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는 연말까지인 협상기간을 최대한 활용,여유를 갖고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적인 타이밍에 확실한 거액 베팅으로 양준혁을 잡겠다는 계산이다.기아는 양준혁과의 협상에서 불리한 여건에 있다고 판단한다.대구 출신인 양준혁이 고향팀 삼성을 선호한다고 말한 적이 있고 또 기아의 전신인 해태가 양준혁을 LG에 판 전력이 있는 것도 마이너스 요인이다.게다가 삼성보다 나중에 뛰어든 기아가 경쟁을 불붙게 해 자칫 몸값 폭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발목을 붙잡고 있다.
기아 정재공 단장은 “삼성의 협상을 지켜보고 난 뒤 방침을 결정할 생각이다. 너무 빨라도 일을 그르칠 수 있고 너무 늦게 해도 능사가 아니어서 타이밍을 조율중”이라고 밝혔다.정단장은 양준혁의 예상 몸값을 4년 계약할 경우 사이닝 보너스와 연봉 포함,27억원선에서 결정날 것으로 전망했다.양준혁이 연봉 4억원씩 총 16억원에 홍현우 김기태가 받았던 10억원의 사이닝 보너스보다 더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자존심을 살려주는 차원에서 사이닝 보너스는 11억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정단장은 “지지부진하게 협상하지 않는다.줄 만큼 확실히 주고 올 것인지 안 올 것인지는 선수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게 구단의 기본 방침”이라고 못박았다.
양준혁에게 27억원이 갈 경우 보호선수 20명을 제외한 선수 1명을 보상해 주지 않으면 LG에 12억1,500만원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총 투자금액은 40억원에 가깝게 된다.
한편 삼성도 기아가 뒤늦게 뛰어들자 “아직 시간이 많다. 서두를 필요 없다”며 기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언제 본격적인 시동을 걸까,누가 먼저 선제 펀치를 날릴까.기아와 삼성이 양준혁을 사이에 두고 펼칠 ‘007 작전’의 한판 승부가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