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초정통파 유대인 하레딤 문화의 극치, 코셔폰]
초정통파 랍비들은 랍비청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인 종교부로부터 일정 수준의 급여를 지급받고 있다. 이들은 종교 분야에서의 국가행정과 사법판결을 담당하는 국가공무원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파나 개혁파 랍비들은 초정통파 랍비들과 처지가 전혀 다르다.
수년 전 차별대우에 불만을 가진 보수파나 개혁파 그룹에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논쟁 끝에 대법원이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201년부터는 규모가 크 광역 당위에서는 국가로부터 급여를 지급받게 되었다. 2019년부터는 시, 군 단위에서도 보수파나 개혁파 랍비들에 대한 급여지급이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담당하는 유대인 가구 수나 종교집회의 빈도수 등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하고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들은 자신들에 지급되는 수당은 초정통파 랍비에 지급되는 급여의 1/3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고 불만을 터뜨린다.
초정통파 유대인인 하레딤은 코셔 휴대폰이라는 것을 사용한다.
초정통파는 휴대폰을 오로지 통화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한다. 이들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첨단 기능의 해악이 크다고 생각해 통화를 제외한 기능, 예컨대 인터넷이나 문자, SNS, 카메라 기능 등을 모두 차단한다.
이런 휴대푠을 코셔 휴대폰이라고 한다.
유대교 계율을 지키는 음식에 코서 음식 허가를 내주는 것처럼 휴대폰에도 코셔 허가를 주는 것이다.
코셔 휴대폰은 통신 서비스 회사들로부터 할당받은 전용 코드번호를 사용한다.
일반 휴대폰 중 유대교의 가치에 맞지 않는 번호는 블랙리스트 번호로 등재해 두고 이들과는 아예 통화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첨단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코셔 휴대폰의 불편한 점 때문에 하레딤 중에는 일반 스마트폰을 구입해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어떤 하레딤은 코셔 휴대폰과 일반 휴대폰을 각각 새용하기도 한다. 초정통파 랍비들은 코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는 하레딤은 공동체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하레디 학부모들에게는 코셔 휴대폰 사용을 자녀의 예시바 학교 입학허가 조건으로 내걸어 휴대폰 일탈을 방지하기도 한다. 코드번호가 다른 일반 휴대폰으로는 학교당국과 통화도 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다.
초정통파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휴대폰 가게가 일반 스마트폰을 판매할 경우에는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코셔 휴대폰 사용자도 일반 사용자처럼 임의로 통신망 사업자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섰다.
이렇게 되면 별도로 일반 휴대폰를 구매하지 않고서도 코셔 휴대폰 번호는 그대로 둔 채 첨단 기능이 탑재된 일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개혁 추진을 두고 하레디 정당을 중심으로 초정통파 측은 맹렬히 저항했다.
정부의 조치는 유대 국가라는 건국의 기본정신을 명백히 훼손하는 것으로 유대교의 근본적 가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주장한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유대인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유대인의 가치를 지켜 온 것이 바로 하레디 그룹인데 그런 자신들을 정부가 배척하려 한다는 것이다.
일부 강경파 하레디는 정부가 이란보다 더 위험하다고 비판한다. 이 같은 개혁조치들은 2022년 총선에서 우파연합이 승리하면서 하레디 종교정당들이 다시 연립내각에 복귀하면서 모두 물거품이 됐다.
참고 서적
7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날의 이스라엘, 최용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