴의 결정체,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섬인 제주도는 과거 화산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섬으로, 지표에는 용암의 흐름에 의해 형성된 크고 작은 동굴들이 170개소 이상 분포하고 있다. 제주도의 수많은 용암동굴 중에서도 거문오름으로부터 뻗어나온 용암동굴들은 그 뛰어난 학술적 가치와 특이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만의 어떤 점이 전 세계 학자들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매료시킬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_조경남 강원대학교 지질 지구물리학부 교수
■ 더위 피해 떠나는 신비로운 동굴 체험 동굴 관련 국가유산 활용사업 & 이색체험
어둠과 적막으로 덮인 동굴의 세계는 미지로 가득하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으로 빚어낸 독특한 동굴생성물과 암흑에 적응하며 진화한 특이한 동굴생물 등 신비로운 동굴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운 여름, 시원함까지 선사하는 동굴 관련 국가유산 활용사업과 세계유산축전, 이색체험을 소개한다.
■ 평창 백룡동굴 국내유일의 탐사형 석회암동굴_백룡동굴은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 문희마을에 위치한 천연 석회암동굴이다. 동강 물길을 옆구리에 끼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의 종점에 문희마을이 있다. 어름치마을로도 불리는 이 마을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도착한 백룡동굴은 입구부터 힘겨운 탐사가 시작된다. 인공구조물이 거의 없는 백룡동굴은 우리나라 유일의 탐사형 개방동굴이다. _양영훈 여행작가, 여행사진가
■ 전통문화와 현대예술의 융합, 세계로 나아가다 김희정 교수 공연연출감독, 상명대학교
■ 암반서식지와 모래갯벌을 함께 풍은 대죽도와 고창갯벌_고경남 신안군 세계유산과 과장,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연구팀장
고창갯벌은 염습지와 펄갯벌, 모래갯벌, 암반갯벌이 한데 있어 독특한 생물 군집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대죽도는 고창갯벌의 만 입구에서 강한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주며 고운 펄 갯벌을 형성하여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서식지를 마련해 주고 있다.
■ 부처님 속에 담은 극락왕생의 염원, 수구다라니 보물 광주 자운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에 위치한 자운사 대웅전에는 고려시대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이 불상 속에는 금강경, 법화경, 다라니, 불상 중수 기록, 옷 장식품, 작은 경전을 넣은 목갑, 청동 방울, 목함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유물들은 조사 시 세 차례에 걸쳐서 조심스럽게 꺼내졌다. 유물들의 제작 연대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로 그 폭이 상당히 넓었으며, 재질과 형태도 매우 다양했다. 이러한 복장유물을 하나씩 상세히 들여다보면 불상의 숨은 세월, 시대에 따른 신앙의 형태와 의미 등을 엿볼 수 있다. 광주 자운사 목조아이타여래좌상에서 발견된 수구다라니를 통해 우리나라의 수구다라니 신앙과 불상과의 관계에 대해 살펴본다. 김보민 국립문화재연구원 미술문화연구실 연구원
■ 밀양백중놀이
고된 농사일을 일단락 지은 농민들이 펼친 축제
밀양백중놀이는 경상남도 밀양에서 농민들이 논에서 김매기를 마칠 무렵인 백중을 전후하여 놀았던 놀이이다. 백중놀이는 주로 논농사가 발달한 중부 이남 지역에서 보편적으로 전승되었으며, 지역에 따라 그 명칭과 놀이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호미씻이라고 부르는데 논매기가 끝나고 호미를 씻어둔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추현태 밀양백중놀이보존회 회장
■ 대나무 상자를 엮어 길복을 담는 장인, 채상장 _채상장은 얇게 저민 대오리를 여러 색으로 물들여 고리를 엮는 장인이다. 채상장의 기술은 대오리를 얇게 가공하고 염색하여 상자 형태로 엮고 바깥 마감과 내부를 비단으로 감싸 채상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국립무형유산원 조사연구기록과
■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자연유산, 팽나무
식물분류학자로서 주로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어떤 식물을 가장 좋아하냐는 물음이다. 예쁘고 귀한 식물들이 여럿 떠오르지만 나의 대답은 언제나 팽나무다. 또한 팽나무는 오랜 세월 속에 마을과 함께 어우러져 온 자연유산과 지역공동체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오랫동안 마을의 구심적 역할을 해 오고 있는 팽나무는 지역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자연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크다. _허태임 식물분류학자, 문화재 전문위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림자원보전실연구원
■ 平平日常, 창경궁 속 여성의 공간 모아보기
지금의 창경궁은 다른 궁궐에 비해 전각이 많지 않지만, 숙종 대 편찬한 궁궐지와 순조 대 제작된 동궐도를 보면 이곳 또한 한때는 전각이 매우 많았다. 1483년(성종14) 성종이 세조 비 정희왕후, 덕종 비 소혜왕후, 예종 비 안순왕후를 위해 창건한 창경궁은 조선 궁궐 중에서 왕실 여성 처소에 대한 기록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왕실 여성들이 평안한 일상을 보내던 곳, 창경궁 속 여성의 공간을 모아보자
강정인 궁능유적본부 궁능 서비스기획과 전시큐레이터
■ 우리 민요와 파키스탄 음악의 경계 허문 음악적 교감 월드뮤직그룹 딸(TAAL)
구성진 우리 가락에 강렬하고 신비로운 색채를 더해 관객과 어우러지는 무아지경을 완성한다. 월드뮤직르룹 딸이 선보여 온 무대엔 언제나 열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하다. 서도소리와 파키스탄 전통음악 까왈리로 밀도 있게 엮어낸 감성 스펙트럼은 경쾌한 리듬 따라 세상의 모든 경계를 사뿐이 넘어선다. 오민영
까왈리는 신비주의 이슬람 문화인 수피즘에 기반해 탄생한 찬트 즉, 성가로서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목소리와 연주가 이루는 하모니라고 할 수 있다.
■ 아직도 또렷한 식민지 수탈과 현대 산업화의 흔적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군산항은 1899년 5월 1일 개항되었다. 개항 전부터 군산에 들어오기 시작한 일본인의 수는 개항 이후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제는 호남평야의 쌀을 원활히 반출하기 위해 전주~군산 간 신작로(1908년)와 익산~군산간 군산선 철도(1912년)를 개설했다. 1926년부터 1938년 사이에는 뜬다리 부두시설 6기를 군산 내항에 설치해 3천톤급 기선의 정박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강훈 자유기고가
■ 바둑의 대중화에 기여한 조선시대 프로 바둑기사
바둑기사는 바둑을 직업으로 삼아 전문적으로 두는 사람이다. 국내외 바둑대회에 참가하여 다른 프로 바둑기사와 서로의 바둑 실력을 겨룬다. 조선시대에도 내기 바둑, 기객 등으로 바둑을 생계수단으로 삼은 프로 바둑기사가 있었다
신현배 역사칼럼니스트 아동문학가
■ 사자(死者)의 수호신, 고구려 사신도
죽음이란 시대를 막론하고 두렵고 헤아리기 힘든 미지의 세계다. 그래서일까, 과학이 발달하고 우주 생명의 신비가 하나씩 밝혀지는 21세기에 와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영생을 꿈꾼다. 고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영원한 삶을 믿었고, 죽은 이후에도 생전의 집처럼 꾸민 공간에서 영원히 안식할 수 있기를 갈구했다. 이러한 흥미로운 장례문화는 육신의 삶이 끝나도 영혼은 죽지 않고 다음 세상으로 이어진다는 고대인의 영혼불멸사상과 계세사상에서 비롯된다.
김진순 인천공항 T1 문화재감정관실 문화재감정위원
■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독특한 왕실문화를 상징하는 유물 보물 조선왕조 어보 어책 교명
조선왕조 어보 어책 교명은 조선이 건국한 1391년 대한제국을 선포한 1897년 이후 일제에 강제로 병합된 1910년까지 왕비 왕세자 왕세자빈 등을 책봉하거나 국왕 왕비 상왕 왕대비 대왕대비 등에게 존호 시호 묘호 휘호 등을 올릴 때 그 호칭을 새겨 수여하는 의례용 인장과 의례용 책문을 말한다. 조선왕조 어보 어책 교명은 2023년 6월 20일에 보물로 지정되었다.
정제규 유형문화재과 상근전문위원
■ 올림픽 금메달에도 기뻐할 수 없었던 마라토너, 손기정
1936년 8월 9일 베를린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할 마라톤 경기가 있던 날, 올림픽 메인 스타디움에는 약 9만 명의 관중이 모여 있었다. 마라톤 우승자가 누가 될지 후보를 점치는 가운데 스타디움에는 첫 번째 선수가 들어왔다는 신호로 나팔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동양인 선수가 등장했다. 바로 손기정 선수였다. 긴 마라톤 코스에 지친 기색 없이 스타디움에 들어온 그는 남은 힘을 쥐어짜 100m를 12초에 돌파는 전력 질주로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 2시간 29분 19초 2, 그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 국가유산과 디지털, 지역과 지역을 잇는 다리 찾아가는 국가유산 실감체험관 이어지교
국가유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재청 문화유산협력팀은 국가유산 실감콘텐츠를 제작하여 보급하고 있다. 찾아가는 국가유산 실감체험관 이어지교는 지역 곳곳을 찾아다니며 VR, AR 등을 활용한 디지털 국가유산 교육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효선 문화유산협력팀 주무관
■ 문화재청장과 외교부장관, 세계유산위원국 선거 리셉션 공동 주최
올해 11월에 예정된 세계유산위원국 선거에 대비하여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박진 외교부장관은 주한 외교단을 초청하여 우리의 위원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리셉션을 공동주최하였다.
■ 쿠키런 개발사 데브시스터즈와 자연유산 홍보 나선다 흑요석 한국화가도 홍보대사 위촉
문화재청은 쿠키런의 개발사인 데브시스터즈(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한국화가 우나영(필명 흑요석)씨를 문화재청 자연유산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 드라마 악귀에 나온 덕달이 나무 실재한다! 실체는 천연기념물 의령 성황리 소나무
SBS드라마 악귀에 등장하는 덕달이 나무가 실제로 존재하는 나무로 알려져 화제다. 이 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의령 성황리 소나무로 실제 마을의 수호신인 당산나무이기도 하다.
■ 영상으로 살아난 경주 월성 해자와 신라시대 동식물
실감: 월성 해자 특별기획 전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신라월성연구센터 전시동에서 월성 해자와 그 주변의 고환경을 생생한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실감 : 월성 해자 특별전시회를 선보인다.
■ 거제 방하리 고분군 4차 발굴 거제에서 확인된 가야 무덤
거제 방하리 고분군(경상남도 기념물)은 산방산(해발 507.3m)에서 남서쪽으로 뻗어내린 능선의 사면부와 말단부에 분포하는 고분군이다. 이번 4차 발굴조사는 해상교통의 요충지이면서 섬이라는 거제지역의 가야에서 신라로 변화하는 장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거제지역 고고학적 공백기를 채워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윤종혁 경상문화재연구원 과장
■ 명승 담양 소쇄원 _조선의 사계절이 담긴 선비의 이상 정원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최소한의 인공을 더해 만든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정원이다. 소쇄원은 스승인 정암 조광조가 유배되어 세상을 떠나자 양산보(1503-1557)가 출세의 뜻을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와 가꾼 것이다. 정원의 이름은 면앙정 송순이 지어주었는데 소쇄는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정원은 계곡을 중심으로 사다리꼴 형태로 되어 있다. 정원 내에는 대나무, 소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