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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강희이야기
퍼억.
나가떨어진 건 내가 아닌 예원이었다. 예원이가 여긴 왜...
"예원아!"
상현오빠도 당황했다. 겨우 한대 맞았는데 예원이는 많이 아픈가보다.
"예원아, 괜찮아?"
상현오빠가 물었다. 오빠는 당황해서 안절부절못했다. 이 오빠 날 때리려고 했다. 주먹이 쥐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괜...찮...아..."
바보... 이 바보야....
"강희 때리지마... 오빠... 내 친구란 말야..."
상현오빠는 어쩔 줄 몰라했다.
"왜 끼어들어, 그러게."
"오빠가 내 친구 때리잖아...."
오빠가 나를 보았다.
"씨발."
오빠는 예원이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안 하고 가버렸다. 예원이를 벽에 기대고 앉히어 오빠를 따라가 앞을 가로막았다.
"미안하다고 사과 안 합니까?"
"일부러 때린 건 아닌데."
"그래도 사과는 하셔야죠. 고의가 아니니 더더욱."
"닥쳐. 내가 죽이고 싶은 건 너니까."
"날 죽이든 말든 예원이한테 사과는 하시죠?"
"지랄하네, 병신. 가서 또 고질러 봐라."
가려는 상현오빠. 오빠 앞을 가로막았다.
"사과하시라고요."
"꺼져."
"사. 과. 하. 시. 라. 고."
열받았다. 이 오빠 정말 사람 열받게 한다. 오빠 좋은 모습을 볼 수는 없는건가? 이런 거지 같은 것들만 봐야해? 실망만 해야해? 오빠랑 어긋나야 하는 거야?
"사과하라고! 개자식아!"
한대 밖에 맞지 않아 다행이지만 무지하게 열받았다. 오빠에게 주먹을 날렸다. 연속으로 주먹을 날리고 발로 오빠를 까버렸다. 나 정말 이러고 싶지 않은데... 오빠에게도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나도 오빠의 좋은 모습만 보고 싶은데... 안되는 거야? 우린 이어질 수 없어? 애들이 뭐라든 난 오빠를 좋아하고 싶은데... 안돼?
"신예원, 미안하다."
이렇게 말하고는 가버리는 오빠. 뒤통수를 갈기려다 참았다.
"바보야, 어디서 툭 튀어나와서 맞고 있어."
"교무실 갔다가... 헷."
신예원, 이 바보 멍청이. 그래도 한대로 끝난 게 다행이다. 오빠도 날 때리려 했다가 예원이가 끼어드니까 당황해서 그만둔 거 같다. 솔직히 다른 애였다면 빈정거리며 더 때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빠가 신처럼 떠받드는 정원언니 동생이라 한대로 끝난 거다. 언니가 무섭긴 한가보다.
양호실을 핑계로 예원이와 수업을 띵겼다. 예원인 국어이고, 난 수학이었다. 우리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나는 예원이와 떨어져 담배를 피웠다. 예원이가 예쁘게 웃었다.
"미안하다."
"괜찮아. 친구끼리 미안하긴 뭘."
친구라는 이유로 나 대신 맞아주고... 미안해서 어째.
"내가 2배로 갚아줄게."
"아냐... 상현오빠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원래 날 때리려고 하던 거였어. 니가 맞았을 뿐 일부러 그런 거였고. 속도 좋다, 너는.
"그런 용기로 문희주랑 맞서보는 건 어때?"
네가 용기가 없는 게 아니었어. 숨기고 있있던 것 뿐.
"주원이랑도 맞서보고."
너의 잠자고 있는 숨겨진 능력을 발휘해봐. 너도 정원언니나 경원언니 같은 성격이 있을 거야. 아줌마의 피를 물려 받았는데 없지는 않겠지.
"아냐..."
아니긴 뭐가 아니야. 내 말이 맞지. 백 퍼센트.
"괜찮아. 맞서긴 뭘. 용사도 아니구."
애들이 만만하게 보니까 그런거지, 바보야. 착한 건 좋은데 답답하네.
"상현오빠도 속으론 미안해 할 거야."
예원이도 상현오빠 좋아하나? 아니겠지. 예원이가 오빠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
"오빠도 열받아서 그런 거지..."
이미 쓰레기 같은 모습 다 봤는데 뭘. 예원이가 은근히 상현오빠를 거들어주는게 수상하다. 아무래도 예원이가 오빠에ㅔㄱ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설마... 아닐거다. 그치...?
"예원이는 좋아하는 사람 없어?"
이런, 물어보고야 말앗네. 예원이가 웃었다.
"강희랑 슬아랑 희진이."
여자들 말고. 그건 당연한 거고.
""당연한 걸 뭘 답해. 남자 말이야, 남자."
"은샘 오빠랑 희원오빠?"
양다리? 2명을 좋아한다고? 쿡. 순진하긴.
"친한 그런 거 말고. 이성으로."
"이성? 없어~"
그때 언니가 호감가는 애 없냐고 물었었는데 있다는 뜻 아닌가?
"언니가 호감가는 애 없냐고 물었었잖아."
예원이가 잠시 생각하더니만 웃으면서 말한다.
"없어~"
있어도 상관은 없다. 상현 오빠만 아니라면.
"강희는... 상현오빠 좋아해, 아직도?"
되묻는다, 예원이가. 그러곤 내 눈치를 살핀다.
"글쎄...."
"많이 힘들 것 같아서..."
이미 못 볼 거 다 봤는데... 예원아, 아니지 그냥 내 생각해서 그러는 거지?
"애들도 반대하는데... 그냥 다른 애 사귀는 게 나을 거 같아."
"다른 애 누구?"
다른 애가 있나?
"음... 은휼이? 아님 동하? 성현이?"
"걔네가 남자냐."
남자였던가... 특히 은휼이와 성현이가? 남자를 가장한 여자가 아니고?
<작가의 말>
드디어 올렸습니다 ㅠㅠ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ㅠㅠ
읽어주신분들, 댓글 남겨주신 두분, 기다려주신분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첫댓글 강희가 동급생은 남자취급을 안하네요ㅎㅎ 혹시 예원이도 상현이를 좋아하는건 아닌지 모르겟네요
즐감해요
친구는 친구죠. 이성이 아니라. ㅋㅋ
예원이가 상현이한테? 얼~
게다가 강희를 지키고자 한 용기는 정말 강희 표현대로네요.
웹툰에서 봤던 대사가 떠오르는 장면이었어요.
"용기가 없는게 아니라, 필요한 용기의 양이 다른 거다. 대신, 그 한 발을 딛을 때, 넌 누구보다 큰 용기를 낸 것일거다."
예원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