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내부 찜통 변해, 도축장 수송 중 폐사 가축도 ‘2배’ 늘어... 사체 처리시설 한계
서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과 열돔 현상으로 유럽 양돈 현장에서 돼지들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고 폐사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고온이 이어지면서, 돼지들이 농장은 물론 도축장으로 향하는 수송 과정에서도 열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돼지와사람
누적된 열스트레스…비육돈 성장도 크게 둔화
로이터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폭염으로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에서는 최소 3,700명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축산업 피해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벨기에와 프랑스 등 주요 양돈국에서는 기온이 40℃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환기시설을 갖춘 돈사에서도 돼지들이 극심한 열스트레스를 겪고 있습니다. 일부 농장에서는 폐사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의 농장은 생산성 저하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한 양돈농가는 폭염으로 돼지들의 사료 섭취량과 활동량이 크게 줄면서 비육돈의 일당증체량(ADG)이 하루 약 150g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는 양돈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서부 브르타뉴와 페이드라루아르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수십만 마리의 가금류가 폐사했고, 사체 처리시설은 처리 능력이 한계에 이를 정도로 큰 부담을 받고 있습니다. 젖소 역시 사료 섭취 감소와 함께 우유 생산량이 15~20% 줄어드는 등 축산업 전반이 폭염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도축장 가는 길도 위험…수송 중 열스트레스 폐사 증가
농장 밖에서도 피해는 이어졌습니다.
영국 기후 전문 매체 카본브리프(Carbon Brief)가 영국 식품표준청(FSA)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폭염 기간 열스트레스로 도축장 이동 중 폐사한 가축은 약 6,600마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3년 같은 유형의 피해(약 3,100마리)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폭염 속에서 수송 차량 내부의 온도와 습도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차량 내부가 사실상 찜통과 같은 환경으로 변했고, 일부 가축은 도축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열스트레스로 폐사했습니다. 농장에서 건강하게 출하한 가축이 유통 과정에서 폐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농가의 경제적 손실도 커지고 있습니다.
"2003년보다 심각"…기후변화가 현실이 되다
유럽은 2003년 프랑스에서만 약 1만5천 명의 인명 피해를 낳은 기록적인 폭염 이후 폭염 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폭염은 기존 대응 수준을 넘어서는 극한의 기후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축산업 관계자인 얀 네들렉(Yann Nédelec)은 "지난 10년 동안에도 폭염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광범위하게 축산업이 영향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농민단체 콩페데라시옹 페이잔의 니콜라 포르탱은 "지금 우리가 겪는 이 여름이 2050년에는 가장 평범한 여름이 될 수도 있다"며 "평균기온이 2.5℃ 높아진 환경에서 앞으로 어떻게 돼지를 키우고 농사를 지어야 할지 걱정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이번 유럽의 폭염은 매년 여름 고온다습한 환경 속에서 열스트레스와 폐사 피해를 반복적으로 겪고 있는 우리나라 양돈산업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습니다. 폭염은 더 이상 일시적인 계절 재해가 아니라, 가축의 생산성과 생존을 동시에 위협하는 상시적인 경영 리스크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출처: 돼지와사람
(사)한국수입육협회 http://www.korm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