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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가 있는 서정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설백/최영희
간이역 - 황금찬
지금 이 간이역에
머무르고 있는
완행열차의 출발 시각이
임박해오고 있다.
출발 시각을 앞에 두고
언제부턴가
화차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 간이역에 머물렀던
열차들은
한결같이 어제의 구름이 되고 말았다.
지금 차가 떠나고 나면
모든 것들은
또 그렇게 구름이나
강물로 흘러가고 만다.
갈매기의
긴 날개가
하늘 가득히
펄럭이고 있다.
어느 역을 향해
지금 기차는
또 출발하는 것이다.
그 역의 이름을
누가 알고 있을까?
오월이 오면 - 황금찬
언제부터 창 앞에 새가 와서
노래하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深山 숲내를 풍기며
오월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저 산의 꽃이 바람에 지고 있는 것을
나는 모르고
꽃잎진 빈 가지에 사랑이 지는 것도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날고 있는 제비가
작년의 그놈일까?
저 언덕에 작은 무덤은
누구의 무덤일까?
오월은 사월보다
정다운 달
병풍에 그린 蘭草가
꽃피는 달,
미루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듯
그렇게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달
오월이다.
보리고개 - 황금찬
보리고개 밑에서
아이가 울고 있다.
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
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
할아버지가 울고 있다.
아버지의 눈물, 외할머니의 흐느낌,
어머니가 울고 있다.
내가 울고 있다.
소년은 죽은 동생의 마지막
눈물을 생각한다.
에베레스트는 아세아의 山이다.
몽브랑은 유럽,
와스카라는 아메리카의 것
아프리카엔 킬리만자로가 있다.
이 산들은 거리가 멀다.
우리는 누구도 뼈를 묻지 않았다.
그런데 코리어의 보리고개는 높다.
한없이 높아서 많은 사람이 울며 갔다.
- 굶으며 넘었다.
얼마나한 사람은 죽어서 못 넘었다.
코리어의 보리고개,
안 넘을 수 없는 운명의 海拔 구천 미터
하늘은 한 알의 보리알.
지금 내 앞에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다.
무덤 - 황금찬
천 년
눈뜨지 않고
그대
잠들었는가
별이 보이는
내 집엔
여전히 바람이 많다오.
겨울 나무 - 황금찬
겨울 나무는
하나의 소슬한
종교처럼
내 앞에 서 있다.
겨울 나무
말하려나
참고 견디어온
긴 세월
보석으로 닦은
그 한마디의 말.
한줌
자랑도
부끄러울 것도 없는
오늘 이 남루한 지대에서
주저할 것이 없으리
노을이 걷히듯
끝나기 전
한가락 머리카락에 새겨둘
슬픈 피리소리
시대의 겨울 나무여.
말하려나
이젠 말하려나.
깊은 강 -흑인 영가 - 황금찬
이 강의 깊이를 누가 알까
하느님은 알고 있겠지.
이 마음의 슬픔을 누가 알까
하느님이 알고 있겠지.
살색이 검다고
미움받는 줄도
하느님이 알고 있겠지.
나는 '셋'의 후손이 아니라
'카인'의 후예일 게다.
검은 대륙은 에덴의 동쪽
이른바 '놋'이란 곳일 게고
그러면 '애녹'은 나의 조상일 게다.
세계의 하늘은 창조의 마음
흙·물·빛도
어느 땅의 나뭇잎도 풀잎 같은데
왜 인종의 색깔은 같지 않을까
우연일까, 하늘의 의도일까
일찍이 야훼께
예배드리지 못한 죄가
이리도 크고 무섭더란 말이냐.
하느님은 알고 있겠지.
마음까지 검지 않은 형벌로
평생을 울고 있는
'놋'의 땅의 백성을
하느님은 알고 있겠지.
이 강을 건너야
낙원이라는데
강물이 너무 깊은 것도
하느님은 알고 있겠지.
편지 - 황금찬
바다에서
편지가 왔다.
물새도 잠든 밤이면
등불을 켜고
혼자 있노라고
자운영밭 같은
바다에
비가 내린다.
눈물이 가득한
병든 황소의 눈
바다야--.
그 허무의 세상
영혼은 어디서 쉴꼬.
불길
외로운 깃발이여
눈썹 끝에 머무는
수평선
바다도
길은 읽고 있다.
어머니 2 - 황금찬
어머니
어머니는 항상
고향의 하늘 아래에 사십니다.
그러기에 어머니의 손에선
고향의 흙냄새가
언제나 풍겨나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젊어서부터 늙으실 때까지
일을 하셨습니다.
모를 심으시고
고추밭을 매시고
감자를 캐셨습니다.
그리고 남루한 옷을 입으시고
가난을 견디시며
우리들을 기르셨습니다.
어머니
그날 어머님은
종일 굶으셨지요
저녁이라고 콩죽 한 사발
감사의 기도를 드린 다음
그것마저도 배고프겠다고
다 저희들에게 나누어주시던 어머니
그때 저는 왜 그렇게도 철이 없었던지
어머님이 굶으시는 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진달래가 피는 봄
어느 날 제가 늦게 돌아오는 밤이면
동구밖 느티나무 옆에
별을 이고 서서
제 발소리가 저만치 들려오면
금찬이냐 부르시던 어머니
지금도 그 음성 그대로
귀에 남아 있습니다.
쇠고기국에
이팝 좀 먹어봤으면
이것이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이었습니다.
어머니,
그러나 저는 어머니의 그 마지막
소원도
들어드리지 못한 불효자였습니다.
어머니.
촛불 - 황금찬
촛불을 켜면
그 촛불 한 자리만한
크기의 어두움은
조용히 물러가고
그 어두움이 물러간 자리엔
광명이 찬다.
그 음성이 내 마음에 오면
내 마음의 어두움을
밝혀주는 것은 촛불이 아니다.
그것은 조용한 음성이다.
어두움이 물러간 자리에
광명이 오듯
그렇게 마음이 밝아지는 것이다.
어두운 세상에
내 마음 밝혀주는 것은
오직 그의 음성뿐이다.
그의 음성으로
내 마음에 촛불을 켜고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든다.
달밤 - 황금찬
달을 보고 있었다
달이 익었다
그 익은 달을
9월의 사과처럼 따
먹었다
그리고 우리들의
들어올린 것은 바다였다
사랑의 손톱 자국도 없는
칡넝쿨 같은
바다였다
우리가 달을 토해내자
바다도
수없이 많은 달을
토해내고 있었다.
풀과 사랑 - 황금찬
풀은 나처럼 살고
나는 풀과 같이 산다.
서로 미워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고
풀의 서민의식
나의 하늘
하늘이어라.
우리는 똑같이
햇살밭에 서고
꼭 같은 색깔의 옷을 입는다.
풀은 나로 하여 울고
나는 풀로 하여 웃는다.
오늘도 웃고
오늘도 운다.
풀이여,
이 시대의 슬픈 풀이여.
바위와 나비 - 황금찬
바위에 나비가 앉는다.
나비는 얼마동안
바위에서 꿈을 꾸다가
날아가버렸다.
바위에는 나비의 발자국이
남아 있지 않았다.
구름이 호수에 잠겼다 가도
체온을 남기지 않는다.
내가 살던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한마디의 말이
그것은 풀벌레의
울음 같은 것이리.
모두 빈 의자일 뿐이다.
싸늘히 식어가는
메아리, 메아리.
그래도 얼마간
마음에 남아 있을 것은
사랑했던 사람아
사랑하는 사람아
바다 위에 뱃길이
남아 있지 않는다.
낙엽시초(落葉詩抄) - 황금찬
꽃잎으로 쌓올린 절정에서
지금 함부로 부서져 가는 '너'
낙엽이여
창백한 창 앞으로
허물어진 보람이 행렬의 가는 소리
가없는 공허로 발자국을 메우며
최후의 기수들의 기폭이 간다.
이기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 저 찢어진 깃발들
다시 언약을 말자
기울어지는 황혼에
내일 만나는 것은 내가 아니다.
고궁에 국화가 피는데
뜰 위에 서 있는 '나'
이별을 생각하지 말자.
그리고 문을 닫으라.
낙엽
다시는 내 가는 곳을 묻지 마라.
9월의 편지 - 황금찬
옷장 밑 빼닫이에서
당신의 신발 한 짝을 내 봅니다.
이것은 당신이 끌려가던 날 새벽
뜨락에 벗어진 당신의 신발입니다.
그 후 당신의 소식을 모릅니다.
첫아이면서 막내둥이가 된
영희년은
벌써 국민학교 삼학년이랍니다.
공백화(空白化)해 가는 내 창 앞에
9월이 가져오는 이 편지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 겝니까.
같은 하늘 밑에서 산다곤 믿어 안 지고
그렇다고 안 믿기란 믿기보다 어렵습니다.
혹 영희년이 벼잉 나면
아버지를 찾습니다.
그 때처럼 당신이 미운 때는 없습니다.
나는 당신이 납치된 이유를 아직도 모릅니다.
그저 9월이면 하늘 같은 사연으로
편지를 쓸 뿐
그러나 보낼 곳이 없습니다.
손끝도 닿을 내 강토에
암암히 흐르는 이 강물은
우리들에게 칠월 칠석도 마련하지 않고
납치의 달 9월은 가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잠든 영희 머리맡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4292년에
또다시 9월의 편지를 쓰기 전
당신은 소식을 십시오.
서울에 첫눈이 내리다 - 황금찬
지금 주머니 시재는
백 원뿐인데
밖에는 눈이 내린다.
꽃잎 진 이마에
바람이 불어
뼈가 시리다.
1970년 첫눈은
촛불로 춤추며
거리에 내린다.
서울 변두리 김장 시장
어느 아낙네 머리에
눈이 내린다.
눈발이 날리면
생활의 연륜 쌓인
어머니의 손이 찼다.
숨이 차다.
이만큼 왔어도
높아 가는 근심의 소리여
낙엽이 부서지던
발 밑에서
눈이 울고 있다.
심상(心想) - 황 금 찬
욕구 불만으로 우는 놈을
매를 쳐 보내고 나면
나뭇가지에서 노래하는 새 소리도
모두 그놈의 울음소리 같다.
연필 한 자루 값은 4원
공책은 3원
7원이 없는 아버지는
종이에 그린 호랑이가 된다.
옛날의 내가
월사금 4십 전을 못 냈다고
보통학교에서 쫓겨오면
말없이 우시던
어머님의 눈물이 생각낟다.
그런 날
거리에서 친구를 만나도
반갑지 않다.
수신강화 같은 대화를 귓등으로 흘리고 돌아오면
울고 갔던 그놈이 잠들어 있다.
잠든 놈의 손을 만져 본다.
손톱 밑에 때가 까맣다.
가난한 아버지는
종이에 그린 호랑이
보릿고개에서
울음 우는
아버지는 종이 호랑이
밀림으로 가라
아프리카로 가라
산중에서 군주가 되라
아! 종이 호랑이여.
이십 원짜리 세계 - 황 금 찬
팔을 디룽거리며
하오 6시 퇴근로에 선다.
24시간 중 이 시간에 저울추가
제일 무겁다.
지금 그의 주머니 안팎에
허락된 경제는 이십 원
그 안에서 그는 군왕이다.
오 원짜리 두 잔을 마시고 나면
그 사이 군왕의 키가 절반(折半)이 줄고
중량은 영토를 발 밑에서부터
확대시키고 있다.
이제 한 잔을 더하면 모든 것은 삼분의 일
고층건물 입구에 드리운 철문
소유를 잃은 사람은 그 앞에서 잠을 잔다.
나뭇잎은 달빛을 받아 떨고 있다.
전주(電柱)는 성자 같지만 욕망이 없어
머슴꾼이다.
그는 방향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십 원자리 세계는 되는 셈이다.
소리를 지른다. 욕을 하고 싶어진다.
야! 여기 아무도 없구나, 나뿐이로구나.
뭣들 하고 잇어 이놈들아
하늘과 땅 사이 남의 귀는 없다.
크게 웃는다, 가로등이 따라 웃고 있다.
사람은 확실히 살 멋이 있구나.
이제 죽은 놈만 불쌍하지.
이십 원짜리 세계를 살아
다음 순간을 모르면
사람은 확실히 살 만하다.
꺼져가고 있는가 - 황 금 찬
우주는
태양을
등불로 삼고
나는 마음의 눈을
태양으로 삼고 있다.
우주의 등불은 오늘도 밝게 타고 있는데
나의 태양은 꺼져가고 있는가.
산이 저문다.
노을에 잠긴다.
그림자가 내린다.
눈을 감는다.
나의 태양은 이 시대에
눈을 감는가
꺼져가고 있는가.
고속버스 안의 나비 - 황 금 찬
고속버스 안에
나비 한 마리가
날고 있다.
휴게소에서
문을 열어 놓았을 때
날아 들어온 나빈가 보다.
버스는 창을 닫고
시속 120킬로의
고속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장다리밭에서 날고 있는가 하지만
지금 나비는 가속에 실려
부산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언제부터
시간이라는 이름의 버스를 타고
가속으로
종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버스의 창이 열리면
꽃밭이 있겠지만
나의 종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비와 같이 가고 있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카발레리아 푸스티카나의 합창 // 황 금 찬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석양은 먼 들녘에 내리네.
염소의 무리는 이상한 수염을 흔들며
산을 내려오네.
종을 울리네.
황혼의 묏새들이
종소리를 따라
바람에 날리는 억새꽃같이
호숫가 숲으로 날아드네.
머리에 가을꽃을 꽂은
소녀들이
언덕 위에 서서
노래를 부르네.
오넨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교회의 종소리는 우리들을 부르네,
이 석양이 지나면
또다시 우리들은
아침을 맞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지고
촛불 위에 눈이 내리네,
눈 위에 순록의 썰매는 달리고.
그리하여 우리들도
어제의 소녀가 아니고
오렌지 향수가 하늘에 지듯
우리들의 향기도 지리.
종이 울리네.
숲 속에서 새들이 무상을 이야기하네.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소년들은 노래를 부르네.
바람아 - 황 금 찬
바람아
365일의 바람아
그렇게 불어도
바람아
바람아
차라리 1년을
380일로 하라
그리고 불어라
바람아
내 사랑을
파도처럼
출렁이게 하라
바람아.
새벽에 - 황 금 찬
새벽 4시
아침 예배를 위하여
아내는 교회 길에 오르고
나는 아내를 위하여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
제가 지금 어떤 기도를 드려야
아내를 위하는 기도가
될 수 있겠습니까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당신의 섭리를 모르고 있습니다.
팔 년이나 병에 있는
가련한 여인은
혈류병이 물러가고 소경이
눈을 뜨며, 벙어리가 말하고
문둥이가 깨끗해지는
예수님의 음성을 귀에 그리며
애처로운 기침 소리를
동이 트는 새벽 길에
뿌리는 것이다.
아내의 소망은
앞으로 한 십 년
살고 싶은 것뿐이요
더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은
주님의 복음을 들고
거리에 나가고 싶다는 것
하느님의 뜻을 모르는 것이
차라리 행복인 것을
섭리는 영원한 문 안에 있고
아내와 나는 그 문 밖에 서서
언젠가 열려 올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오르페우스와 목신 - 황 금 찬
오르페우스가
강변 갈대숲 속을 거닐고 있었다.
풀잎에 앉아
피리를 불고 있던
목신牧神이
열 가지의 손가락으로
물을 담아
허공에 던졌다.
바다는 건반악기가 되어
파도소리로 유혹한다.
오르페우스 그는
신비의 환상곡을
구름에 앉아
탄주하고
목신은
풀잎의 피리를 불고 있었다.
작은 소망 - 황 금 찬
나
무지개로 뜨리라.
그대
꽃버선으로
밟고 가라.
눈이 내리는 밤에 - 황 금 찬
눈이 내린다
먼 나라의
하얀 손님
창문을 닫으면
아득한 들판에
신 끄는 소리.
옛날과 물푸레나무 - 황 금 찬
이제는 옛날, 그보다도 먼
내 어린시절
누리동 하늘 숲속에
외딴 초막이
내가 살던 옛 집이다.
그 집 굴뚝머리에
몇십년이나, 아니 한 백년
자랐을까
큰 물푸레나무가 있었다.
바람이 부며, 비가 올때면
나뭇잎 쓸리는 소리와
비 듣는 가락이
흡사 거문고 소리 같아서
우리는 그 나무를 풍악나무라고 했다.
늦여름이나 장마철이 되면
낮은 구름이 자주 그 나무 위에
내려앉곤 했다.
물푸레나무는 덕이 많고
그래 어진 나무다.
어린이 새끼손가락 보다도 가는
물푸레나무는 훈장 고선생님의 손에 들려
사랑의 회초리가 되기도 하고
아버지 농기구의 자루가 되어
풍년을 짓기도 했다.
'화열이'가 호랑이 잡을 때 쓴
서릿발 같은 창자루도 물푸레나무였고
어머님이 땀으로 끌던 발구도
역시 그 나무였다.
물푸레나무
굳센듯 휘어지고
휘어져도 꺾이지 않고 다시 서는
어느 충신과 효도의 정신이며
성현의 사랑이다
나에게 이 물푸레나무의 이름을
다시 지으라고 한다면
나는 성현목이라고
이름하리라
물푸레나무 -
시인과 도둑 - 황 금 찬
<설명>
하도 밤손님이 자주 드는 집이라
시인이 나들이를 떠나면서 당부의 글을 남겼다.
낡은 서안 위에 파란 봉투 한 장이
놓여 있고
그 봉투 앞면에
제일 먼저 들어오는 이가
이 봉투를 열어 보시오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 봉투 안엔
편지와 화폐 몇 장이
들어 있었다.
<밤 시인학교>
미안합니다.
많지 않은 것이오나
가져가시고
다른 것들에는 손대지 마시오
나의 시편들입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성장하면 사망을 낳느니라.
(야고보서 1장 15절)
친구여
3욕이 지나치면
한 시대를 슬프게 한다.
<3욕의 개념적 정의>
제1욕은 금욕이다
제2욕은 권력이다
제3욕은 성욕이다
이 욕심들이 성장하면 첫째 본인이 망하고
둘째 사회의 양심이 죽고
셋째 국가가 병이 든다.
이 시를 읽는 즉시 모든 욕심은
녹슨 파편처럼 뽑아버리라. 그것이
너와 내가 사는 길이요. 또한 이웃이
같이 행복할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