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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오늘의 묵상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마르 15,13.14) 이 외침이 이천 년 전 유다인들의 외침만은 아닐 것입니다.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환호하면서 열렬히 환영하던 이들이 불과 며칠 만에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쳤다면, 우리 또한 무의식중에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고함을 지르는 무리에 가담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기가 어렵습니다.
오늘 들은 두 복음,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복음과 예수님의 수난기는 더할 수 없는 대조를 이룹니다. 마르코 복음에서는 그 모든 일이 한 주간 사이에 일어났다고 전합니다. 이 한 주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복음에서 눈에 띄는 것은, 많은 사람이 온전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군중이 빌라도에게 바라빠를 풀어 달라고 청한 것도 수석 사제들이 그들을 부추겼기 때문입니다. 빌라도는 예수님께 죄가 없고 수석 사제들이 예수님을 시기하여 자기에게 넘겼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군중의 부추김에 넘어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넘겨줍니다.
군중이, 그리고 빌라도가 자유롭고 소신이 있었다면, 그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데에 찬성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진리와 정의 앞에서 어느 만큼 자유롭습니까? 윗사람이나 지도자들이 우리를 선동해도 정의를 지킬 수 있습니까? 군중이 나의 위치를 위협해도 진리를 옹호할 수 있습니까? “주님, 저도 정의에 눈을 감아 버리고 소신과 줏대를 접어 둔 채, 체면이나 군중 심리에 휘둘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하고 소리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지켜 주소서.”
첫댓글 주님의 수난 끝자락에서 자칫 다시 죄의 원점으로 돌아가 그간 주님께 정성스레 쌓은 공든탑 와르르 무너질 뻔 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