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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눈에띠네
안녕하세요. 저희는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입니다. 먼저 저희 학교의 무책임한 코로나 대처 방식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1. 저희 학교는 예술 대학으로 실습 강의가 많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 때문에 지난 3월 30일 온라인 개강을 하여 5월 5일까지 클라썸과 줌 등의 매체를 이용하여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였습니다. 그 후, 신천지 발 코로나로 인한 하루 확진자 수가 안정권에 다다르면서 대면 강의의 가능성에 대해 저희 학교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설문 조사로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는 다음 사진과 같이 1학기 전체 재택 수업 실시를 원하는 학생들이 전교생의 40.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 설문 조사 결과에 대한 아무런 피드백과 조치도 없었고, 지난 5월 6일 ‘제한적 비대면 수업’이라는 모순적인 이름으로 첫 대면 수업을 강행했습니다. 왜냐하면 2인 1실이 기본이고 공용화장실과 공용샤워실을 쓰는 저희 학교 기숙사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절대 불가능하고 1명이 걸리면 모두가 걸릴 위험에 처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국의 수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모여드는 대학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학교의 결정이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목적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몇 개 안되는 실습 강의 때문에 12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기숙사에 입사할 수밖에 없는 기숙사생, 안성 중에서도 정말 외진 곳에 위치한 저희 학교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해 아예 중단된 버스도 있어 학교로 등교할 방법의 수가 너무 적고 불편한 통학생 등 비대면을 원하는 수많은 학생들이 각각 가진 상황들과 그에 따른 수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하였으나, 학교는 묵과하고 대면 수업을 강행하여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2. 지난 5월 6일 이태원 발 코로나의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학교는 이 문제 상황에 대해 학생들과 기숙사생들에게 아무런 전달 사항과 소통 과정도 없이 5월 14일 목요일 저녁 18시 20분에 일주일간 비대면 수업을 실시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숙사생들에게는 16일 낮 12시까지 임시 퇴소를 명령했습니다. 이에 지방에 사는 학생들은 그다음 날 부랴부랴 짐을 싸서 나가 왕복 6시간의 거리를 비 오는 날 부모님이 데리러 오셨고, 제주도에 사는 학생은 당장 비행기 표를 예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기숙사에 남아있는 10명가량의 학생들은 기숙사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선서문을 쓰고 조리시설과 냉장고도 없는 곳에서 일주일 간 배달을 통해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학생들의 건강을 체크하지도 않고 집으로 무작정 돌려보낸 점에 저희는 학교가 책임 회피만 할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학교는 기숙사 학생들을 전수조사한 후 귀가 조치를 하거나, 오히려 귀가를 막아서 있을지도 모르는 일말의 가능성조차 막았어야 합니다.
3. 저희는 이왕 대면 수업을 시작했으니 철저하게 개인 방역을 지켜 마스크를 항상 끼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학교 단체 톡 방과 대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 타임에 하루가 멀다 하고 단체로 술 마시자는 글이 올라오고, 마스크를 아예 끼지도 않고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보고 저희가 그동안 열심히 지켜온 개인 방역에 허망함을 느꼈습니다. 몇 명만 지킨다고 지켜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아니라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코로나19와 싸워온 과정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몇 명의 소홀하고 안일한 선택이 그동안 지켜온 시간들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린다는 것을요. 또한 대면 강의를 진행할 때 한 강의실에서 교수님을 포함하여 30명이 거리 유지 없이 따닥따닥 붙어 앉아 거리 유지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강의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되었지만 기숙사생 중 코로나19 의심증상을 가진 학생이 발생하였는데 학교에서 한 조치는 공용화장실과 공용샤워실을 쓰는 기숙사 안에서 1인실에 격리시킨 게 전부였습니다. 의심 환자가 나와서 격리 조치를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기숙사에 대한 루머가 퍼지고 있으니 주의해달라.’라는 카톡 공지 하나만이 전부였으며, 제대로 된 상황 설명을 해주지 않아 모든 기숙사생들이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았을 때 학교는 이런 학생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지도 않았고, 그런 학생들을 관리할 능력과 시스템도 구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많은 등록금을 내는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교육을 하는 ‘학교’라는 이름으로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케어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 이제 저희 대학은 당장 5월 25일부터 다시 대면 수업을 실시하게 됩니다. 겨우 일주일만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기숙사생들을 임시 퇴소시킨 것이 어이가 없고 과연 방역에 효과가 있기는 한지 의문스럽습니다. 본가로 다시 흩어진 수많은 학생들의 이동경로와 접촉자들을 통제하지도 못한 채 겨우 일주일 만에 다시 모이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많은 학생들이 학교에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요청하였으나 ‘계획이 없다, 아직 전달사항이 없다, 자기 소관이 아니다.’ 등 무책임한 발언들만 즐비하여, 다른 해결 방법을 찾다가 최후의 보루로 이곳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5. 또한 학교 측에서는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 중 학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교수님마다 아예 이 수업은 비대면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단정 짓거나, 공지사항을 전달할 때 대면 수업을 ‘원하는‘ 친구들과 비대면을 ’고집하는‘ 친구들이라고 언급하고,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선택하는 투표도 실명제로 투표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압박감을 여과 없이 느끼게 했습니다. 자신에게 올지도 모르는 불이익이 당장 걱정되는 상황에 비대면 수업을 원한다고 주장할 학생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또 당장 내일모레부터 바로 중간고사 기간이라 비대면 수업 중인 과목인데도 시험 때문에 학교로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와 같은 학교의 무책임한 대처에 저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이렇게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기를 촉구합니다.
그 이유에는
1. 학교가 대면 강의를 처음 강행했을 때는 확진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지만, 현재는 전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면 강의를 강행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오늘만 해도 경기 부천 돌잔치로 인한 무더기 감염 신규 확진자가 23명이 발생했습니다. 또한 수도권뿐만 아니라 대구, 인천, 울산 그리고 저희 학교가 위치한 안성까지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면 강의를 재개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고 안일한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내에서 모이는 고등학교도 확진자가 발생하여 집으로 돌려보낸 상황에 전국에서 모이고 특히 수도권에서 통학하는 비율이 높은 대학교인데 안전하다는 보장이 전혀 없습니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신의 동네에 확진자가 나왔거나, 확진자가 간 동네를 간 적이 있는 학생들도 존재합니다. 싱가포르 사태를 타산지석 삼아 막을 수 있을 때 막아야 합니다.
2. 그리고 이번에 터진 이태원 발 코로나는 유럽, 미국 등 서구권에서 유입된 g형 바이러스로 신천지 발 바이러스보다 사망률과 전염성이 눈에 띄게 높습니다. 또한 가와사키 병과 유사한 코로나와 연관된 ‘어린이 괴질’이라는 새로운 병도 퍼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번처럼 전염성만 높은 병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모두가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20대에 걸리신 분들도 병마와 싸우느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는 글을 봤습니다. 우리 같이 젊고 건강한 학생들도 우습게 넘길 병이 아닙니다. 안일하게 나는 아니겠지, 괜찮겠지 하고 넘기다가 더 큰 위기가 찾아오면 손쓸 수조차 없게 됩니다.
3. 건강과 안전은 최우선의 가치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건강과 안전이 전제되지 못하면 각자의 가치와 꿈을 이룰 수조차 없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나름 잘 지켜온 방역은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어 서로의 소중한 가치들을 꿈꾸는 평범한 일상을 빨리 되찾기 위해 개개인의 소중한 가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 조금씩 참아와서 지켜진 것입니다. 각자의 권리를 주장할 때 개인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면 상관없지만, 이번 코로나19는 그렇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권리를 주장하게 되면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피해를 입습니다. 심지어 그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의 욕구를 잠시 내려놓고 공공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이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국에 대면 수업을 강행하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각성을 촉구하고 빠른 시일 내에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고려해 주길 바라며, 당장 해야 할 일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먼저 만약 교내 확진자가 발생한다는 만일의 사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체계화된 매뉴얼을 공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수조사와 검사, 소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2.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거나 학교 원룸촌 술집 방문을 자제시키는 등 학교 차원에서 관리 감독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증상 감염자들이 많은 요즘 심각성을 모르고 지금처럼 술 마시고 마스크도 제대로 안 쓰고 다니다가 나중에 더 큰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3. 비대면을 원하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여 확실하게 비대면 강의를 제공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 압박감이 없는 상태에서 투표를 진행하고, 동의한 학생들은 대면 수업을 실시하고 비동의 한 학생들에게는 그날 현장 강의를 녹화해서 제공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현장 강의를 빠짐없이 녹화해서 제공하지 않는 이상, 무기명 투표를 해도 비대면을 원하는 학생들은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실습수업은 아예 듣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금까지 계속 있어 왔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동일한 수업을 제공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세 가지 모두를 학교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완벽하게 보장해 주지 않는 이상, 학교의 ‘제한적 비대면 수업’이라는 조치와 그동안 해온 코로나 대처 방식들은 모두 잘못되었고, 1학기 전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동아방송예술대학교가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1. 지난 5월 6일 이태원 발 코로나의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동아방송예술학교는 이 문제 상황에 대해 학생들과 기숙사생들에게 아무런 전달 사항과 소통 과정도 없이 5월 14일 목요일 저녁 18시 20분에 일주일간 비대면 수업을 실시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함
2. 또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측에서는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 중 학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상황 (건강을 염려하여 비대면 강의를 원하는 학생에게 교수가 대면 강의를 선택할 것을 강요함)
3. 예술분야라 실기를 주로 하는 강의가 많아 대면 강의를 고집하고 있는만큼 코로나의 위험성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 비대면을 원하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여 확실하게 비대면 강의를 제공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시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한 상황
첫댓글 개빡쳐 진짜 학교다니는건 학생인데 학생들 의견 수용하는거 한개도 없음; 돈 돌려주기 싫어서 이러는거 다보이는데 학생들이 모를것 같냐고 확진자 나오면 대처 메뉴얼도 없음
친구 ㄹㅇ 빡쳐하더라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대면 공지뜬 4월 말부터 학교에 항의전화도 계속 넣었고 커뮤니티에서도 비대면 해달라는 글 수없이도 올라왔었고 전교생 투표도 비대면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의견 눈막귀막만 해대서 결국 이렇게 터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