眞空妙有 ?
근봉 서예전에서 우천이 갑자기 '진공묘유가 무슨 뜻인 것 같냐?'고 묻는다.
평소에 이런 주제에 대해서 얘기 나눌 일이 많지 않은지라, 일상에서는 잊은 채 잠자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콧털이 간지러워서 잠시 깨어나 몇 자 적는다.
젊었을 때 시간나면 서점의 불교 코너에 자주 들르곤 했었다.
고려원, 정신세계사...
중국불교 (나~~중에 인도불교)
어짜피 내 그릇만큼만 담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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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든 것을 언어로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현대인들은 <객관적으로 표현, 전달, 검증할 수 있어야 진리>라고 정의하는 서양학문의 영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서양 인문학자,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실재하지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세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추세다.
특히 실기(實技)분야, 체득의 세계(藝, 體. 氣<느낌>맛, 道 기타)는 더욱 그렇다.
그런 사례는 일상에서도 겪을 수 있다.
평생 과일이라고는 수박만 먹어 본 외국인에게 아무리 참외 맛(깨달음의 세계)을 설명한들 그가 참외 맛을 알리가 없다.
그는 자기가 먹어본 수박의 단맛과 식감으로 다른 과일의 맛을 상상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참외를 먹어 본 사람(깨친 사람)은 구태여 설명하지 않아도 그 맛(깨달음의 세계)을 안다.
이것이 以心傳心의 본질이기도 하다.
참외를 못 먹어본 서울대 교수 vs 참외를 먹어본 강원도 농부 !
필기시험 만점 받은 서울대 체육학과생 vs 손흥민
以心傳心 외에도
言語道斷
不立文字
敎外別傳
直指人心
見性成佛이 다 같은 뜻, 다른 표현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이 체득의 세계는 <말로 설명할수록 진리(본질)에서 멀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아래 얘기는 수박만 먹어 본 내가 참외에 대해서 아는 체 하는 것과 같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런 것을 불교에서는 <봉사가 길을 안내하는 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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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空은 無常, 因緣論과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또한 空을 얘기 할려면 먼저 불교에서의 無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한다.
불교에서의 無는 有의 상대개념이 아니라, 있다有·없다無라는 상대개념이 없다는 <無>라고 하는데 이 역시 중생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래서 어떤 敎僧은 無와 空을 같게, 혹은 비슷한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근래에는 空을 서양철학의 존재론과 현상론 or 양자물리학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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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眞空妙有가 뭔데?
...
眞空?
空이면 空이지 <眞空>은 또 무슨 소린가?
이 구절은 문득 '노자의 道可道 非常道' 에서 <常道>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空可空 非眞空
이를테면 <敎僧(事判)들이 자꾸 空, 空하는데 진짜 空이란....> 이런 느낌으로 언급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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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에 조예는 없으나ㅠ
내용은 <空 = 妙>이나
형식으로 보면
眞과 妙(a:c)는 대귀,
空과 有(b:d)가 대조를 이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 無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 有 (이런 표현은 양자물리학에서 자주 등장한다)
라고 하면 有=無가 된다
그렇게 되면 空과 有(無)는 대조가 아니라 역시 대귀가 된다.
각설하고, 내 그릇만큼 짐작해 보건대...
眞空妙有란 <空은 有·無의 無가 아니다. 그러면 有라고 할 수 있는데, 이 有 또한 有·無의 有가 아니라 참으로 妙한 有인 것이다.>라는 言語(文字)가 아닐까!
말장난 같다고요?
그럼 여러분은 참외 맛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겠는지요?
내 재주로는 아래와 같이 설명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참외 맛은 달다(有) 그러나 수박의 단맛과는 다르다(無)...
참외 맛은 달지만(有)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단맛이 아니다.(無) 그렇다고 달지 않다고 할 수도 없다.(無無)'
우주삼라만상이 왜 空인지는 내가 직접 그 경지를 깨우쳐서, 직접 空을 보고 그 妙한 실체(진리)를 체험하는 길 외에는 참 맛을 알 수 없다.
내가 메시의 경지가 되었을 때, 내가 임윤찬의 경지가 되어야만 비로소 보이고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한동안 해보다가 안되어 다음 게송을 읊다.
(갈->할)喝無所用
(봉->방)棒無進前
궁금하신 분들은 <임제할 덕산방> 참조요
하기야, 노력하고 경책을 한다고 다 서울대 가는 것은 아니지...
나무아멘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