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작을수록 허파 깊숙히 침투하고 오래 남는다
서울 등 수도권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날 서울 종로 일대의 모습이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크기가 작아 인체에 더 잘 침투할 가능성이 큰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가 폐를 넘어 다른 장기까지도 이동하고 오랜 기간 남아있는 것으로 쥐 실험에서 확인됐다. 특히 크기가 0.1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이하인 나노미세먼지는 장기로 퍼지는 속도도 빨랐고 몸속에 4주 이상 남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내에 주입해 관찰할 수 있는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만들고 주입한 입자들의 분포 패턴을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10㎛ 이하인 대기 오염물질이다. 공기 중 미세먼지를 마시면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다양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크기가 2.5㎛ 이하로 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초미세먼지나 나노미세먼지는 인체에 더욱 깊숙이 침투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작은 입자가 인체에 어떻게 침투해 퍼져나가고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
생체 내에 주입된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가 폐를 통해 들어간 후 퍼져나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형광으로 볼 수 있는 초미세먼지와 나노미세먼지 모델물질을 제작해 쥐의 기관지로 몸 속에 주입했다. 미세먼지는 체내에서 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생체 내에서 잘 분해되지 않는 안정적인 입자 물질을 활용했다. 크기는 미세먼지와 같으면서 형태는 동그란 물질이다. 이 입자를 주입한 후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에 쌓인 미세먼지 양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나노미세입자가 초미세입자보다 빠르게 퍼지면서도 오래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자가 폐에 머물러 있는 양을 관찰해보니 나노미세입자는 초미세입자보다 빠르게 줄어들었다. 일부는 폐세포 깊숙이 침투해 혈관을 따라 간과 신장 등 다른 장기로 이동했다. 나노미세입자가 다른 장기로 퍼지는 데 걸리는 기간은 이틀 안에도 가능했다. 이물질을 먹는 면역세포 내에도 나노미세입자가 4주 후까지도 남아 있었다. 그 숫자는 초미세입자보다 8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형광 미세먼지 입자 모델물질을 쥐에게 주입한 이후 폐포 속에서 다른 장기로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관찰했다.
실제 일상에서 접하는 미세먼지는 실험에 쓰인 입자와 달리 형태를 특정할 수 없고 흡착할 수 있어 인체에 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팀은 모델물질을 만들어 활용하면 미세먼지가 생체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면서 저감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 중에서도 더 크기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우리 인체기관에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라며 “향후 다양한 특성을 갖는 모델물질을 만들어 생체분포패턴에 대한 정보를 라이브러리로 구축할 수 있다면 지역이나 환경 특성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 12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나노바이오테크놀러지’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