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
하루바삐 수행하라(修行及早): 청주집(淸珠集) (3)
北邙多少高低墳 북망산 듬성듬성 높고 낮은 무덤이여
鴟鴞夜嘯靑楓泣 부엉이 우는 밤에 푸른 단풍 눈물짓나니
千載興亡蜂蟻塲 천년세월 흥망성쇠가 벌 떼 개미 떼의 마당이요
百年成敗狐狸窟 백년인생 성공과 실패가 여우의 소굴이었구나
丢開善念不尋思 선한 생각을 무시한 채 생각해 보지 않았으니
失去人身難再覓 사람 몸을 잃고 나면 다시 찾기 어려우리라
富貴固是夙生來 금생에 누린 부귀영화는 원래 전생에서 왔던 것
享盡亦須防算逼 잔치가 끝나면 닥칠 계산서를 또 대비해야만 하리라
摩尼百八手中提 마니로 엮은 백팔염주를 손에다 들고
彌陀一句心頭憶 아미타불 한 마디를 마음에 새기게나
此生不度何時度 이 생에 건너지 않으면 언제 건너려나
修行及早無常迫 하루바삐 수행하게나, 죽음이 닥쳐오니
兒女盡是寃家債 아들과 딸은 모조리 원수에게 진 빚이요
利名盡是刀頭蜜 이익과 명예는 모조리 칼에 발린 꿀
殺生是啖姻親肉 살생은 친척들의 살을 뜯어 먹는 짓이요
淫邪是飮洋銅汁 사음邪淫은 넘실대는 구리 용액을 마시는 짓
上牀別却鞋和襪 침상에 올라 짚신과 버선을 벗어 던지고 나면
明朝來否事不測 내일 아침을 맞을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나니
一聲去也只索隨 한번 소리치고 가 버리면 그저 찾으며 뒤쫓을 뿐
求神禮佛毫無益 신께 빌고 부처께 절해도 아무런 이득이 없다네
至親父子及夫妻 친족인 아버지와 아들, 남편과 아내까지도
改換重來懵不識 몸을 바꿔 다시 오면 전혀 알아보지를 못하네
船到瞿塘補漏遲 배는 구당瞿塘83)에 닿았는데 새는 틈새를 언제나 보수할까
蹉過許多好時日 그 많던 좋은 시절을 마냥 허투루 보냈구려
輪廻件件理分明 윤회는 하나하나 그 이치가 분명하고
因果樁樁無爽忒 인과가 줄줄이 이어져 어긋남이 없건만
迷却多生說現生 수많은 생애를 미혹한 채 현생만을 말하고
癡人無數齊稱屈 무수한 미련한 이들 똑같이 억울하다는 소리만 하네
頻呼苦勸不回心 자주 불러 애써 권해도 마음을 돌이키지 않는다면
除非等待兩脚直 두 다리가 뻣뻣하게 굳는 날까지 기다릴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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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瞿塘 : 구당협瞿塘峽의 준말로, 사천성 양자강 상류에 있는 삼협三峽의 하나이다.
강 한복판에 우뚝 솟은 염예퇴灩澦堆로 인해 물살이 급하고 배들이 많이 전복되는 곳이다.
출처: 동국대학교 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