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몰아가는 힘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적절한 시간에 빵빵 터지는 웃음까지..
오락 영화로써 꽤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후반부로 갈수록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인지
주인공 아들의 죽음에 대한 사연이 나오면서
전반부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자 약간은 낯선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 영화의 고질병이 또 도진 느낌이었습니다.
오락 영화면 오락 영화답게 산뜻하게 끝냈으면 좋은데
자꾸 관객들의 눈물을 끌어내려고 하는 것 같아 조금 씁씁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정재형씨가 맡은 주인공이 아들의 죽음에 대한 기억을 찾아 헤메는 장면이 나왔더라면
영화 결론이 낮설게 느껴지기 보다는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초반부터 인정사정 없는 주인공이 자신의 목숨을 연장시키고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긴장감이 넘치면서도 유머스럽게 펼치다가
갑자기 후반에 가서는 아들의 죽음을 기억해가며 그 아들에 대한 진한 부성을 보여주자
당혹스럽기 그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앞부분에 남자 주인공이 그토록 살고하하는 이유가 시나리오상에 있었는데
편집 과정 중에 잘려나간게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배우의 연기나 편집, 음악 등 모든 면에서 꽤 괜찮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으나
결론이 조금 생뚱맞게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