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책 뒷면에 보면 화려한 찬사의 글들이 실려있습니다. 번역한 이도 '전율'이었다고 표현을 하더군요.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는데, 사실 저에겐 별로였습니다. 이 작가가 그리는 '죽음'이라는 관점이 평소 저의 생각과 별로 크게 다르지 않아 별 독특함을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그리고 글의 구성 방식이 조금 독특한데, 4개의 큰 줄거리가 서로 반복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니까, 주인공 부부가 어떻게 죽었나를 죽은 후부터 죽은 날 아침까지 거꾸로 추적해서 보여줍니다(영화 메멘토를 생각하세요). 그리고 그들의 사체가 부패되어 가는 과정, 그들이 처음 만나 첫 관계를 갖게 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들 부부의 딸이 그들의 사체를 찾게 되는 과정이 각각 하나의 큰 줄기를 이루고, 이 줄기들이 번갈아 한 챕터씩 이어집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이 각각의 이야기들은 전혀 혼동의 여지가 없기에 아주 쉽게 잘 읽힙니다.
그리고 작가의 시각뿐만 아니라 시체 부패의 과정도 사실 '소립자'에 비교적 자세히 등장하는 부분이라 새롭지 않더구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등장인물들, 특히 주인공인 '부부(중에서도 부인)'의 성격이 매우매우 저에게 거북했더랬습니다. 그녀를 언급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마구 짜증이 나더군요. 아무리 작가가 창조한 인물이라도, 사실 살아오면서 그런 류의 인물 한둘은 만나게 되는 것이고, 하다못해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볼 수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어떤 이들에겐 이 책이 매우 신선하고, 자극적이며, 독창적이고, 완전무결하며, '전율'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첫댓글 '열린책들'에서 나온 책들 중 '에코'와 '폴오스터'의 작품 빼고 다른 추천작 좀 골라주세요.
저두 오늘 도서관에서 감상적 킬러의 고백 빌렸는데...즐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