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장학금 강원일보( 2008-9-27 기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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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의 장학제도는 교민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폭넓고 다양하다. 펠 그랜트(Pell Grants)장학금은 연방정부가 저소득층 학생에게 대규모로 무상 지원하는 제도로 유명하다. 세계의 수재를 발굴하고 키우는 풀브라이트(Fulbright)장학금도 선망의 대상이다. 하버드, 예일대 같은 유수의 대학들은 해마다 수백억 달러의 장학기금을 모은다. 그것도 신입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서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장학금 역사도 길다. 이미 삼국시대에 당나라 유학생에게 국가가 학비를 보조해 주었다. 이 전통은 고려와 조선시대에도 이어졌다. 일종의 국비 유학생인 셈이다. 장학제도는 고대 로마법 중에서도 기록을 찾을 수 있다. 로마시대에는 원로원에서 장학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당시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은 원로를 후원자로 맞이하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여겼다. 수혜자는 원로회원의 자리에까지 올라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권위가 있었다. ▼ 현대적인 의미의 장학사업은 16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의 학교는 지도자 교육기관으로 사립학교(public school)가 공립보다 더 정평이 나 있다. 이들 학교에서는 학비를 면제해 주는 것이 전통이다. 미국에 이어 최근에는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 학생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들어 유학생 수가 급증해 2005년에는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이 많은 한국 학생이 영국 정부가 주는 시브닝 장학금(영국 외무성 장학금)을 받고 있다. ▼한국 교육학계의 거목 정범모(83) 한림대 명예교수가 한림대에 장학기금 5억 원을 쾌척해 화제다. “돈이 없어서 공부 못 하는 학생이 없길 바랍니다”라는 그의 제자 사랑이 수많은 학생에게 용기를 심어주고 있다. 국가와 공교육이 미처 챙기지 못한 일을 개인이 해내 더욱 의미가 깊다. 인물이 인물을 키운다는 말이 있다. 최고의 유산은 지혜의 나눔과 베품이다. 평생 자신이 쌓아올린 자산을 후대에 물려주자는 뜻이다. 물질적인 지원은 그 출발이 된다. 조광래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