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때문이 아니라 치료 때문에 죽는다 존엄한 죽음을 방해하는 과잉의료의 실체 오늘날 의사의 손을 거치지 않고 죽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하다가 죽는 사람이 매년 3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전체 사망자의 3명 가운데 1명은 암으로 죽는다는데, 암은 정말 무서운 병일까? 이 책의 저자인 나카무라 진이치는 ‘죽기에는 암이 최고다’라는 다소 파격적인 주장을 펼친다. 말기암은 오히려 때를 놓친 행운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고통이 없는데도 의사나 가족의 권유로 고문과 같은 치료를 견딘 끝에 숨을 거두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데도 의사는 왜 마지막까지 치료를 권하는가?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위즈덤스타일 刊)는 자연의 섭리인 노화와 죽음을 병으로 둔갑시켜 건강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히게 만든 그 불편한 진실에 정면으로 다가선다. 더불어 자신의 인생을 더 이상 남의 손에 맡기지 말고 스스로 죽음을 준비해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갈 것을 제안한다. 당신은 행복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죽음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세상 이 책은 세계 최장수국이자 의료 선진국인 일본에서 출간하자마자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을 읽기 전과 후, 삶이 달라졌다는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이 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부모님을 그렇게 보내드리지 않았을 텐데”라는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한평생 의료계에 몸담은 70대 노의사인 저자는 스스로 존엄사를 선택해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지켜보면서 의료와 죽음의 문제를 새로운 관점으로 다루고 있다. 노인은 의사의 밥줄이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떠돌지만 막상 죽음에 맞닥뜨렸을 때 의사를 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병실에서 영안실로 옮겨가는 불편한 마지막 장면이 연출된다. 이는 죽음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준비되지 않은 까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곧 사는 방식을 점검하는 일이라고 강조하며 생의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자는 획기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자연의 섭리인 생로병사에 의료가 깊이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더없이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말았다. 출산의 순간에는 산모가 가장 편한 자세로 움직이며 분만해야 함에도 의사의 편의를 위해 병원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기나긴 진통을 견뎌야 한다. 또한 무통분만, 유도분만이라는 이름으로 과잉진료와 시술이 행해진다. 그리고 매스컴과 의료계는 각종 시술이나 약으로 노화를 막고 젊음을 되돌릴 수 있는 것처럼 포장해 사람들에게 건강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놓았다. 게다가 그대로 두면 통증 없이 편안한 병마저도 각종 검사로 위협해서 치료하게 만든다. 그 결과 자연치유력을 떨어뜨리고 부작용은 고스란히 환자가 감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명을 연장하겠다는 사명이 자연스러운 죽음을 방해하고 죽음 직전까지 삶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의사는 조력자일 뿐, 삶의 주인은 바로 당신 ‘사전의료의향서’와 ‘생전 장례식’으로 죽음을 준비하자 책은 언뜻 보면 의료를 전면 부정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과잉의료 실태를 꼬집되 결코 의사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정직하게 진정으로 필요한 부분을 피력한다. 그리고 의사란 생명을 다루는 절대자가 아닌 조력자로서 최소한의 역할을 하는 현명한 의료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도 의료기술에 대한 맹신과 환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죽음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판단력이 바르고 의식이 또렷할 때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이는 의사표시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를 대비해 불필요한 의료 조치를 줄이고 개인의 결정을 존중하는 방식이다. 또한 이미 세상을 떠난 뒤 허무하게 이별하는 장례식이 아닌 ‘생전 장례식’을 통해 살아 있는 동안 사랑하는 이들을 만나고, 스스로 삶을 정리할 것을 제안한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의미가 사라진 ‘환갑잔치’나 ‘칠순잔치’를 인생의 전환점을 돌아보는 기념의 시간으로 삼는 것도 방법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남기고 싶은 말이나, 사후의 장례 방식 등 개인의 흔적을 기록하는 ‘엔딩 노트’를 써볼 것을 권하며 책에 작성 방법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이런 방법들은 단순히 사후 처리 문제를 정리해둔다는 의미를 넘어 지금 살아 있는 순간들에 대해 어떻게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에 관해 훈련하게 해준다.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훈련, ‘잘 죽는 법’ 마지막 순간을 상상하면 남은 인생이 달라진다 죽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생의 아름다운 졸업이다. 우리는 부모나 가까운 이들의 죽음에 직면해서야 삶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하지만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기를 원한다면 죽음이란 무엇인지,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배워야 한다. 이는 곧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저자는 편안한 죽음의 사례를 통해 죽음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을 덜어주며 죽음을 자연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하여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본래의 삶을 회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신이 원하는 마지막을 상상하면서 삶의 각 단계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방향을 세우면 남은 삶에 더욱 충실해진다.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는 모습과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생을 마무리하는 당사자에게는 삶이 비로소 완성되는 순간이며 떠나보내는 사람들에게는 살아 있는 매순간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최고의 유산이 될 것이다. |
첫댓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