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겹다고 투덜거렸는데, 어느새 9월이다. 인생이 참 짧다.
도시인은 외롭다.
인간은 다 외롭고 쓸쓸하고 결국 다 혼자임을 깨닫는 일이다.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쓸쓸함 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길을 떠날 때마다 우리는 고민한다.
떠날 때 우리는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무엇을 남겨두고 무엇을 챙겨 갈까?
비좁은 가방에 넣었다 빼기를 반복한다.
이 시대의 많은 중년들이 은퇴를 앞두고 정든 사무실을 비워야 할 때
그들의 심정은 상실감, 딱 그거다.
중년의 나이에 내가 직장 문을 나온 뒤
내가 앉던 정든 의자와 책상에 더 이상 접근할 수 없는 곳이 된다는 무력감 말이다.
내일이면 다른 누군가가 앉는다는 생각이 유쾌할리가 없다.
중년의 나이에 친구를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더 크다.
삶이 뭔지 나이 먹어면 친구도 자식도 하나씩 떨어져 나가고
누군가의 '부모'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늙은 개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을 생각하니 참 처연하다.
나이 들고 나서야 알게 된다.
세월은 지금 내가 원하는 것보다 인생이 저물어 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땐,
열심히 일하며 '몸뚱이' 하나로 살아온 이 도시가
늙은 자신에게 결코 상냥하지 않다는 사실을...
갈 곳이 없는 이 도시에서 우리 시대의 중년의 삶은
아무것도 남지 않은 외로움과 쓸쓸함 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사회에서 잘 나갔던 것은 잊어야 한다.
이 도시에서 늙는다는 것은 다 외롭고 쓸쓸하고 결국 다 혼자 임을 깨닫는 일이다.
자신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잿빛 도시 속에서
외로움과 쓸쓸함으로 인한 자신의 삶과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돈, 인간관계, 건강, 그리고 노동·여가. ..
지금 도시에서 살아가는 당신은 평생 이 '네 마리 토끼'를 쫓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