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천안운동회는 꼬방모임 사상 처음으로 참석인원이 100명을 돌파한 역사적인 모임이었습니다. 정확한 참석인원을 알 수는 없지만 여성 56명 남성 50명이 전국에서 참석한 어느 봄날의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저는 건강이 좋지 않은 관계로 운동경기에는 참여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물에 젖은 잔디밭 위에서 뛰고 달리며 즐거워했던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던 것만으로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운동경기에 관한 후기는 고미가 썼으므로 저는 제가 본 운동회의 다른 이야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토요일 오전 정상적인 출근을 위해 집을 나와 메야를 태우기 위해 회룡역에 정시에 도착을 했지만, 그녀는 그 곳에 없었습니다. 저는 약속시간을 지키지 않는 분들을 제일 싫어한다는 것을 이 번 기회를 통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화를 걸었습니다." 나 동주인데, 지금 어디냐? " " 나 지금 나갈려고 하는 중이야 " " 임마 약속시간이 9시인데 이제 출발하면 어떡해? " " 식구들이 지금 겨우 다 나갔어, 빨리 갈께 " " 거기서 언제 여기 오냐, 빨리 움직여 " 그러자 메야는 한 술 더 떴습니다. " 이 쪽으로 나 좀 태우러 와라 "
재빨리 머리를 굴린 다음 벌칙을 주기 위해서, " 거기 복잡하니까 창동역으로 바로 와라 9시 30분 약속이니까, 지하철 한 번 타면 되니까 그리로 오는 게 편하다 " 라고 말을 전화고 바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창동역 앞에서 W양에게 전화를 걸었죠, 지금 오는 중이라고 통화를 하고 나서 새로 가입한 신입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되지 않는 상태라 호출번호를 남기고 기다리는 중에 W양이 도착을 했고, 잠시 후 메야가 택시를 타고 도착을 했습니다.
지하철을 타라고 했더니 시간을 맞추려고 택시를 탄 관계로 택시비만 1만5천원을 지불했다고 해서 천안까지 화물수송비를 받는 것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신입 여꼬 두 명에게 마지막을 전화를 해보고 출발을 하려고 전화를 하니 벌써 약속장소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초면이라 존대를 하긴 했지만, 왠지 흐뭇했습니다. 지역구에 미녀들이 계속 늘어나니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구리까지 좀 밀리기는 했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한 다음에는 수월하게 천안까지 갈 수가 있었습니다.
한 번에 갈려고 했지만, 신입여꼬가 잠시 휴게소에 들렸다 가자는 말씀을 무척 어렵게 하셔서 잠시 휴게소에 정차를 하고 말았습니다. 처음 만나서 제일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화장실 좀 다녀온다는 소리라는 것을 대부분 아실 것입니다.
웃으면서 " 여자들은 참기 어렵죠, 다녀들 오세요 "라고 했지만, 속으로는 " 아줌마, 처음 모임에 가려면 하루 전부터 물을 마시지 말아야지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자분들은 화장실에 갔는데 저는 가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워서, 남자가 뭔지, 부끄러움이 뭔지...
목천 톨게이트를 벗어나려는 때, 전화가 왔죠." 나 동글인데 지금 어디쯤이냐? " "아! 미안하다. 내가 오늘 사정이 생겨 못갔다" " 그럼 여자 네 분은 어떻게 됐냐? " " 못 간다고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지 " 실망한 동글님의 언성을 높아지려고 해서 " 아, 지금 목천 톨게이트인데 바로 갈께 "
함께 가는 분들의 닉을 불러주고 잠시 후 모임장소에 도착을 하니, 동글님이 처음보는 여꼬가 세분이라 그런지 명찰을 들고 오면서 싱글벙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왠지 좋은 일을 한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운동장에서는 진행자의 지시에 따라 팀별로 정렬을 하는 중이었고, 본부석 양쪽으로 행사진행을 위한 천막이 두 개 그리고 한쪽에 식사를 위한 대형천막이 있었고, 몸이 부실한 친구들이 영양보충을 하느라 정신들이 없었습니다.
신입여꼬 두 분을 위해 자리를 정해드리고 처음 본 친구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보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새로 본 친구들의 닉을 기억하기 위해 큰머리를 계속 굴렸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몇 몇 친구들은 얼굴을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깊게 눌러 쓴 모자에 검정색 선그래스 속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짙은색 선그래스를 쓰는 사람들의 세가지 유형에 관한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첫 번 째는 백인들처럼 색소결핍으로 인한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쓰는 경우. 두 번 째는 음흉한 목적으로 안경을 쓰는 경우, 세 번 째는 자신의 결점을 숨기기 위해 쓰는 경우인데, 운동회에 오신 대부분은 세 번 째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저는 이해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동양인은 선글래스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저는 주로 술을 마시던 관계로 식당용 천막 안에 있었고, 특히 친구들을 위해 바비큐를 준비하고 파전을 부치느라 수고한 영서, 마담뚜롱, 그리고, 이철, 우장산, 영훈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파전을 먹지도 않았고, 삼겹살도 많이 먹지 않습니다. 너무 수고하는 것 같아서 딸기는 많이 먹었습니다.
파전은 호박전이 최고인데, 요즘 애호박이 비싼지 무슨 잔디풀을 뜯어서 부친 파전처럼 보였는데 뭔지는 잘 모르고, 잔디 위에 뒹구는 호박들 구경보다는 딸기나 먹는 것이 가장 영영가 있다는 것을 어제 처음 알게 됐습니다. 방울토마토도 물론 좋았습니다.
운동회를 둘러 본 느낌은 그렇습니다. 외모에 자신이 있다고 오해하고 계신 분들은 모자는 물론 안경도 안 쓰셨고, 매일 거울을 보면서 나도 아직은 30대로 이해하시는 분들은 옅은 색 안경을, 가끔 거울을 보면서 " 나 어떡해 " 하면서 발을 구르는 분들은 짙은 색 안경을 착용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항상 이쁜 여인은 안경을 벗고 눈인사를 건넨 것으로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의 열거한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저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부끄러워서 안경을 벗지 못한 분도 있을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성에게 인사를 건낼 때 손등에 키스를 하는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존경의 표시로 하는 것입니다. 두 세분은 도망을 가셨는데, 다음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고 꼭하고 말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그러나 아직 발등에 키스를 한 여꼬는 없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발등에 하는 키스는 복종의 뜻이라는 데, 언젠가는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우정의 표시로 저는 허깅을 좋아합니다. 어제 딱 한 분이 몇 번 거절을 하셨는데, 실수하신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나는 모임을 준비하느라고 수고를 하셨다고 격려 차원에서 할려고 한 것인데, 먼데가 오신 손님을 그렇게 매몰차게 냉대를 하시다니, 앞으로는 해달라고 부탁을 해도 안하겠습니다.
어제 모임에서 우스가 제일 먼저 귀가를 한 것 같은데, 이유는 점빵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아줌마들하고 낮에는 함께 놀아도, 밤에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역시 고수는 다르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물론 제 주관적인 생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아키는 아예 식당 천막 안에 자리를 잡고 강아지를 쓰다듬으면서 독서를 하는 척했는데, 작업의 성패는 노래방에서 갈린다는 것을 아는지, 잔디밭 위에서 호박을 굴리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머슴들을 측은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확인하니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두 시였다고 합니다.
술이 어느 정도 되다보니, 대화내용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말았는데, 어떤 남꼬가 자신을 일주일에 세 번 레슬링을 한다고 했더니, 어떤 여꼬 분이 자신도 일주일에 세 번 씨름을 한다고 하더라 하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사회자인 문이 진행하는 OX 게임 내용 중 " 십분도 못하는 넘들 한쪽으로 모여라 "라는 내용이 확성기를 통해서 흘렀다.
그래서 내가 "아니 십 분이면 얼마나 긴 시간인데, 아줌마들이 미쳤나? "하니 아키 왈 " 건강한 남자는 3분 30초가 정상이라 "고 목소리를 높이자, 솟대 왈 " 아, 쓰벌 그럼 나는 변태야? " 나는 솟대의 이야기가 한 주에 세 번 이상 한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십분도 못하는 게 인간이냐고 되묻는 것인지 물어 볼 수가 없었다. 나는 언제 했었는지 기억도 안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속으로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인간들아 문화생활 좀 해라, 밥 먹고 그거 할 생각만 하냐 " 그러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사람은 없고 짐승들만 눈에 들어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즐거움이 고조되어가고 있는데, 메야가 빨리 가야한다고 채근을 해서 꼬방의 신사 제누에게 떠넘기고 잠시 화장실에 숨어 있었습니다. 이쁜 여인들을 두고 가기가 싫었기 때문입니다.
피구라는 것을 한다고 해서 뒤에 서서 볼보이를 하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힘 자랑을 할려고 얼마나 쌔게 던졌는지, 미녀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는데 안경테가 부러지는 소리가 천둥소리보다 더 크게 들렸습니다. 다시 꼬방에 모습을 보여달라고 읍소를 해서 겨우 허락을 받았는데, 다시 못 볼까봐 무척 걱정을 했습니다.
다행이 크게 다치지는 않았고, 끝까지 남아 피해보상으로 솟대가 제공한 탈을 상품으로 받았다니 위안이 됩니다. 사실 그 상품을 내가 실고 가면서 은근히 내가 타고 싶었는데, 꼬방 첫 이상형이었던 여인이 탄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현재 이상형이 아니라, 추억 속이 이상형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테니스 공으로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대구 여인 한 분이 파벽의 모자를 벗겨보고 싶은데 화를 낼까봐 못하겠다고 하면서 바지도 벗겨보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대구 여인아. 내가 아톰이가 파벽이 추리닝 고무줄을 당기는 것을 봤는데, 그 안에 아무 것도 없더라. 순간적이라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혹시 남장여자 아닌가 모르겠다.
취중에 장난끼가 발동을 해서 가슴에 테니스 공 두 개를 넣고 돌아 다녔는데, 나보다 높게 보이는 여인이 없었다. 한 손안에 들어오는 테니스공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는 데 너무 가슴이 아팠다. 어제 여인들의 아픈 곳을 건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집에는 가야겠고, 상품을 혹시 건질까 시간을 최대한으로 늦추고 있을 때 마지막 게임이 끝났고, 상품 수여자 선정을 강력히 요구했는데, 세일러문과 한려가 짜고서 시간이 많으니 한 게임을 더하겠다고 수여자 선정을 미루고 나의 요구를 외면했다. 철저한 진상을 규명한 후 처벌을 요구한다.
그나마 천안 여꼬 두 명의 도움으로 호도과자를 두 박스 더 얻은 것이 소득이었다. 소문에 내가 불쌍해서 주었다고 하는데, 사실은 두 여꼬가 집에 가서 호도과자 때문에 대장님들에게 혼날까 걱정이 되어 대신 가져 간 것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어제 모임을 위해 수고한 동글, 한려, 갈빛, 평강, 소나기, 호도과자, 나비에게 감사의 뜻을 전화고 사진촬영을 위해 수고한 제누, 비누방울, 백산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길게 늘어 쓴 후기보다는 훗날 빛 바랜 한 장의 사진 속에 어제 이야기가 더 생생하게 살아 남아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퇴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함께 내려간 계동마님들의 귀가를 책임지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모두 즐거운 하루였고, 원만한 일요일이었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게 다가오는 많은 여꼬님들을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게 허락해주심을 감사드리고, 어제도 장시간 저의 헛소리를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신 것을 더욱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동주의 글재주와 버금가는 이빨재주(?)을 어제 보면서, "아하,그럼 그렇지 사람이 속 다르고 겉 다를 수 없다"라 생각했답니다. 명실이 상부한 동주였습니다. 동주없는 꼬방은 닭털없는 닭이얌~
햇살이 눈부신 화창한 토요일 아름다운 경치에 좋아라 행복해하며 천안에 나들이 정말 잘하고 왔어 카풀해줘서고맙구... 좋은일 많이 있기를...
ㅎㅎㅎㅎㅎㅎㅎ~동주 네말이 맞다 난 아예 안경이 엄따...이뽄 눈나노코 마할라꼬 앵경 쓸끼고~ㅎㅎㅎ
동주야 반가웠다 그리고 즐거웠고 ㅎㅎㅎㅎㅎ
즐거운 운동회 였구나. 보고싶었던 친구들 많았는데 참석하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이 되지 싶다. 모두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추억이 가득 하겠구나. 에고 부러워라.....
동주 말씀이(?) 맞습니다..맞고요...(대구 여인이 누굴꼬?)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