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와 밥 (고영근 제공)
[건강칼럼] 누룽지와 밥
누룽지는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을 말한다. 가마솥으로 밥을 지으면 솥 바닥의 온도가 높아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바닥에 눌어붙는다. 눌어붙은 누룽지를 긁어서 먹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으로 섭취한다.
예전에는 밥을 지은 솥 바닥에서 누룽지를 긁었지만 요즘은 누룽지만 따로 만든다. 시중에서도 누룽지를 판매하지만 가정에서 전기밥솥이나 프라이팬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누룽지는 바삭하고 구수한 맛으로 과자가 없던 시절 인기 간식이었다. 요즘은 과자로 즐기기도 하지만 끓여서 식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음식점에서 후식으로 나오는 누룽지를 먹으면 입이 개운해진다.
다양한 식재료와 함께 조리하면 보양식이 된다. 해물이나 삼계탕 굴 등을 넣어 해물누룽지탕, 누룽지 삼계탕, 누룽지 굴죽 등을 만들어 맛과 영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누룽지는 쌀뿐만 아니라 현미. 찹쌀 등 다양한 곡물로 만들 수 있다. 누룽지는 밥보다 소화 속도가 느려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쌀밥 누룽지는 소화가 쉽고, 현미밥 누룽지는 혈당과 포만감 관리에 유리하다.
현미밥 누룽지는 식이섬유·미네랄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오래가며 제조 과정에서 생성된 저항성 전분은 혈당 부담이 적어 아침 식사로 좋다. 찹쌀 누룽지는 고령자들의 아침식사 대용으로 부드럽고 소화가 잘 돼 속이 편하다.
▲ ‘누룽지 vs 밥’ 영양성분
누룽지와 밥은 주재료인 쌀의 종류에 따라 맛과 영양성분의 함량이 달라진다.
누룽지와 쌀밥, 현미밥, 찰밥의 영양성분을 비교해 본 결과 대부분의 성분이 누룽지에 더 많았다. 누룽지가 밥보다 각종 영양이 많은 것은 수분 차이다. 누룽지는 수분은 거의 증발되고 영양성분이 응축돼 있기 때문이다. 누룽지의 수분은 1.7%에 불과하지만 밥 종류는 59.6~65,2%에 해당한다.
쌀에 가장 많은 성분은 탄수화물이다. 누룽지나 밥 역시 탄수화물 비중이 가장 높다.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며 누룽지 100g당 단수화물은 88.8g으로 현미밥 35.34g의 2.5배로 나타났다.
단백질은 누룽지가 100g당 8g으로 밥 종류 중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은 현미의 3.47g보다 2.3배로 나타났다. 누룽지의 단백질은 쌀밥(2.65g)의 3배에 달했다.
누룽지 식이섬유는 100g당 2.3g으로 현미밥 2.2g과 거의 비숫하지만 쌀밥이나 찰밥보다는 최대2.3배 들어 있다.
누룽지는 밥보다 필수아미노산 비중이 높고 운동 전후 근육 합성과 회복, 근 손실 예방, 에너지 공급에 필수적인 BCAA 아미노산 함량이 많다.
누룽지는 루신 함량이 100g당 641㎎으로 현미밥 179㎎의 3.58배, 이소루신은 307㎎으로 현미밥 48㎎의 6.4배, 발린의 경우 447㎎ 들어 있어 현미밥 88㎎의 5배에 달했다.
누룽지는 수분이 줄어 무게 대비 열량이 높다. 누룽지 100g당 414㎉를 보여 쌀밥(146㎉)의 2.8배였다.
누룽지를 간식으로 먹을 때는 열량이 높아 적정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 누룽지 주요 효능
▲ 누룽지 효능
누룽지는 멥쌀 등 곡물로 만들기 때문에 기본 성분과 효능은 쌀과 유사하다. 다만, 열처리 과정에서 성분의 구성과 특성이 변화한다.
누룽지 주요 성분은 탄수화물이며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B군 등이 존재한다. 탄수화물의 일부는 저항성 전분으로 변한다. 곡물의 종류에 따라 함량에 차이가 난다.
현미와 잡곡 누룽지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제조 과정에서 전분의 변성으로 저항성 전분이 생겨 급격한 혈당 상승을 막아준다.
누룽지는 밥솥 바닥에 눌어붙으면서 색깔이 노릇노릇하게 갈변된다. 갈변되는 과정에서 갈색 색소인 멜라노이딘이 생성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누룽지 주요 효능은 소화 기능 개선과 혈당 조절을 꼽을 수 있다.
-소화 기능 개선
누룽지는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소화 효소의 분비를 촉진시켜 전반적으로 소화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준다.
열처리 과정에서 녹말이 분해되면서 덱스트린 등 소화가 쉬운 형태의 물질이 생성돼 소화를 돕는다. 특히 일부 탄수화물이 저항성 전분으로 전환돼 소화 흡수가 천천히 이루어진다.
전통의학 문헌에서는 누룽지가 ‘음식이 잘 넘어가지 않을 때 속을 편하게 하고 위장을 진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동이보감에는 누룽지가 위장 기능을 돕는 음식으로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혈당 조절
식이섬유와 저항성 전분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누룽지에는 장 건강을 촉진하고 변비 예방, 소화 촉진에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함량이 많다. 식이섬유는 당 흡수를 늦춰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든다. 통곡물로 지은 밥에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일반 밥에 비해 열을 가하는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전분이 더 분해돼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한다. 제조과정에서 생성된 저항성 전분은 소화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지 않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항산화 작용
누룽지는 조리 중 일어나는 마이야르 반응으로 갈변 색소인 멜라노이딘이 만들어진다. 멜라노이딘은 항산화 활성이 보고돼 있다.
한국식품조리과학지에 실린 연구에서 누룽지 제품 5종의 총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함량과 DPPH/ABTS/FRAP 등 항산화 활성을 측정한 결과 갈색이 진할수록 항산화 물질 함량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일정 비율의 보리를 혼합해 만든 누룽지도 항산화 효과가 있다. Food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보리와 쌀 혼합 누룽지의 β-글루칸 등 기능 성분이 마이야르 반응으로 생긴 물질의 항산화 활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학술지 Food에 따르면 일정 비율의 보리를 혼합해 누룽지를 만들면 β-글루칸 등 기능 성분이 마이야르 반응으로 생긴 물질의 항산화 활성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피로회복
비타민 B군과 아미노산은 에너지 대사와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1, B2, 니아신 등 비타민 B군은 흰쌀보다 누룽지에 더 많이 들어 있다.
▲ 만드는 법
프라이팬에 밥을 최대한 얇게 펴서 불을 약하게 놔두면 노릇노릇 맛난 누룽지가 만들어진다. 누룽지를 태우면 아크릴아마이드 같은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타지 않게 굽는 것이 핵심이다.
▲ 주의 팁
누룽지를 너무 오래 높은 열로 만들면 아크릴아마이드 같은 발암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을 살펴보면 누룽지 가열시간이 늘어날 수록 아릴아마이드 함량이 크게 증가해 건강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 누룽지 가열시간을 5분 이내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
누룽지는 탄수화물이 주성분이므로 과다 섭취는 체중 증가나 혈당 부담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