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진상규명 염원 천주교 선언 발표
주교 16명 등 13만여 명 참여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13만 936인 천주교 선언이 발표됐다.
이번 천주교 선언은 지난 9월 발족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단체들이 함께 하는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천주교 연석회의’(이하 천주교 연석회의)가 발족된 후, 9월 말부터 3주간 각 수도회와 각 교구 본당 등에서 서명운동을 펼친 결과다.
연석회의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전국 15개 교구 정평위,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등이 참여했다.
또 이번 천주교 선언에는 윤공희, 최창무,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해 강우일, 유흥식, 이기헌, 이병호, 이용훈, 권혁주, 최기산 주교 등 주교 16명과 박현동 아빠스도 참여했다. 서울대교구는 염수정 추기경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사회사목 담당 교구장대리인 유경촌 보좌주교가 참여했다.
참여자를 나눠보면, 교구 소속 사제가 1936명이고 평신도는 12만 3081명이며, 남자 수도자가 615명, 여자 수도자가 5304명이다. 한국교회에는 '2013 한국 천주교회 통계'를 기준으로 주교가 29명, 교구 사제가 3995명, 남자 수도자가 1564명, 그리고 여자 수도자가 1만 173명이 있으므로,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의 대략 절반이 서명에 참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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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세월호 가족들에게 서명을 전달하고 있다.ⓒ정현진 기자 |
광화문에서 열린 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장동훈 신부는 서명 운동이 “세월호 참사를 잊는 것이 맞는가”라는 신앙적 질문에서 서명운동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언은 잊지 않기 위해서 서로 격려하고 함께 걸어가자는 의미이며, 유가족을 위로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간절한 기도, 새로운 국가 공동체와 무너진 사회 재건, 참된 사회로 거듭나는 여정에 한국 천주교가 함께 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평신도 대표로 발언에 나선 권오광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연합 대표는 세월호 참사를 잊어야 한다는 입장이 점점 퍼져가는 상황에서 13만 명이 서명에 나섰다는 것은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이미 우리는 교황의 말과 행동에서 사회복음화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받았다면서, 안위에 갇힌 교회보다 거리에서 상처받는 교회로서, 복음의 가치를 가지고 세월호 유족들과 함께 진상규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연대발언에 나선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박래군 공동위원장은 “소위 4.16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된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진실을 묻으려는 거대한 권력에 맞서 유가족 뿐만이 아닌, 온 국민이 나서 함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 국민대책위는 앞으로 교회가 보여 준 모범을 전하고 범국민적 힘을 모으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승구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신부는 구약의 예언은 하느님을 잊은 백성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우리가 세월호를 잊는다면 우리 역시 우리에게 닥쳐온 재난으로 모든 것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에는 유가족들도 참석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김성실 부위원장은 “사랑하는 이들을 잃었지만, 더 사랑할 수 있는 이들을 보내 준 하느님께 감사한다. 하느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하면서 우리의 뜻에 함께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세월호 가족들을 위로하고 함께 할 것을 선언해 준 가톨릭교회에 감사한다고 했다.
“오늘 교회는 강도당한 이를 외면한 사제와 여정을 멈추고 상처를 싸매주던 사마리아인 사이, 위선적 거룩함과 신실한 이웃됨 사이의 갈림길에서 ‘눈을 뜨고(마태 10,33), 변두리 사람을 초대하고(루카 19,4), 피 흘리는 이들의 이웃(루카 10,36), 그들의 ’야전 병원‘ 되기를 다시 한 번 다짐하려 한다.”
기자회견 말미에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천주교 선언문’이 발표됐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catholicnews.co.kr%2Fnews%2Fphoto%2F201411%2F13519_31470_4239.jpg) |
▲세월호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선언에 참여한 시민.ⓒ정현진 기자 |
선언문에서 참가자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은 유족들이 흘린 눈물의 값진 열매이며 여기서 멈출 수 없는 법”이라고 천명하면서, “세월호 참사로 열린 심연은 단지 유족들의 운명을 뒤바꾼 사고이기 이전에 이 사회의 내일을 위한 이정표, 믿는 이들에게는 참된 교회로 가는 사건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기억의 연대에 끝까지 함께 하기를 요청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10월 30일 추계 총회 담화문)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할 것”이라면서, “희생자 가족의 아픔에 끝까지 동행하며, 진실을 은폐하려는 모든 권력에 함께 저항할 것, 온 교회 차원에서 매일 4시 각자의 자리에서 이 고통에 함께 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할 것, 12월부터 304일 간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매일 미사 봉헌, 참사에 대한 백서 발간과 보편 교회와의 국제 연대를 통해 진실을 알릴 것” 등을 다짐했다.
* 제휴매체인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10일 자에 실린글 입니다
첫댓글 교황성하께서 김영호님의 손을 두손으로
감싸주시던 모습이 되살아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