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늦게 일어나 아내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는 고구마 감자 사과 우유 등이다. 식사중에 아내는 감자를 먹으면서 이 감자는 반장아주머니가 준 것인데 굵고 참 맛이 좋다고 한다.
이웃사촌이란 무엇인가 ? 멀리 있는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 라는 말이 있는것처럼 멀리 있는 가족들보다 가까운 이웃이 매일 얼굴 보고 때로는 내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애착이 생긴다는 말이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에는 아내가 가까이 지내고 있는 이웃사촌이라 할 수 있는 아주머니 세 분이 있는데 오늘은 그중 한 분만 간단히 이야기 해 볼까 한다.
그 분은 반장아주머니다. 요즘은 코로나때문에 성당에 미사를 거의 못 가지만 성당에 다니면서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는 성당반장으로서 몇년전에 교통사고로 남편이 먼저 가고 큰 딸은 시집을 가고 작은 딸과 아들과 함께 사는 아내보다 한살 많은 72세의 자그만하고 곱상한 서울토박이 아주머니다. 며칠전에는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아내에게 전화가 와서 가 보니 얼마전에 배속에 담석이 있어 병원에 가서 깨뜨렸다고 하는데 또 통증이 온다고 해서 함께 병원에 갔다오고 병원에 갈 때마다 함께 간다. 어제는 아내가 나더러 남성역근처 갈비탕집에 가서 갈비탕 2인분을 별도로 포장해서 좀 사다달라고 해서 왜 그러냐니까 일인분은 우리부부가 나눠 먹고 일인분은 그 아주머니 갖다 준다고 했다. 그걸 갖다주고 올 때는 시골서 친척이 가져왔다고 싱싱한 감자 고구마 그리고 보리굴비 두마리까지 들고 온다. 아낙네끼리 조그만 것도 서로 주고 받고 하면서 정이 오 간다. 또한 남편이 없다보니 남자에게 물어 볼 일이 있으면 아내를 통해 나에게 물으면 나는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열심히 설명해 주기도 한다. 둘이서 수시로 뒷산 산책을 하기도 하고 집안일을 상의하기도 한다.
내가 살고있는 아파트는 고급아파트가 아니다보니 이렇게 부인네들끼리 정이 오고 가는 이웃사촌이 될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비록 집값이 별로 오르지않아서 부동산측면에서는 별 볼 일이 없지만 말이다.
백년을 못 사는 인생. 천년만년 살것처럼 아웅다웅 불을 켜고 목줄기에 힘주고 욕심부리며 사는데 그래도 따뜻한 이웃사촌이 있어 우리들의 삶이 그나마 살 만 하고 살아갈 가치를 느끼기도 한다. 이웃사촌의 알콩달콩한 정을 노래 한 동시가 신문에 났길래 여기에 옮겨본다.
( 우리동네에서는 ) 서금봉 (1959-- )
감이 사과를 낳고
사과가 배를 낳는다
우리집 감 한 상자
옆집으로 보냈더니
사과 한 바구니가 왔다
그 사과 몇개 윗집에 보냈더니
크다란 배 두 개가 왔다
뱅뱅
동네를 맴도는 웃음소리
과일들은
자기를 닮지않은 과일을 낳으면서
웃음도 함께 낳는다
2020.10.12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