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7곳 부채 1년새 70조↑
이석주 기자입력 2023. 5. 24. 08:44
2021년 증가 폭의 3배, 2020년의 65배 수준
한전 부채, 192조8000억 원으로 가장 많아
원자재 가격 폭등에 전기요금 인상 지연 탓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전력(한전)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의 부채가 전년보다 70조 원 가까이 급증했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전 ▷5개 발전 자회사(중부·남부·남동·서부·동서발전) ▷가스공사 등 7개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 부채는 총 287조3000억 원으로 2021년 말보다 69조4000억 원 늘었다.
이 증가 폭은 2021년(+22조6000억 원)의 3배를 웃돌았다. 2020년(+1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65배가 넘었다.
기관별로는 한전 부채가 192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7조 원 늘었다. 가스공사(52조 원)는 17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 밖에 한국중부발전 부채는 11조4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 한국남부발전은 8조7000억 원으로 1조2000억 원, 한국남동발전은 8조3000억 원으로 9000억 원, 한국서부발전은 8조2000억 원으로 1조1000억 원, 한국동서발전은 5조9000억 원으로 7000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한전은 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은행을 제외하면 전체 공공기관 중 부채 규모가 가장 컸다.
한전 부채가 대폭 커진 것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지만 전기요금이 그만큼 인상되지 않아 대규모 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32조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전 영업손익은 2020년 4조1000억 원 흑자에서 2021년 5조8000억 원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적자 규모가 32조 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손실도 전체 공공기관 중 가장 컸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2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이는 ‘착시 효과’로 분석된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에도 서민 경제 안정을 위해 도시가스 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9조 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판매 손실금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