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도내 휴·폐업 주유소 54곳
낮은 수익성, 줄어든 석유제품 소비 원인
카페·편의점·전기충전소 겸업 생존 모색
◇13일 춘천 근화동의 한 주유소에 '휴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현아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도내에서 50곳 이상의 주유소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름값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1%대로 떨어진데다 친환경차 비중 확대로 향후 경영 전망 또한 밝지 않기 때문이다.
13일 찾은 춘천시 근화동의 한 주유소는 주유기만 남은 채 텅 빈 모습이었다. 사무실로 사용됐던 건물 유리벽에는 '휴업', '감사했습니다'라는 글자가 적힌 A4용지가 붙어있었다. 인근 상인은 "휴업 안내가 붙은 지 6개월 정도 됐다. 사무실 집기를 뺀 것을 보면 영업재개를 하지 않을 모양"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석유관리원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도내 주유소는 645곳으로 2020년 675곳과 비교해 30곳이 폐업했다. 또 등록된 645곳 중 24곳은 휴업을 신청, 현재 휴·폐업한 주유소는 모두 54곳에 이른다.
주유소 숫자가 줄고 있는 것은 낮은 수익성 탓이다. 통계청 집계 결과 2011~2019년 국내 주유소 평균 영업이익률은 1.8~2.5% 수준으로, 일반 도·소매업(4.1%) 대비 절반 수준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는 유가 급등으로 영업이익률이 0%대로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친환경차 비중도 위협 요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2월 2,903대에 불과했던 도내 전기·수소차는 지난 달 기준 1만7,027대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등록차량 대비 친환경차 비중도 0.37%에 2%로 뛰어올랐다.이에 따라 도내 수송용 석유제품 소비량은 2019년 5만2,830toe(석유환산톤), 2020년 3만2,544toe, 2021년 2만6,574toe를 기록하는 등 매년 감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도내 주유소들은 경영 다변화로 생존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주유소 사무실 공간을 줄이고 카페나 편의점을 운영하는가 하면 주유소 부지에 전기 충전기를 설치하기도 한다. GS주유소의 경우 춘천, 원주, 강릉에서 주유소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종헌 한국주유소협회 도지회장은 "폐업을 하려해도 억대의 토지정화비용을 부담해야 해 빚을 내며 운영을 이어가는 주유소가 많다"며 "폐업지원 등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