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507 --- 작은 불씨가 큰 산을 태운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거나 그 처지가 되어보는 것만큼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땀을 흘려보아야 진정한 땀의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평소에는 별스럽지 않고 당연하던 것들마저 심각해진다. 그래서 경험이나 체험이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한다. 이에 이의를 달며 무슨 말을 하랴. 산길을 터덜터덜 간다. 갈수록 점점 더 깊어지면서 오로지 산뿐이다. 물 한 모금이 절실해진다. 작은 과일 하나, 빵 한 조각의 소중함을 안다. 그 순간은 조금이라도 마시고 먹을 수 있는 것이 현실적이며 필요하다. 집에 금덩이가 있다고 한들 소용없으며, 주머니에 돈이 두둑한들 쓸모없는 종잇조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은 불쏘시개가 불이 잘 붙으며 활활 타오른다. 크게 눈여겨보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작은 불씨가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번진다. 처음부터 그렇게 되리라고는 미처 생각 못 했을 것이다. 얼마 전에도 강원도 동해안 일대를 태우고 재로 만들었다. 어느 상가에서 용접하다가 불씨가 튀어 불이 번져서 그만 상가를 몽땅 태워버리고, 아파트의 주방 기구가 과열되면서 불길이 번져 집을 태우고 인명 피해까지 생겨 가슴 아프게 했다. 아무리 거대한 불이라도 그 불씨는 하찮아 보이는 성냥개비 하나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유익해도 한눈팔면서 옆길로 빠지다가 엄청난 재앙으로 돌변한다. 환절기에 콜록콜록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감기가 점점 전이되어 큰 병으로 번진다. 그까짓 고작 감기라며 얕잡아보면 안 된다. 설마설마하다 그르친다. 나는 대충대충 넘어가려고 했는데 막상 감기는 그렇지가 않다. 악착같이 달라붙고 빨리 떠나지 않아 그만 사달이 나면서 후회막급에 뒤늦은 후회를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힘든 일도 다소곳하고 진지한 마음에서 수고했다거나 고맙다는 말 한마디로 피로를 덜고 씻어 보람과 자신감이 생기게 한다. 대가는 두말할 것 없고 위로를 덧붙인 인사까지 나눌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꽃 한 송이가 모여 꽃밭을 이루며 활짝 웃음 머금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