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회가 새롭군요.. 취고기란 사이트를 알게되고 여러 분들의 성공스토리를 읽으며.. 과연 나에게도 저런날이 올까 많이 생각하고 부러워도 하며, 나도 성공해서 이런글을 남기는 상상만 했었는데.. 제가 이런 글을 쓰게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제가 이 글을 쓰는 목적은 잘난척을 하기 위함도 아니고, 자랑을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다만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하신 분들과 예전 저랑 비슷한 상황에서 고민을 하시는분, 자신감이 부족하신분들을 위해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기 위함입니다.
저 역시 제가 이렇게 좋은곳에 취업하리라 생각을 하지 못했으니까요..
초등학교땐 어머니 장사가 잘 되었고, 돈에 대한 개념이 부족해서 남들과 다르지 않게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중학교때부터 많이 어려웠습니다. 고등학교땐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빚은 늘어만 가고 생활은 어머니 수입으로만 버텨왔죠.
04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에 4년제 대학에 입학했지만.. 2학기 등록금 문제로 군대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실은 엄마가 돈없다.. 군대가라...ㅜㅜ) 전역할때가 다가오니 깝깝해 오더군요.. 진학이냐~ 취업이냐~
전역 후 4개월 가량 집에서 놀았습니다. 대학교는 마음속에서 접었고, 취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노는거에 익숙해 지더군요..
항상 머리는 복잡하고 바쁘게 움직이며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발가락은 컴퓨터 전원을 누르며, 손엔 TV리모컨이 들려져 있더군요. 항상 가슴은 답답함을 느끼고.. 아마 놀아보신 분들은 다 이런 생활 해보셨을거에요.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타지 생산직에 취업했습니다.. 삼성 1차 협력업체였는데 그 지역에선 나름 꽤 유명한 회사더군요. 2조 2교대 1주씩 주,야 교대였습니다. 한달에 쉬는날이라곤 교대하는 반나절.. 그나마 그것도 20시간 막교대 할때가 태반이었구요. 전 빨리 돈을 모아서 다시 학교에 갈 생각으로 주간근무때는 3시간 잔업을 더 해서 190만원 정도 나왔어요. 최저임금 받고 일했는데.. 그때당시 3100원이었나.. 근무강도는 힘든편.. 조회시간, 근무시간 도중 팀장과 조장의 사원들을 향한 육두문자 남발.. 개님 소님 다나오고.. 무식하단 표현이 딱 어울리는 인간들..
그렇게 바쁜회사도 휘청 하더군요. 무급 강제휴가가 나오고 오전 9시에 출근해서 오전10시에 퇴근할때도 있었습니다. 30대 초반의 형들과 중반의 형들.. 결혼해서 애기까지 있는 형들.. 짤릴까봐 전전긍긍 하더군요.. 2조 2교대 근무에 월급 80~90만.. 여자들은 70~80만.. 급기야 제가 일하던 공정은 없어졌고, 저는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때 당시 23살
이곳에 일을하며 느낀건..남자건 여자건 나이를 먹어도 철이 없고 참 대책없이 산다는것, 미래에 대한 준비는 전혀 없고, 멀리 계획을 두고 길게 보며 살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그들과 마찬가지로 물들어 가고 있었구요.
아웃소싱 업체만 기웃거리며 하루, 3일, 일주일, 3주 일하다 그만두고, 일하다 그만두고,, 군대 전역 후와 마찬가지고 놀다보니 놀고만 싶어지는.. 그래서 다시 집으로 내려와 현대자동차 1차협력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사는곳의 어른들은 현대자동차를 기준으로 회사를 결정합니다.. 현대 직영은 말할것도 없이 1차 협력업체만 들어가도 먹고 살 걱정은 없다고들 말합니다. 제가 들어간곳 역시 못들어가서 안달이라고들 말했죠.
현대 생산계획에 맞춰 우리쪽 제품 수량을 정해 납품차에 실어주는 일을 했습니다. 한달에 주간근무 3주에 야간근무 1주를 했습니다. 기본 12시간 근무에 주간엔 마치는 시간이 따로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 이유는 납품해야할 제품이 오늘 야간에 들어온다고 하면 밤을새서 기다렸다가 납품차에 실어주고 퇴근을 해야 했습니다. 항상 이런식.. 근무강도는 많이 힘든편..
08시 30분에 출근해서 기본 15시간, 18시간 일을 하며 이틀밤을 샌적도 있었고, 이렇게 일을하니 220만원 정도 나오더군요.. 역시 최저임금
10년차 조장이 저보다 월급 적게 나왔습니다. 12시간 근무하고 퇴근하기 때문.. 10년차인데 신입인 저와 시급차가 겨우 몇백원..
이곳 사람들 역시 전에 다녔던 회사 사람들과 다를 바 없더군요.. 오늘만 보고 사는 사람들.. 퇴근후엔 술먹고 월급타면 주점
세계적인 경제악화가 오며 이회사 역시 전에회사처럼 어려워 지더군요.. 현대자동차는 수시로 파업에.. 같이 일하는 30대 초반에서 중반, 후반의 가정이 있는 형님들은 짤릴까봐 눈치밥, 할 일이 없어도 하는척
분유값, 기저귀 걱정, 유치원비, 학원비 걱정, 부모님 용돈걱정, 카드값 걱정,, 그러면서 손에는 마이크 반대손은 아가씨 가슴에
일을 하며 많은 생각과 고민을 했죠. 나이는 어느덧 중반이 되었고, 저 형들처럼 살기는 싫고.. 그러던중 취고기를 알게 되었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최고인줄로만 알던 제가 석유 화학업계라는 신세계를 보았습니다.+_+ 반도체, 전자계열에 비해 나이를 크게 따지지 않으며,, 근무 강도에 비해 연봉이 높고, 안정적이더군요..
거기의 최고봉은 정유회사
일을 하며 전문대 화공과에 09년도 신입생으로 수시모집 지원을 하였고 합격 통보가 오더군요.. 휴학중이던 4년제는 자퇴서를 내고 예치금을 입금하며 학자금을 대출받기전까지 오랜 기간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2월 말 회사를 그만두고 그해 3월, 스물다섯 적지 않은 나이에 입학하여 또 고민고민고민고민고민고민..
어린 친구들 속에서 잘 해낼수 있을까.. 과연 내가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을까.. 학창시절때도 하지 않던 공부를 지금시작해서 따라갈 수 있을까.. 전공은 잘 선택한 것일까..
최종목표는 정유회사였지만 꿈이라 생각했고, 실질적인 목표는 울산 석유화학공단 내에 아무기업이나 취업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감 부족이었죠
대한유화 정도만 들어가도 대박이다란 생각..
막상 입학해 보니 제 나이가 딱 중간이더군요.. 학교에서 많은 정보들을 듣고 과 하나는 정말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나름)열심히 했습니다. 공부 잘할 것 같고 수업시간 열심히 하며 대답 잘하는사람들과 친해졌고, 매일 저녁늦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등록금은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용돈은 일을 하며 모아둔것을 아껴 썼습니다. 중고차를 한대 사서 1시간 거리의 학교를 매일 통학을 하며 공부를 했고, 시간이 지나며 통장 잔고는 바닥을 드러내고ㅠㅠ 2학년때 부턴 주말에 노가다를 하며 한주 한주를 이어 나갔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학점도 괜찮게 받고 자격증도 땄습니다. 그러던중 찾아온 위기~!! 목표였던 S-OIL 추천장을 받지 못하고 좌절감에 빠져 생활했고(이때 생각하면 아직도 안구가 촉촉해지는..ㅡㅜ) 먼저 취업하는 동기들을 보니 마음이 불안해져 왔습니다. 자신감은 점점 사라져가고, 이러다 빚만늘고 죽도 밥도 안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올해 정말 많은 회사들의 채용이 있었는데.. 저의 욕심과 자존심으로 계속 기다렸습니다.
그러던중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원하게 된 '동서석유화학' 하지만 면접에서 개발리고(ㄴ ㅣㅁ ㅣ..) 자신감은 땅을파고 들어가고..
면접은 경험이란걸 뒤 늦게 깨닫고(매우 중요!!) 닥치는 대로 지원.. 운이 좋게 많은 기업의 채용소식
대한유화, 이수화학, 무림P&P, GS칼텍스, 드디어 받는 S-OIL 추천장까지~!!
속속히 들려오는 서류합격문자&시험합격문자 + 면접보러 오라는 전화~!! 여기저기 다붙으니 벨없는 자신감은 다시 쾌속상승~!
무림P&P면접에서 또 개발리고 '난 면접은 안되는구나'라는 좌절감에 빠져 지내던중.. 듣게되는 GS칼텍스 1차면접 합격통보.. 실추되었던 자존심과 자신감 급 회복.. 이어서 대한유화 최종합격 소식에 자신감은 하늘로 승천
이후 무림P&P에서 지금도 올생각 있느냐? 란 전화를 가차없이 짓밟아 주며 자존심까지 회복~!!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약 2년전만해도 내세울것 하나 없던 그냥 공돌이었던 제가 쟁쟁한 회사들을 두고 어디갈까? 고민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대한유화 직업훈련원 입소날은 12월 1일 GS칼텍스 최종면접은 11월 30일.. 운까지도 따라줬습니다.
대한유화에 다니는 도중 최종발표 합격통지를 받았고, 일말의 고민도 없이 그만둔다 하였고, 대한유화 과장님도 잘되어서 나가는거니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13일 첫 출근입니다. S-OIL은 현재 인/적성 시험 발표를 앞두고 있구요..
S-OIL이 집에서 가깝긴 하지만.. 10년 20년 후를 생각해서 비전이 있는 GS칼텍스를 선택할겁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상위 41%입니다.
군대에서 딴 정보처리기능사와 깨끗한 출결사항을 빼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대학성적 4.28/4.5
자격증: 정보처리기능사, 위험물산업기사, 보일러취급기능사, (가스산업기사 필기, GS칼텍스 자소서때문에 실기시험 포기 ㅡㅡ;)
토익: 235 (물론 이력서엔 적지 않았습니다..ㅎㅎ)
스펙이 다가 아니더군요.. 건전한 사상과 자신감에 노력이 더해진다면 대기업.. 못들어가는 것만은 아닙니다.
저같은놈도 GS칼텍스 들어가네요.. 늦었다고 생각마시고 도전해 보세요.. 그때가 적기입니다.
지금 당장의 몇년을 보지 마시고, 10년, 20년후를 생각해 보시면 답이 나올거 같네요..
예전에 읽은 '마시멜로이야기'라는 책이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집까지 담보잡혀있는 어려운 상황에 학교 진학을 하며, 지금 당장 어머니께 죄송스런 마음은 대기업 취업으로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어머니 역시 저를 믿어 주셨고..
이번달 어머니 폰 요금 좀 많이 나올것 같네요..^^ 어찌나 자랑을 하시는지.. 제가 쑥스러울 정도입니다. 그 얘기를 듣는 사람들은 어머니를 욕할지 몰라도.. 전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네요. 어머니께 처음으로 효도한것 같아 뿌듯합니다.
자식이 잘되는게 가장 큰 효도인것 같습니다.
저 정말 보잘것 없었고, 지금 현재도 잘난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충만한 자신감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념할점은..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해야 됩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세월이 흘러 박봉받으며 마누라 등쌀에 처갓집눈치.. 자식새끼 원망 들으며, 그때 내가 왜 그런선택을 했을까 후회해 봐야 되돌릴 수 없습니다.
아무리 빠른 후회도 이미 늦은거죠..
머리로 생각만 마시고, 생각한 것을 몸으로 실천하셔야 합니다. 진학이든 취업이든 이직이든..
일상에 익숙해지면 나태해지기 마련이죠.. 운동도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최고기 회원을 넘어 대한민국 모든 분들의 앞날에 햇빛이 창창하길 기원하며~!! 모두들 파이팅!!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열심히 노력하시니 정말 좋은 결과가 오는군요.
어머니께 효도 한번 제대로 하셨네요~
멋져요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 웃고삽시다님께서 열심히 하셨기에 운도 따라준것 같네요.
일단 취업하셨다니 축하드리지만...
모두들 감사합니다~^^
멋지시네요. 어머님께서 웃으시는거 보시니까 맨날 웃음이 나오시겠어요~ 축하드려요
글이 짧게 느껴질정도로 훈훈하네요. 멋집니다~^^
필기시험은 어떻케 공부하셨나여....???? 궁금합니다....
산업기사 필기는 과년도만 보시면 거의 합격하구요.. GS필기 시험은 따로 공부한거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붙은거 보면 인성이 가장 중요하단 얘기
글 잘 읽었습니다. 부족함을 느끼고 열심히 생활한 결과인것 같네요.
추가로 성공담이라는 게시판을 만들어서 우리 회원님들이 한눈에 볼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오늘 S-OIL 시험도 합격했네요.. 아쉽게도 면접날은 15일.. 면접보면 붙을것 같은 자신도 있네요. S-OIL은 집에서 한시간거리, GS칼텍스는 4시간..
그래도 GS칼텍스 갈 것 같습니다.. 미래를 봐야죵.. 멀긴 하지만 ㅠ_ㅠ
누군지 알거같네요 ㅋㅋ 대한유화 직훈 2번....이셨던가....그랫던거같은데...ㅎㅎ 여튼 축하드려요 ㅎㅎㅎ
정말 대단 합니다. 축하드립니다. ^^
그정도면 스팩 좋은건데요 뭘.
마시멜로 이야기..저도 많은걸 뉘우치게끔 해준 책이죠. 확 바뀌진 않았지만 제 생각과 행동이 조금씩 바뀌게 해준책이기도하구요. 근데 정말 멋지시네요. 축하드립니다.
우와 대박이에요. 존경스럽고 많은 노력 하셨다는게 보이네요
진심으로 축하한다!!역시..화공과는 잘될놈들 사연 많은 놈들 뿐이었네..여수 가서도 지금과 같은 꺾이지 않는 모습으로 열심히하길!! 아아.. 그리고 무림 짓밟지 마라! 디진다!! ㅡㅡ^ ㅋㅋㅋ 축하헌다~~~~!!!
헐..ㅋ 죄송합니다 행님!!
이렇게 긴글은 첨읽어보는데 잘읽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글 잘읽었네요~~^^ 저도 예전에 업체에서5년정도 생활하다가 님처럼 생각하며 4시간씩 자면서 자격증 취득해서 화학회사 이직했답니다..님 마음 잘알죠~~^^ 정말 축하드려요~
축하드려요^^
저하고 비슷한 날을 보냈네요 ㅋㅋ 제가 나이는 더 어리지만,,저도 계속 도전중이고,,진짜 이번 해에는 좋은 결과 있었으면 해요.ㅠ,ㅠ 님 축하드립니다.~~
경주이노무시키
야~눈물나네요. ㅠ_ㅠ 일상에 익숙해지면 나태해지기마련!! 공감합니다. 화이팅~!
아..진짜 멋진 삶을 산거같네..부럽다..만 생각하지말고 나도 ㄱㄱ~~
곡선 있는 인생스토리 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