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펄프’라는 회사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우리가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화장지나 학생들의 교과서를 만드는 쓰이는 종이를 생산하는 회사입니다. 우리나라 종이 생산량이 업계 2위이고 연간 매출액이 1,000억에 이르는 제법 큰 회사입니다. 그 회사의 회장은 ‘전재준’이라는 분입니다. 전재준 회장이 지난 2003년에 안양에 있던 공장부지 약 4,800여평(시가 300억원)을 안양시에 무상으로 기증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땅 36만평(시가 약 50억원)을 성균관대학교에 기증을 했습니다. 안양시에 기증한 땅은 안양시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해 있어서 아파트나 다른 건물을 짓는다면 몇 백억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금싸라기 땅입니다. 그런데 그 땅을 가족회의를 거쳐 시에 기증한 것입니다.
전재준 회장은 개성 출신입니다. 가정이 너무 어려워서 중학교를 졸업하고는 잠화점과 문방구 점원으로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해인 1949년 서울로 올라와서 종이장사를 시작했고, 1961년 안양역 근처에다 종이제조 회사를 설립해서 오늘날과 같이 크게 성공을 했습니다. 전재준 회장이 300억대의 땅을 기증하면서 한 말이 너무도 감동적입니다. “42년 전에 한적했던 이 곳에 공장을 세웠고, 공장을 운영하면서 먼지나 소음으로 주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줬습니다.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가 이만큼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주민들에게 그 빚을 값을 때가 된 것이라 생각하고 땅을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세 아들과 딸에게는 집 한 채 정도씩만 물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재산은 모두 사회에 환원을 했습니다. 300억원에 달하는 땅을 무상으로 기증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머리에 떠오릅니까? ‘땅값만 300억인데, 그 위에다 아파트나 큰 건물을 세우면 얼마나 많은 돈을 벌 수 있을까? 참 아깝다.’ 그런 생각이 듭니까? 아니면 ‘참 훌륭하고 멋있는 분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까? 전재준 회장이 300억의 땅을 가증할 때가 더 행복했겠습니까? 아니면 그 위에다 아파트나 큰 건물을 지어 더 큰 돈을 벌 때가 행복하겠습니까? 300억대의 땅을 기증하고서 얼마나 행복해 했을까 짐작이 갑니다. 그 때의 행복은 아마 300억의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큰 기쁨이요 행복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