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1분 전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동거 |
[미술여행=엄보완 기자]빛과 그림자의 사각형 변주로 탄생한 임정은(林廷恩 Jeoungeun Lim)의 작품세계가 사각,사각,사각…_유연함의 큐브(Cube,Cube,Cube…_The Cube of Flexibility) 전시로 감상자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빛과 그림자의 변주를 통해 탐구해 온 임정은의 멀티플 판화(Multiple Print)전이 5월 13일부터 30일까지, 계동 ‘세지화랑’ (종로구 북촌로4길 27, B1)에서 개인전을 연다.
작가 임정은은 유리, 종이, 철의 물성을 판화와 사진과 설치의 층위로 기록하며, ‘푼크툼(Punctum)’과 ‘팔림프세스트(Palimpsest)’가 교차하는 지점을 조명한다.
임정은 작품은 유리창에 비친 빛의 일렁임에서 마주한 ‘푼크툼’적 감각을 고대 필사본의 덧쓰기 방식인 ‘팔림프세스트’ 구조로 확장하여 작품에 담았다. 표면 아래 잠재된 시간의 결이 살아 움직이는 이 공간에는 이전의 흔적을 덮으면서도 과거의 층위를 투명하게 품어내는 판화적 시간성이 녹아 있다.
빛과 그림자의 사각형 변주로 탄생한 임정은(林廷恩 Jeoungeun Lim)의 작품세계가 사각,사각,사각…_유연함의 큐브(Cube,Cube,Cube…_The Cube of Flexibility) 전시로 감상자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미술관 설치 현장을 기록한 포트폴리오인 Neo in situ’는 그 자체로 새로운 예술적 층위가 되어 일상의 상(In situ)과 다층적으로 중첩된다. 임정은의 작업은 단순한 입체의 나열을 넘어, 투명한 유리판의 반사와 굴절을 통해 새로운 시각적 층위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화면에 겹쳐진 사각 패턴이 외부 잔상과 부딪히는 지점에서 현실과 작품의 경계는 유동적으로 전이 되며 긴장감 있는 틈을 형성한다.
층층이 쌓인 투명한 색면의 깊이는 단순한 겹침을 넘어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사고 과정이 가시화된 팔림프세스트적 공간으로 기능한다. 임정은 작가는 실제 공간의 투영과 이미지 내부의 독자적 논리 사이에서 관람객이 자신의 시선을 재정렬하며 ‘존재의 기록으로서의 푼크툼’을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말한다.
사진; 유연함의 큐브
사진: 임정은 유연함의큐브-Trajectory of So Sang_pigment print with acrylic cube_65.8x65.8x~
<임정은의 작가 노트 (Artist’s Note)>
임정은 작가
나는 오랫동안 평면의 ‘사각’이 빛과 그림자에 의해 ‘입방체(Cube)’로 변모하는 과정을 탐구해 왔다. 유리, 종이, 철이라는 물성을 빌려 판화와 사진, 설치의 층위로 이를 기록한다.
2024년 《유연함의 큐브》에 이어 선보이는 이번 전시 《사각 사각 사각-유연함의 큐브》에서는 ‘푼크툼(Punctum)’과 ‘팔림프세스트(Palimpsest)’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그림자의 리듬을 펼쳐 보이고자 한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푼크툼(Punctum)’은 보는 이의 마음을 예리하게 찌르는 찰나의 여운을 뜻한다. 나는 우연히 유리창에 비친 빛의 일렁임에서 이 강렬한 푼크툼을 마주했다. 이 감각은 고대 필사본에서 지워진 흔적 위에 새로운 문장을 덧쓴 ‘팔림프세스트(Palimpsest)’의 구조로 이어진다.
표면 아래 잠재된 시간의 결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이 겹의 공간에는, 이전의 흔적을 지우면서도 과거의 층위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판화의 시간성이 녹아 있다. 최근의 미술관 창에 확장된 설치를 통해 얻은 다층적 시간, ‘Neo in situ’ 작업은 설치된 현장을 기록한 포트폴리오인 동시에, 그 자체로 새로운 예술적 층위가 된다. 그리고 일상의 쇼윈도에 비친 상(In situ)은 나의 축적된 경험 및 관계의 변화와 맞물린다.
빛의 반사와 굴절로 인해 층층이 교차하는 푼크툼은 화면 안에서 변주되는 그림자의 리듬을 형성한다. 나의 작업은 실제 공간을 투영하는 동시에 이미지 내부의 독자적인 논리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겹겹이 쌓인 화면 앞에서 관람객이 자신의 시선을 재정렬(팔림프세스트) 하기를, 그 긴장감 있는 틈 사이에서 존재의 기록으로서의 푼크툼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For a long time, I have explored the process by which a two-dimensional 'square' transforms into a 'cube' through the interplay of light and shadow. Borrowing the material properties of glass, paper, and metal, I record this phenomenon through the layers of printmaking, photography, and installation. Following my 2024 exhibition, this current showcase unfolds a rhythmic play of shadows where Punctum and Palimpsest intersect.Roland Barthes’ concept of punctum refers to a fleeting resonance that sharply pierces the viewer. I encountered this intense punctum by chance in the shimmering light reflected on a glass window. This sensation naturally extends to the structure of a palimpsest—an ancient manuscript where new texts are superimposed over erased traces. Within this layered space, where the latent textures of time beneath the surface seem to breathe and move, lies the inherent temporality of printmaking: the act of overwriting previous marks while never fully erasing the historical layers of the past.My recent Neo in situ works—expanded installations on museum windows—serve as both a portfolio documenting the site and a new artistic layer in themselves. Furthermore, the reflections captured in everyday shop windows (In situ) intertwine with my accumulated experiences and shifting relationships. The punctum, intersecting layer by layer through the reflection and refraction of light, orchestrates a rhythmic variation of shadows within the frame. My practice is a process of projecting physical space while simultaneously constructing an independent logic within the image. I invite viewers to realign their gaze—a personal palimpsest—as they stand before these layered planes, discovering the punctum as a poignant record of existence within those tension-filled gaps
사진: 사각형의 변주2020813 Memento Mori2021Aug.13pigment print on paper & sandblast on~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동거
밤에서 새벽으로 넘어 가는 때는 언제인가? 빛이 찾아오는 시간을 여명이라 하는가. 투명 유리 창가를 서성이다가 일인용 소파에 몸을 맡겼다. 큼직한 통창에는 어둠에 가려졌던 산이 조금씩 밀고 들어왔다. 목련, 개나리, 벚꽃들을 가두었던 쇼윈도(show window)는 이제 녹음으로 치장하고 여름 준비에 한 창이다. 창밖의 계절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봄부터 겨울까지, 꽃은 피고 지고 헐벗었던 나무들은 초록 잎으로 몸을 가리고, 홍엽으로 가을을 맞이하고, 다시 옷을 벗고 찬바람 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다.
그 사이 빛이 있었고, 바람이 지나갔고, 새들이 찾아왔고, 몇 개의 천둥이 울렸고, 몇 개의 번개가 지나갔고, 간간이 비가 내렸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는 것도 아니다. 거실의 둥근 등 두 개는 붙박이로 유리창에 미동도 없이 들러붙어 변하는 밖의 풍경을 응시하고 있었다. 투명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두 개의 이미지가 몸을 섞는다.
밖을 보는 창(window)과 안을 비추는 거울(mirror)의 만남. 서로 다른 두 개의 시선. 즉 앞과 뒤의 이미지를 하나의 그림에 담은 화가는 마네(Manet)다. <폴리베르제르의 술집(A Bar at the Folies-Bergère)>이 그렇게 태어났다. 인간이 의식과 무의식 속을 오가며 살 듯,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동거는 놀랍기만 하다. 단지 ‘빛’에만 의존하던 인상주의가 공간과 시점을 추가함으로 새로운 그림으로 옮겨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즉, 단일 시점에서 벗어나기.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의 중첩 혹은 포개짐은 현대미술의 출발 지점이다.
곡선이 신의 창조물이라면 인간은 직선의 창조와 변형에 전념했다. 직선과 직선을 연결하는 것이 세상의 기본 틀이 된다. 인간의 수많은 창조물은 사각 틀 안에서 역할과 의미를 부여받았다. 시각예술에서 사각은 이미지 형성의 최소 단위이고, 절대적이다. 카지미르 말레비치(Kazimir Malevich)의 <검은 사각형(Black Square)>은 캔버스에 하나의 검은 사각형으로 처음과 끝을 함께 한다. 그것으로부터 이미지는 싹이 트고, 성장한다.
디지털 이미지의 원리도 동일하다. 하나의 픽셀(pixel)은 이웃 픽셀과 연대하고 증식을 통해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고, 속내를 드러내는 도구로 쓰인다. 작가의 평면 사각이나 입체(cubic)도 몸집을 불리고 홀로 독야청청이다. 이런 사각의 변주 혹은 유희만으로 구축한 추상은 임정은(JeoungEun Lim)이 발견한 신천지이기도 하다.
투명 유리(glass)에 에칭(sandblasting)된 상처 난 작은 사각형들. 그러나 그것들이 어찌 상처로만 존재하겠는가. 빛의 세례를 받은 상처들은 그림자 되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새롭게 탄생한다. 마침내 액자의 안쪽 이미지들과 서로 섞이어 어깨를 건다. 그러므로 에칭된 투명 유리는 판화로서 기능하고, 주어진 빛의 도움으로 액자 안쪽에 자리한 사진 혹은 색지들과 부단히 소통을 시도한다. 그것들은 작가가 세상에서 얻은 추억이고, 때론 푼크툼(PUNCTUM)이리라.
빛과 그림자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한 쌍이고, 작가 예술의 암수이고, 그로부터 예기치 않은 이미지를 만드는 자궁과 같다. 투명 창을 사이에 두고 밖과 안이 맞물리면서 지어낸 낯선 새벽 풍경들처럼 임정은의 예술 또한 세상에는 없는, 그러나 있는, 또 다른 세계가 아닐까 싶다. 연대와 사랑을 통해서 소통을 꿈꾸는 예술. 그것이 작가가 꿈꾸는 세계라고 나는 믿는다. -최 건수(이미지 비평가)
사진: 임정은사각형의 변주2023June6 Carpe Diem2024MAy15, pigment print on fabriano paper wi~
사진: the cube of flexibility-circulation2025Oct pigment print, clear acrylic cub~
임정은(林廷恩 Lim, Jeoungeun)은 1964년 도계 생으로 성신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및 동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 R.I.T대학원에서 영상예술대학 판화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부전공은 컴퓨터그래픽디자인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Keith Howard 판화 워크샵에 참가하였다.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Multiple Art & Tech.전공 박사(2015.8)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판화, 설치, 사진 등으로 33여 회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1986년부터 228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수상은 2026년 Korean Artist Project2016(http://www.koreanartistproject.com)선정과 2015년 SOMA드로잉센터 10기 아카이브 등록 작가 선정 및 2007년 11th Belt 선정 작가가 되었으며, 2005년 제6회‘성신판화상을 수상했다.
사진: 임정은-사각형의 변주2023 June6 Carpe Diem2024May15-Rain pigment print on fabriano pa~
작품소장은 부산시립미술관(2003), 서울시립미술관(2011, 2016),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2007, 2010)”, “정부미술은행(2013)”, 한글라스-파란네모(2005), 철강신문(2008), 하나은행(2008), 농심호텔(2002) 부산, 여주미술관(2020), NPO 마이즈루시(2010), 일본, e-파란랜드재단 홈 플러스(2013), 흰물결아트센터(2009, 2014), 성남아트센터(2015, 2016), 서울안과빌딩(2017) 안양, Think Tank Taiwan(2020), Taipei, Taiwan
레지던시 2010 마이즈루시, 일본(단기)
특 허 특허출원(실용신안등록증-0293689호)고안의 명칭: 장식유리
교육경력 성신여자대학교 및 동대학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남대학교, 동서대학교, 계원예술대학교등 출강 및 제7~9기 대한건축가협회 주최 건축학교(SAKIA) Tutor,역임했다.
사진; 임정은 사각형의 변주
●사각,사각,사각…_유연함의 큐브 전시 안내
전시명: 사각사각사각..._유연함의 큐브
전시 기간: 2026. 5. 13.수 ~ 5. 30.토
Opening Hours: 화 - 토오전 10 시 – 오후 6 시 / 휴무 일,월, 기타 법정 공휴일
오프닝 리셉션: 5월13일, 수 오후 4 ~ 6시
참여 작가: 임정은
전시 장소: 세지화랑 (종로구 북촌로4길 27, B1)27 Bukchon-ro 4-gil, Jongno District, Seoul, South Korea
전시 문의: 070-4242-7905/ sejigallery@naver.com |www.galleryseji.com /오혜련_SPACE22(02-3469-0822)
관련기사
태그#전시#임정은개인전#사각사각사각유현함의큐브#세지화랑#임정은작가#판화#빛과그림자#최건수이미지비평가#투명유리창가#평면의사각#푼크툼#팔림프세스트#미술여행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