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크랩 게 찌게를 먹으며 별 생각을 다 한다
2024년
"벌써 왔어? 더 놀다 와도 되는데...
우와~ 이게 뭐야! 게 아니야, 게? 아이고. 다 살아있네. 오늘 무슨 날이야?"
일요일 교회 부흥회 인가 뭔가를 마치고 오후 2시경에 집에 들어 온 아내를 반기며 나는 놀랐다. 내가 너무나도 게 찌게를 좋아하지만 이 넘의 넓은 캐나다 땅 중간에 정말 바다 같은 다시 ㅎㅎ 한번 더 말한다. 정말 바다 같은 호수만 끼고 있는 토론토에서는 늘 껄떡거리기만 했지 자주 먹어보지 못한 게 찌게용 게를 사오다니 ㅋㅎㅎ 이게 뭔 일이여~
10마리 모두가 살아있었다. 맑고 누른 깨끗한 종이 봉지에 담아 가져왔기에 살아 싱싱하였다.
"할배! 그렇게 침흘리지 말고 지금 잡어소. 게찌게 맛있게 끓여 줄테니."
"하이고마. 이게 왠 횡재여~ 걱정하지 마라. 푸주깐 망나니 아니지. 백정? 아니지. 넘어가고 하여튼 잘 칼질 해 놓을테니 맛있게 잘 해주소. 오케바리! 오케이~ 오랫만에 살생 춤 한번 춥시다."
"손 안치게 잘 하소. 이태리인가 그 쪽에서 온 아주 좋은 넘들이랍디다. Fresh Co에서 쎄일하기에 얼른 좋은 것로 샀니더."
말이 충청도 경상도로 왔다 갔다 한다. 뭐 그게 지금 대수여~ 근데, 요 할매. 쎄일하니까 샀구먼(이건 내 속으로 말이다 ㅎㅎㅎ).
"잘했니더. 쎄일이든 네일이든 나는 맴이 댓낄이요~"
뚜껑이 손바닥 만하고 다리 등 주변에는 푸른 빛이 돌았다. 전에 뉴스에 나왔던 주인공 그 넘들이다. 이태리 어느 항구에서는, 베네토(Veneto)에서 326톤, 필라(Pila)에서 29톤, 스카도바리(Scardovari)에서 84톤의 Blue Crap을 고급 생선을 기르는, 양식장이 있는 항구 가까이에서 포획하였고 그 것들을 폐기 처분하였단다. 그 넘 크렙들이 비싼 어종들을 잡아 먹어버리고, 이테리의 아직 그들은 블루 크랩을 먹을 줄 모른단다. 하여튼 그 넘들이 이 넘들이다 ㅎㅎㅎ.
중국 짱깨 상술은 돈이 되는 곳 어디에서든 전을 펼치니까. 프레시 코 마켓도 토론토에 있는 상류층 용 중국 고급 마켓이다. 모든 게 있고 대체로 싱싱하다. 믿는 것은 그래도... 나는 65 점 준다. 찾기 좀 힘든 곳에 있고 주로 Order & Delivery로 영업한다. 그런데 할매가 어떻게 찾아가서 샀는지 억수로 긍금하지만 넘어간다~
마지막 해체
당연히 살생은 내 몫이다. 이 넘들은 한국의 꽃게와는 다르다. 껍질이 더 딱딱하고 솟은 바늘 침도 강하다. 산 넘들이라서 인지 딱지를 떼어 내는데 힘을 많이 써게 된다. 한국 꽃게의 160% 단단하게 붙어 있었다. 그러나 딱지를 떼고 난 속은 노랗게 먹음직 스럽게 꽉 찼다. 마음 비우고 발버둥치는 게의 다리 끝 부분을 가위로 다 잘랐다. 그 전에 눈과 입이 있는 부분을 먼저 떼어냈다. 내 딴은 고통을 빨리 끝내주려고. 기가 막힌다. 이게 잔혹한 갑질이리라. 그냥 재끼장 넘기자.
잠시 후 보글 보글 끓는 게 찌게~ 우리 손녀 크로이가 옆에 있었으면 "할무이는 빨리 요리 TV에 나가야 돼!" 하며 좋아했을텐데.
그런데... 둘째와 아내는 원래 안 좋아한다. 바닷가에서 자라지 않았거든. 그러면... 뭐야~ 다 내 차지 아닌다 ㅇㅎㅎㅎ. 둘째는 겨우 국물만 그나마 맛있다고 먹고 아내는 내가 골라 준 빨간 알만 맛있다고 먹었다. 나는 거의 다 먹는다. 껍질도 아깝다고 빨아 먹었다. 아는 사람은 알거다 ㅎㅎㅎ.
그리고 냄비에 아직 6번이나 먹을 수 있는 양이 있기에 얼른 들어다 냉장고에 넣었다. 이번 주는 먹을 수 있다. 국물은 또 얼마나 맛있는지. 아내는 원래 음식 솜씨가 아주 좋다. 그건 내가 인정한다(너무 속 보이나?). 그래도 아~ 이 먹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행복.
죽변 꽃게
어릴 때도 바다물 속 모래밭에서 불게든 꽃게든 게라는 이름이 붙은 물건을 잡아 오면, 진짜 내 할매(나의 할머니)는 무조건 맛있게 끓여 주었다. 그때는 바닷가 이름만 붙은 것들은 다 먹었다. 다른 먹을 것은 없었거든. 그때 우리 집은 바닷가 촌 동네에서 꽤 여유있게 살았는데도...
아내는 일주일 동안 저녁 반찬 걱정없다고 말하며 싱긋 웃는다. 아~ 저 갑질.
아내는 매일 인터넷에서 쎄일 광고를 훝는다. 여긴 돈 있고 없고 떠나서 쎄일을 찾아야 한단다. 어제 아보카도 6개 8불이 내일이면 똑 같은 것이 2.50이고 2틀 후면 다시 6~7불로 올라간다.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뭐든 쎄일한다. 정상적으로 장 보는 사람은 좀 멍청하든가 가정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이란다. 아내는 기억력이 아직 뛰어나다. 대학입학 할 때 100이면 지금은 거의 92%이다. 내가 20이면 100이다. 나도 100일 때가 있었다. 지금은 못 당한다. 말이 다른 곳으로 간다. 넘어가자.
지금 곧 아내가 SUV를 타고 와서 기다리는 Agincort 역에 도착한다. 오늘 저녁도 블루 크랩 게 찌게이다. 저거는 오후에 해 놓은 돼지고기 뽁음(제육뽁음)을 먹는단다. ㅎㅎㅎ 게 찌게. 그 맛을???
월요일에 시작한 글이 이제 끝났다. 할 말은 많은데... 다음에는 기억력이 사라져 아무것도 못한다.
있을 때 잘 되어야 하는데...
메롱~
첫댓글 블루 크랩 게찌게도 맛있고, 간장게장이 더 좋을 것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