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약간은 정도에서 벗어날 때가 있다. 일테면 마음을 비워야 잘 보인다. 가까이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야 잘 보인다. 밖에서 보아야 잘 보인다. 작은 틈새로 보아야 오히려 잘 보인다. 눈을 찔끔 감아야 잘 보인다. 때로는 별처럼 대낮보다는 어둠 속에서 잘 보인다. 세상이 하도 이상해 상식으로는 통하지 않는, 비상식이 상식으로 통한다. 하나의 요령일 뿐이라고 얼버무리기에는 엄연한 사실이므로 어쩌지 못한다. 버려야 채울 수 있다.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예외 없는 것은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그렇다면 예외라고 할까 보다. 따라서 상식 밖에 상식인 셈이다. 이것이 끝이고 마지막이라고 한다. 갑자기 긴장하게 한다. 끝이고 마지막이라고 쉽게 말하거나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마치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없어 단절을 통보하는 것 같다. 가진 것이 이것뿐이라고 바닥이 드러났음을 알리는 것 같다. 더는 재고할 여지가 없어 이것으로 끝난다는 것 같다. 더는 손댈 수 없어 이쯤에서 부득이 포기한다는 것 같다. 그간의 배려 나 우대로 주어졌던 기회는 더 줄 수 없다고 하는 것 같다. 말하는 사람은 조심스럽게 꺼냈든 무심코 했든 듣고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그다지 반길 만한 일이 아니므로 충격적일 수가 있다. 이것이 마지막이란 말은 삼가야 한다. 말은 하는 쪽보다 듣는 쪽을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의도로 한 말이라고 해도 받아들이는 쪽에서 그렇게 받아들이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도 있어 참으로 조심스럽다. 어찌 보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은 셈이다. 말은 한 번 밖으로 나오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취소하며 다시 말한다고 간단히 마무리될 일이 아닐 수 있다. 이미 속내를 다 드러낸 것이다.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못하다고 한다. 일각에서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라고까지 한다. 여하튼 말처럼 이해를 빨리하고 오해를 빨리하는 것도 없다. 말로 분위기가 급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