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찢어진 공룡 도감처럼 나달나달해진 너와 내 마음.
우리 다시 단짝 친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린이의 흔들리는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 내는
두 작가 가사이 마리×기타무라 유카 신작!
렌과 다이치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렌은 새로 산 공룡 도감에 푹 빠져들었다. 책을 덮자마자 다이치 생각이 난다. 공룡을 좋아하는 다이치에게도 얼른 보여 주고 싶다. 렌은 공룡 도감을 다 읽자마자 다이치를 공원으로 불러내 빌려준다. 그런데 다이치가 몇 날 며칠이 지나도 공룡 도감을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제 그만 돌려달라고 했더니 “나한테 준 건데 왜 돌려달라고 해?”란다. “주겠다고 한 적 없어!”라는 렌의 주장과 “주겠다고 했어!”라는 다이치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두 친구의 마음은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둘은 다시 단짝 친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준다고 한 적 없어!×준다고 했어!
렌과 다이치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좋은 걸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서로일 정도지요. 새로 산 공룡 도감에 푹 빠진 렌은 이번에도 가장 먼저 다이치를 떠올립니다. “다이치한테도 공룡 도감 빌려줘야지.”하고 말이지요. 렌은 책을 덮자마자 다이치를 동네 공원으로 불러내 공룡 도감을 안겨 줍니다. 그런데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다이치가 공룡 도감을 돌려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렌은 참다못해 다이치에게 말합니다. “내 공룡 도감 이제 돌려줘.”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대답이 돌아옵니다. “뭐? 왜?” 당황한 렌은 다이치에게 되묻습니다. “뭐? 왜라니? 왜?” 하지만 다이치는 당당하기만 합니다. “나한테 준 건데 왜 돌려달라고 해?” 렌도 물러설 수 없습니다. “난 주겠다고 한 적 없어.”
금방이라도 주먹다짐이 오갈 것 같은 분위기에 같은 반 친구 나기사가 나섭니다. “얘들아, 둘이서 주겠다고 했네 안 했네 하는데, 어느 쪽이 사실인지 어떻게 알아?” 그러자 렌과 다이치는 강하게 항변합니다. “거짓말 아니야!” 그러자 나기사는 태연하게 말합니다. “말했는데 안 들린 건지도 모르지.” 그 순간, 렌과 다이치의 머릿속을 스쳐 가는 생각이 있습니다. 공룡 도감을 주고받은 공원이 공사 소음으로 몹시 시끄러웠던 일 말이지요. 하지만 둘 다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공룡 도감은 원래 내 거잖아. 돌려줘!” 렌이 강하게 나가자, 다이치도 발끈해서 받아칩니다. “돌려주면 되잖아, 돌려주면!” 어제까지만 해도 둘도 없는 단짝이었던 두 친구의 마음은 점점 벌어지고 마는데……. 렌과 다이치는 다시 단짝 친구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상대의 마음이 되어 보면 알 수 있어
단짝 친구였던 렌과 다이치는 사소한 오해로 멀어질 위기에 놓입니다. 같은 반 친구 나기사가 끼어든 덕분에 서로 오해했다는 사실은 깨닫게 되지만, 자존심 때문에 먼저 굽히고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다이치가 공룡 도감에 신나게 밑줄도 치고 동그라미도 그려 버렸으니……. 다이치야 선물로 받았다고 믿고 한 짓이지만, 이미 마음이 틀어져 버린 렌이 이해해 줄 리 없지요. 렌은 너덜너덜해진 책을 보자마자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탁 덮어 버리고 맙니다. “이렇게 더러운 건 내 책이 아니야.” “하지만 내 책도 아니야.” 둘은 그대로 돌아서서 가 버립니다.
두 친구 사이가 이대로 끝나나 싶은 순간, 때마침 내리는 비가 다이치의 여린 마음을 두드립니다.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돌아섰지만, 친구의 소중한 책이 비에 젖게 내버려 둘 수가 없습니다. 렌도 공룡 도감이 신경 쓰이긴 마찬가지입니다. 홧김에 두고 오긴 했지만, 소중한 책을 비에 젖게 내버려 둘 수가 없습니다. 서둘러 공원으로 돌아온 렌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이치의 ‘마음’입니다.
글 작가 가사이 마리는 전작 《친구가 미운 날》에서 그랬듯 이번 책에서도 어린이의 흔들리는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다만 소심한 여자아이가 1인칭 화자였던 전작과 달리, 감정 표현에 서툰 남자아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번 책에서는 감정 표현을 최대한 절제합니다. 그저 두 아이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군더더기 없이 담담하게 묘사할 뿐이지요. 그럼에도 두 아이의 마음이 훤히 짐작되는, 그야말로 그림책 글의 귀감이라 할 만한 글입니다.
그림 작가 기타무라 유카는 글이 하지 않은 감정 묘사를 도맡아 어린이처럼 천진하면서도 장인처럼 노련한 그림 솜씨를 보여 줍니다. 다이치에게 공룡 도감을 보여 줄 생각에 신이 나서 달려가는 렌, 공룡 도감을 받아들고 뛸 듯이 기뻐하는 다이치,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열심히 지우개질을 하는 다이치, 역시 눈물이 그렁한 눈으로 공룡 도감을 내려다보는 렌, 그리고 공원 벤치에 동그마니 놓여 있는 공룡 도감까지……. 글에는 없는 두 아이의 마음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다가오는 장면들입니다.
두 작가가 힘을 모아 보여 주고 싶은 것 역시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 사이에 질투하고 오해하고 다투고 토라지는 일이야 일상다반사지요. 하지만 자신의 마음도, 상대의 마음도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보려고만 한다면 어떤 갈등도 소낙비처럼 지나갈 거라고 말해 주는 듯합니다.
첫댓글 사소한 오해~~오해를 마주했을때 나는 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