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운동을 나가다보니 1층집이 이사를 하고 있었다. 포장이사를 해서인지 집주인들은 보이지도 않고 이삿짐센터 직원들만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야말로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놀랍기만 하다.
영구임대에 거주하는 사람이 이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전에는 임대료가 밀려서 강제로 퇴거를 당하는 주민들이 꽤 됐었다. 하지만 주거복지의 혜택 덕분에 임대료때문에 강제퇴거자는 발생치 않는다. 그러다 보니 1천여 세대가 거주하는 단지에서 이삿짐 보기가 쉽지 않다. 주로 연세때문에 요양원 입소로 이사를 하거나 별세로 이사를 하는 경우가 90%이다.
아주 드물게 10%는 자기집을 구입해 이사를 하게 된다. 사실 영구임대 아파트는 거주조건이 최적은 아니더라도 매우 긍정적이다. 부담없는 거주가 가능하다. 나 역시 20여년전 지금의 임대아파트 예비입주자로 선정돼 앞선 입주자가 3년살다가 나간집을 배정받아 지금까지 살고있다. 선교지에 있으면서도 매월 임대료와 관리비를 지불하며 집을 유지했던 이유는 노후를 대비해서 였다.
전에는 월 15만원의 임대료와 그정도의 관리비 포함해 30여만원을 부담했으니 결코 적은 비용은 아니다. 다행히 아들이 오랫동안 거주를 했으니 아까울 것도 없다. 지금은 임대보증금을 높이고 임대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전환해 월 7만원 이하와 관리비 포함 20여만원에 주거비를 해결하고 있다. 이보다 더 가성비 좋은 주거환경도 없을 것이다. 지역난방을 이용하니 난방비 또한 매우 저렴하다.
아내는 그 집이 이사한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어린아이처럼 기뻐한다. 저렇게 좋아할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만큼 그들에 대한 한이 많기 때문이다. 아내가 자가용처럼 애용하는 전동스쿠터를 걸핏하면 괴롭혔기 때문이다. 한달전에도 뒷바퀴 바람을 빼놓아 아내가 모르고 타고 다니는 바람에 튜브가 망가져 5만원이나 지출해야 했었다. 그나마도 수리를 모두 거부하다보니 멀리 4킬로나 끌고가야 했다. 한달 후 이사할 사람이 왜 그런 심술을 부렸는지 궁금하다.
만일 내가 이사간다면 나의 이웃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정말이지 궁금한 과제라 생각하게 된다. 같은 통로를 사용하는 10세대중에 크리스챤은 두집 뿐이었는데, 예수를 믿는다는 사람이 그렇게 심술이 많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나는 죽고 예수로사는 삶에 대하여 가르침을 받지 못한 때문이니 어떻든 목회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