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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바이크 라이더(SBR)★★★
 
 
 
카페 게시글
BIKE/CAR 자료실 스크랩 바람든 날....
뮤즈/김영섭 추천 0 조회 67 09.07.24 23:4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바이크 보내고 몇달간 잘 참았는데.....

 

결국 바람이 들었다.

 

실례인줄 알지만.......그 실례를 무릅쓰고 동호회 동생에게 부탁을 했다......'나 바이크 좀 빌려줘~'

 

녀석 싫은 기색 한번 없이 '그래요~형'

 

월욜에 그녀석 아파트 주차장에 고이 모셔져있는 바이크 빼서 ?에 옮겨놓았다. 이젠 날씨만 받쳐주면 된다.  치밀하게 일기예보를 관찰한 결과 수-금이 딱이다.

 

기대감에 이틀을 지내고 수욜이 돼서 바이크에게로 다가갔다.

 

홀로 떠날 계획이었지만 혹시나....하며 몇몇 형들에게 전화를 해봤다. 그중 한분이 마침 시간이 되신다며 조금만 같이 가다가 그분은 돌아오시기로 했다.

 

또 다른 형님 한분은 ?에서 보자고 하시더니 난데없이 주유상품권을 찔러주며....'같이 가줘야 하는데.....조심해서 다녀와~' 라고 한다.

 

아.....참 좋은 분들이다. 고마운 분들이고......또 다른 형님 한분은 매일 매일 전화 걸어서 어디까지 갔냐, 조심해라 등.......정말 뜻하지 않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장도(?)에 올랐다.

 

예정한 코스는 대전출발-청주-충주-제천-영월-평창-정선-동해(1박)-동해안따라 내려오며 울진이나 포항에서 다시 1박- 이후 봉화-영주, 혹은 경주-대구를 거쳐 2박3일 일정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냥그냥 시간 되는대로 서두르지 않고 쉬엄쉬엄 사진이나 찍어가며 돌아올 예정이다.

 

 1시 쫌 넘어서 출발했다. 함께한 형님은 충주쯤에서 돌아오시기로 하고......근데 청주 조금 못가서 형님이 묻는다.'혹시 지방도로 갈 길은 없어?' 차량 통행량이 많은 4차선 국도만  가자니 심심하신가보다. 나도 그렇긴 하다. 급할거 없는데 뭐.....청원 IC지나서 대청댐 쪽으로 바졌다. 문의 지나서 다시 오른쪽으로......다시 괴산쪽으로....다시 내수쪽으로.....초정약수인근에서 바이크를 세우고 늦은 점심을 함께 했다.

 

 

 

 

 

 

 

 

지난번 내 바이크 보내기 전 마지막 바람쐬기에도 함께 해주셨던 고마운 형님이다. 형님과 맛있는 점심을 하고 3시반쯤해서 형님은 청주방향으로....난 충주방향으로 각기 헤어졌다.

 

충주까지는 별 재미없는 4차선 국도.......그렇게 제천까지 지나고......그런데 갑자기 등장하는 자동차 전용도로.......잘 가던 길이 여기부터는 갑자기 자동차 전용도로란다.......어쩌라고.......혹시라도 그럼 우회하려면 어떻게 가라는 안내도 없다. 난 제천지나 영월쪽으로 가야하는데 떡하니 나타난 전용도로에는 영월 표시가 있지만 빠지는 길엔 '00리' 표시밖엔 없다. 에라~나도 몰라 그냥 갈거야........준법정신이 투철한 나를 한순간 범죄자(?)로 만든 나쁜 전용도로......도대체 오토바이들은 다 동네바리만 하라는건지..........그런데 2박3일동안 저놈의 전용도로는 시도때도없이 등장하더라는......동해 거의 다가서 있던 전용도로에서는 순찰차에 타고있는 교통경찰아찌까지 만났는데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그분도 아시겠지.....말도 안되는 전용도로라는걸......

 

중간에 주유한번하고 정선인근까지 도달했다. 중간에 쉬엄쉬엄.....사진도 찍고....담배도 한때 피우고.....

 

동호회 동생의 바이크이다...2박3일동안 나태우고 열심히 달려준.......멀쩡한 백주년 울트라를 뽀개서 로드킹으로 만들었다. 예전에 한번 사진찍었던 '털리데이비슨'이다. 여름이라 더워서 그랬나 헤드라이트의 털은 벗겨줬다.

 

 

 

 

 

 

 한번은 열심히 달려가는데 무언가가 볼따구를 세차게 때리더라는.......앞에 가는 차도 없었는데 뭔 돌이 튀거야......잠시후에는 왼쪽 가슴, 다시 오른쪽 가슴......또다시 싸다구 한대.........범인은 잠자리였다. 내 몸뚱아리에 부딪혀 장렬히 산화(?)한 불쌍한 잠자리들.....

 

애도하는 마음으로 쉬고 있는 잠자리를 사진에 담아봤다.

 

 

 

 

 

산길에 접어든지 한참만에 정선인근까지 도달했다......시간이 아마 6시반쯤? 길가에 무언가가 보인다.

 

 

 

 

 

 석탄 문화촌인가? 이틀만에 이름도 까먹어버렸다.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중학교때인가.....집이 서울이었는데 골목길 전봇대에 붙어있던 인부모집 광고가 문득 떠올랐다. 광부모집.....월수40만원.....내가 86년에 중1이었으니......난 40만원이면 많이 받는것인줄 알았다. 한참전에 아내랑 태백여행하며 석탁박물관에 가보고서야 그분들의 삶을 알았지. 우리집도 아마 중학교쯤까지는 연탄 땠던 것 같은데.....저분들의 노력덕분에 겨울에 따뜻했었는데....고등학교때 쯤에도 사북근처를 부모님과 여름에 여행하며 지났는데........커다란 시멘트 블럭으로 다닥다닥 지은 집들과 정말 시커멓던 하천도 떠오른다.

 

근처 마을을 지날때는 정말 바이크 엔진소리 죽이며 지나려고 노력했다. 아직도 그분들은 근처에서 이젠 농사로 생업을 이어가실지도 모르니.....그 앞에서 큰소리로 신나게 지나는것은 예의가 아닌듯 하여.....

 

그렇게 정선에 도착했다. 시간은 7시가 넘고........좀 있음 해가 질듯하여 정선서 숙소를 찾아보기로 했다. 시내의 깔끔한 모텔에 짐을 풀고 중국집에 짜장면을 주문해서 저녁 먹고......잠깐 밖에 나가서 소주도 한병 사와서 혼자 온게임넷(지난 겨울 여행때도 그랬는데.....그땐 안동찜닭에 소주 까서 온게임넷과 함께.....ㅋ) 보며......요즘 역시 택용이가 잘하네.......요환이가 좀 살아줘야 재밌는데.................그러다 잤다.

 

9시쯤인데.....참 고요한 정선 읍내다.

 

 

 

 

어김없이 늦잠을 잤다. 아....여행만 나오면 이 소중한 시간에 난 왜 늦잠을 잘까.........부랴부랴 출발해서 동해쪽으로.........식사는 근처 공원에서 미리 준비한 샌드위치로 해결했다. 나름 분위기 괜찮더라는.....ㅎㅎ

 

 

 

 

 

 

셀프샷도 찍어봤는데......ㅎㅎ 저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밤사이 엄청 잘 잤나 눈탱이가 팅팅 부었다.

 

정선하면 떠올르는 레일 바이크.......며칠전 직원 여행때 타보았다. 사실 그래서 이쪽으로 여행을 오기로 한거다. 담달에 아내랑 애들델고 다시와서 레일바이크도 타고 하려고 한다. 그땐 레일바이크 승강장쪽에 있던 기차팬션에서 자고 가야지.....

 

바다보러 가는데 참 산 많다. 역시 강원도다. 그러고보니 논도 별로 안보이고 맨 밭만 본것 같다. 내고향 충청도 영동도 산이 꽤 험하다고 하는데....(울나라에서 가장 원시림이 잘 보전되어 있다는 민주지산도 있고....) 이곳에 대면 비교 불가다. 대전청주 인근의 바이크매니아들이 모이는 피반령. 그 피반령의 최소 두세배쯤 되는 코너를 2박3일동안 못해도 200번은 돈것 같다.

 

 

 

 

 

 

저 멀리 산등성이 밭에서 일하고계시는 어른들도 보이고.......근데 날씨도 별로 안 흐렸는데 엄청 어두워진다. 안개낀듯도 하고......고개들을 넘다보면 평지인듯한데도 해발400m, 600m가 흔하게 보인다. 1시30분인데도 날씨가 해질 무렵같다. 어쩌면 구름속인 듯도 싶다. 구름속에서 노니는 나는 신선인가?????ㅋ

 

 

그렇게 산길을 달리다보니.............어느새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아~물색깔봐라......뛰어들고 싶지 아니한가......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 갈매기들이 가득하고........어느집인가 예쁜 아들딸이 아버지 모래찜질을 열심히 시켜주고 있다.

 

 

 

 

 

그렇게 바다를 옆에두고 삼척을 지났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대로 바닷가 옆길로 계속 남하할 예정이지만 문득 산길이 더 타고싶어졌다. 어제 오늘 계속 산길만 타고는.....눈앞에 보이는 '태백' 표지판을 보고는 무작정 핸들을 돌렸다.  또다시 눈앞에 펼쳐지는 끝없는 산......산.......

 

난 산이 좋다. 등산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고.....그냥 산에 사는거........그래서 아내랑 애들 아직 어릴때 강원도로 한2년만 파견근무를 신청하려고도 했지만 부모님의 만류로 포기한적도 있다. 그때 내가 살고싶었던곳은 평창이었다. 스키장 가까이 있고, 바다도 가깝고......무엇보다.....산이 있어서......그속ㅇ[서 애들을 키우고 싶었는데.....나중에 퇴직하면 나나와서 살아야겠다. 근데 아내가 같이해 줄지.....못해준다면?????....그럼 나도 못오는거지 뭐....ㅎㅎ

 

곳곳에 아주 그냥 죽여주는 경치들이다........계곡물도 깨끗하니 그냥 마셔도 될 듯 하고......

 

 

 

 

 

근데 날씨가 점점 흐려진다........어제 일기예보에서보니 금욜 오전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어쩌지? 오늘 그냥 대전까지 가야하나?

 

일단 방향만 대전쪽으로 잡고 서두르지는 않기로 했다. 그냥 가다가 가지면 다행이고 아니면 해질때까지 간곳에서 자고가지 뭐.....

 

그렇게그렇게 오다가 7시가 좀 넘어 해가 질듯하기에 그냥 멈춰섰다. 상주였다. 태백-봉화-영주-예천-문경을거쳐 왔다. 상주에서 눈에 띄는 모텔에 몸을 뉘였다. 곰탕을 시켜놓고 역시 온게임넷에 소주 한잔.......오늘은 일찍 자야지.....낼 늦잠 안자려면.....10시에 침대에 누웠는데.........어디선가 아련히 들려오는 쿵짝거리는 소리....눈을 감아도 눈 앞에 번쩍거리는 불빛.....아뿔싸......모텔 지하가 룸싸롱이었다. 잠이 잘 안들었다. 룸싸롱가서 양주 한잔하고파서 잠이 안든건지 씨끄럽고 번쩍거려서 잠이 안든건지 나도 모르겠다....ㅎㅎ 결국 맥주 한잔을 더 마시고 에어컨 틀고 창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야 잠이 들었다. 

 

아침에 8시에 눈을 떳다. 창문부터 열어봤다.

 

아.........비가 내린다............

 

어쩔까나.........?에 전화해서 실러오라고할까..........일단 샤워부터 하고........담배 한대 피고........다시 창문을 열아봤다.

 

그새 비가 그쳤다!!!!! 잽싸게 출발~

 

출발하고 좀 가다보니 부슬비가 부슬부슬..........좀 더 가다보니 어느덧 비는 오지 않는다. 다행이다.......하늘을 보니 금방이라도 한차례 비가 올듯도 하지만 어찌보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김천 방향으로 가다가 추풍령쪽으로 길을 틀었다. 드디어 내고향 영동이다.

 

산과산사이에 좁다란 논도 보이고, 포도밭도 보인다. 조그마하지만 왠지 아늑해보이는 추풍령읍내도.......영동은 과일이 유명한 편이다. 곶감, 포도, 복숭아.......난 영동이 땅이 좋아서 그런가보다 했다.........30년이 넘게 그런줄 알았다. 얼마전에 아버님과 삼촌(작은아버님이라고 해야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어렸을때부터의 버릇대문인지.....사실 난 아직도 아버님에게 '아빠'라고 한다....ㅋ)의 대화중에 내가 끼어들었다. 영동이 땅이 좋아서 과일농사가 잘되는것이죠? 아버님말씀이 땅이 안좋아서 그렇다는......바위가 너무 많고 물빠짐이 너무 좋아서 논농사가 잘 안된단다. 요즘에야 과일 농사가지고 잘 살아지지만 몇십년전에는 논농사 잘 안되는 '슬픈땅' 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배고팠던 그런 땅이란다......배고픔을 모르고 큰 우리세대와 쌀을 귀하게 여기셨던 아버님 세대...........

 

암튼 난 이런 풍경들이 좋다......

 

 

 

 

 

 그렇게 내 2박3일간의 바람쐬기가 끝났다.

 

이젠 애들과 함께 지내야지.....8월엔 에버랜드도 가고, 대천에 콘도 예약한 것도 있으니 거기도 가고......일주일동안 동해안 일주도 할 계획이다. 선뜻 바이크 빌려준 후배도 고맙고......

 

일년에 두어번만 타더라도 바이크를 다시 사고 싶기도 하다...ㅎㅎ

 

마지막 사진은 나 아주 어릴적에 정말 높게 보였던 할아버님댁 뒷산에 있는 나무이다. 500년이 넘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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