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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충수(濫竽充數)
악기를 마구 불며 숫자만 채우다는 뜻으로,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濫 : 넘칠 람(氵/14)
竽 : 피리 우(竹/3)
充 : 채울 충(儿/4)
數 : 셈 수(攵/11)
(유의어)
남곽남취(南郭濫吹)
남취(濫吹)
사물을 분별하는 지혜나 자기 신분에 맞는 한도가 분수(分數)다. 그런데 덜 떨어진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수를 모르는 사람이 주변에 의외로 많다.
실속 없는 자가 유난히 허세를 부리는 경우를 속담에서 ‘없는 놈이 있는 체 못난 놈이 잘난 체’라고 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는 것을 아울러 ‘세 가지 체병’이라며 주의하라고 깨우친다.
실력이 없는 자가 운 좋게, 또는 높은 사람에 잘 보여서 분수에 넘치는 지위에 올랐어도 밑천은 들통 나게 마련이다. 이럴 경우에 사용하는 성어가 우(竽)라는 피리를 제멋대로 부는 남곽(南郭)이란 사람의 이야기다.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나라의 선왕(宣王)은 관악기의 일종인 우의 연주 듣기가 취미였다. 우를 불도록 할 때는 반드시 300명이 합주하는 것을 즐겼다.
남곽이라는 처사가 선왕을 위해 우를 연주하겠다고 간청하자 왕은 대단히 기뻐했다(南郭處士 請爲王吹竽 宣王說之/ 남곽처사 청위왕취우 선왕열지). 그러면서 남곽에게 다른 훌륭한 악사와 똑 같은 수준으로 수백 명분의 곡식을 내렸다.
남곽이란 자는 우를 전혀 불 줄 몰랐으나 다른 합주단원들의 틈에 끼여 열심히 연주하는 흉내를 내며 그럭저럭 세월을 보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선왕이 죽고 민왕(緡王)이 즉위했는데 그는 합주를 싫어하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부는 것을 듣기 좋아했다. 들통 날 것이 두려웠던 남곽은 그제야 줄행랑치고 말았다.
우를 아무렇게나 불며(濫竽) 악대의 숫자만 채운다(充數)는 고사는 한비자(韓非子)의 내저설(內儲說) 상편에 나온다. 남우(濫竽)라고 줄여서 말하거나 남곽남취(南郭濫吹) 또는 남취(南吹)라 해도 같은 의미다.
한비자는 여기에서 임금이 신하를 다스리는 일곱 가지 방법 칠술(七術)을 설명했다. 남곽의 이야기를 통해 한 번 들으면 어리석음과 지혜로움을 구분할 수 없으므로 여러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남우충수(濫竽充數)
총선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동안 총선을 준비한 각 지역구의 후보자들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교적 조용한 선거전 행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며칠 남기지 않고는 예전과 다름없이 스피커를 최대한 데시벨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또다시 고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선거철만 되면 늘 말한다. 그 사람이 그 사람, 참신한 인물이 없고 마음에 드는 정당도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뽑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마음 한구석을 짓누른다.
◼ 정치혐오감에 투표 포기하면 더욱 혐오스런 정치인 갖게돼
당나라 한유(韓愈)는 '잡설(雜說)'에서 '세상에 백락이 있고서야 천리마가 있는 것이다. 천리마는 늘 있지만 백락은 늘 있는 것이 아니다(世有伯樂 然後有千里馬. 千里馬常有 而伯樂不常有)'고 했다.
그러나 마시장에 나와 있는 말들이 그저 그렇다면 제 아무리 천리마를 한눈에 알아본다는 백락이라 할지라도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중에서 보다 나은 말을 골라야 하는 백락이 돼야하니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국민의 대표를 뽑을 수단이 투표이니 그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 뽑아놓고도 늘 배신감을 느끼지만 일단 그것은 접어두고 통렬한 메세지는 던져야 한다.
이번 총선은 전국 253개 지역구에서 1,118명의 후보가 등록해 평군 4.4대 1의 보였다. 후보자 중에는 전과 10범이 있는가 하면 최연소후보는 25세, 최고령후보는 81세다. 남성이 905명, 여성이 213명인데 70세 이상도 36명이나 된다.
그리고 이번 총선은 만 18세 이상 유권자의 첫선거이자 준연형동 비례대표제가 적용되는 첫 선거이기도 하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가장 적격자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동안 연고주의나 후보자의 스펙을 보고 지지했다가 당선된 후 당리당략, 이기주의 행태를 보인 당선자를 보고 크게 실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미국 정치학자 프랭클린 P. 애덤스는 '선거란 누구를 뽑기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물국회에 신물이 나 정치를 혐오한다며 관심도 없고 투표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민들은 더욱 혐오스런 정치인만 갖게 될 것이다.
그나마 후회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나름 판단의 기준이 있어야겠다. 그 기준가운데 지역구의 후보자가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실력있는 유능한 인물인가, 혹은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신의를 지닌 인물인가가 가장 중요한 덕목일 것이다. 늘 같은 교과서적인 덕목일지라도 이것이 바른길이니 다른 방법이 없다.
피리 못불면서 유능한 악사들 틈에 끼어 연주하며 실력있는 체
그리고 그 이전에 우리는 우선 다음과 같은 인물들은 선발 명단에서 지워버려야 하겠다.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고 횡설수설하는 자, 하루에 서너 번씩 말을 바꾸는 자, 정치인으로 소신과 철학도 없이 거수기 노릇만 하는 자, 대안도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는 자, 허황된 공약을 남발하는 정당 또는 그런 자, 옳은 일이 무엇인지 해서는 될 일인지 아닌지 춘장인지 된장인지 분별 못하고 안하무인격인 자 등이 그 대상이다.
역대로 은사(隱士)는 부귀와 공명이 보장되는 관리의 길을 마다하고 강호(江湖)에서 자연을 벗삼아 유유자적했다. 또한 고결한 인품과 굽히지 않는 절개로 뭇 사람들의 존경과 신망을 한몸에 받았다. 때로 학문과 경륜을 인정받아 높은 벼슬을 받기도 했다.
남북조시대 송나라 은사인 주옹(周顒)이 남경의 북산(北山)인 종산(鐘山)에 은거하다, 후에 남제(南齊)의 조정에 출사해서 해염 현령을 제수 받았다.
이때 함께 은거하던 친구 공치규(孔稚圭)가 장문의 '북산이문(北山移文)'을 지어 그의 변신을 조롱했다.
그는 출사이전 주옹의 은거를 두고 '초당에서 어줍잖은 실력으로 피리 불고, 북악에서 함부로 두건을 쓰고 다녔다(偶吹草堂 濫巾北岳)'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주옹의 출사를 '수풀도 한없이 부끄러워하고, 시냇물도 더없이 부끄러워했다(林慚澗愧)'며 후안무치한 인물이라고 그의 변절을 신랄하게 꾸짖었다.
여기서 '우취(偶吹)'는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 틈에 끼어서 함께 연주를 한다'는 뜻으로 실력도 없으면서 명성을 훔치는 행위를 이르는 말이다.
생황과 비슷한 악기인 우(竽)를 잘 불지도 못하면서 악사로 행세하며 국록을 축낸 남곽선생(南郭先生)의 고사인 '남우충수(濫竽充數)'에서 유래한다.
여러 악사들과 합주를 할 때는 진짜 실력을 몰랐으나, 독주를 하게 되자 실력이 들통날까봐 도주했다는 고사가 한비자(韓非子) 내저설(內儲說)에 실려있다.
북악은 북산, 곧 주옹이 은거했던 종산을 가리킨다. 건(巾)은 은자들이 쓰는 두건이며, '남건(濫巾)'은 가식적으로 은자처럼 두건을 쓰고 돌아다녔다는 뜻이니 '우취'와 그 속뜻은 통한다 할 것이다. 실력도 없는 인물이 금배지를 달고 설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은 수많은 공약(公約)을 내놓았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공약을 제대로 지킨 후보가 얼마나 될까? 아마도 많은 것들이 공약(空約)이 될 것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20대국회 지역구 의원 2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약이행 분석 결과 ▲완료 3,564개(46.80%) ▲추진중 3,530개(46.35%) ▲보류 342개(4.49%) ▲ 폐기 74개(0.97%)로 나타났다.
임기가 끝나는 5월30일까지 불과 2개월도 채 남겨 놓지않은 현재 국회의원 공약이행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는 모두 공약(空約)으로 허공 속에 사라지게 되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그런 정당과 인물을 또다시 선출해야 할 것인가?
각 정당에서는 참신하고 실력있는 정치신인들을 영입했다고 자화자찬한다. 부디 ‘구미속초(狗尾續貂; 개꼬리로 담비 꼬리를 대신하는 것)’가 아니길 바란다. 혹여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될 일이다.
어쨌든 우리는 투표를 해야한다. 이번에도 역시 귀중한 한표를 행사해서 우리에게 정치혐오감을 안겨준 그들에게 강렬한 메세지를 전해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차악이 아닌 최선을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남곽선생(南郭先生)
실력 없이도 한자리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선왕(宣王)은 우(竽; 관악기의 일종) 연주를 즐겨 들었다. 합주를 좋아한 그는 늘 300명의 악사들에게 동시에 연주하게 했다.
어느 날 남곽(南郭)이라는 성을 가진 자가 찾아왔다. 자기도 우를 잘 부니 왕을 위해 연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선왕은 크게 기뻐하며 그를 악단에 합류시키고 다른 악사들과 같이 대우했다.
세월이 흘러 선왕이 죽고 아들 민왕(湣王)이 등극했다. 그는 아비와 달리 독주를 좋아했다. 그러자 남곽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남곽이라는 자는 원래 처사(處士; 할 일 없는 지식인)로서 우를 연주할 줄 몰랐다. 합주 때 연주하는 시늉만 하고 악사로서의 그럴싸한 대우를 누리며 살았던 것이다.
300명이 함께 연주하는 데 남곽이 꼽사리 낀다고 무슨 문제가 있었겠는가. 그는 독주가 아닌 합주라는 허점을 이용했고 왕에게 아부할 줄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은 그를 남곽 선생(南郭先生)이라 불렀다.
지금은 실력이 없으면서도 한자리하는 사람을 남곽 선생이라고 비꼬아 말한다. 우를 불 줄도 모르면서 숫자를 채운다는 남우충수(濫竽充數)란 말도 같은 뜻이다.
이 이야기는 신하를 통솔하는 방법을 모은 '한비자'(韓非子) 내저설(內儲說) 상편(上篇)에 나온다. 관리를 임명할 때는 남의 말을 듣지 말고 꼭 한 사람씩 직접 점검할 것을 권하는 이야기다.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는 남곽 선생이 많다. 사람들은 자주 남곽 선생의 허풍에 현혹되기도 한다. 교수라고 다 실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인이라고 다 신앙에 충실한 것도 아니다. 정치인이라고 다 신념과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 내 자식 하나 끼워 넣은들 무슨 문제가 될까라고 생각하는 권력도 많다. 남곽 선생들은 아부와 뇌물, 뻔뻔함과 허풍으로 세상을 탁하게 만든다. 어울리지 않는 남곽 선생들을 걸러내고 적임자를 찾는 공정성을 말하고 싶다.
▶️ 濫(넘칠 람/남, 동이 함)은 ❶형성문자로 滥(람)은 통자(通字), 滥(람)은 간자(簡字), 灠(람)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범한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한 監(감, 람)으로 이루어져 물이 넘쳐 퍼진다는 뜻이 전(轉)하여 넘친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濫자는 '넘치다'나 '퍼지다', '탐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濫자는 水(물 수)자와 監(볼 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監자는 물이 담긴 대야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대야를 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 監자에 水자를 결합한 濫자는 물이 넘치는지를 살펴본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정도가 과하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남발(濫發)하다'라고 하면 말이나 행동 따위를 함부로 하는 것을 뜻하고 '남용(濫用)하다'는 기준을 넘어 함부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濫(람, 함)은 ①넘치다 ②퍼지다 ③뜨다 ④띄우다 ⑤훔치다 ⑥탐(貪)하다 ⑦외람(猥濫)하다(하는 행동이나 생각이 분수에 지나치다) ⑧담그다 ⑨함부로 하다 ⑩마구하다 ⑪범람하다 ⑫뜬 소문 ⑬허언(虛言) 그리고 동이 함의 경우는 ⓐ동이(질그릇의 하나)(함) ⓑ목욕통(沐浴桶)(함) ⓒ샘(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주제넘을 참(僭), 넘칠 범(氾), 넘칠 일(溢), 넘칠 창(漲), 외람할 외(猥)이다. 용례로는 정해진 규정이나 범위를 벗어나서 함부로 쓰거나 행사함을 남용(濫用), 법령이나 증서 따위를 마구 공포하거나 발행하는 것 또는 말이나 행동 따위를 마구 함부로 하는 것을 남발(濫發), 재물을 함부로 소비함을 남비(濫費), 차례나 방법 및 체계가 없이 아무렇게나 읽음을 남독(濫讀), 짐승이나물고기 따위를 마구 잡는 것을 남획(濫獲), 나무를 함부로 벰을 남벌(濫伐), 물건의 질은 보장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많이 만듦을 남제(濫製), 마구 제조함을 남조(濫造), 일정한 기준도 없이 함부로 상을 줌을 남상(濫賞), 이유 없이 함부로 벌주는 일을 남벌(濫罰), 글의 내용을 사실에 어긋나게 함부로 적음을 남기(濫記), 법령이나 규칙 등을 함부로 범함을 남모(濫冒), 법령을 어기거나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무역함을 남무(濫貿), 분수에 지나치고 번다함을 남번(濫煩), 분수에 지나치게 넘침을 남분(濫分), 지나치게 여색을 좋아함을 남색(濫色), 물이 넘쳐 흐름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들이 크게 나돎을 범람(汎濫), 하는 짓이 분수에 지나침을 참람(僭濫), 너무 한도에 지나침을 태람(太濫), 거짓됨과 문란함이나 참람함을 가람(假濫), 거짓이 범람함을 위람(僞濫), 번거롭고 지나침을 번람(煩濫), 분잡하고 지나침을 분람(紛濫), 구차하고 지나침을 구람(苟濫), 탐욕을 부림이 지나침을 탐람(貪濫), 하는 짓이 완악하고 외람됨을 완람(頑濫), 우를 함부로 분다는 뜻으로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함을 남우(濫竽), 술잔에 겨우 넘칠 정도의 작은 물이라는 뜻으로 큰 강물도 그 근원은 술잔이 넘칠 정도의 작은 물에서 시작한다는 남상(濫觴),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
▶️ 竽(피리 우)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대 죽(竹; 대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于(우)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竽(우)는 ①피리(악기의 하나) ②두목(頭目: 패거리의 우두머리)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우를 함부로 분다는 뜻으로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함을 남우(濫竽),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말함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
▶️ 充(채울 충)은 ❶회의문자로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와 育(육; 자라다)의 생략형의 합자(合字)이다. 본디 뜻은 사람이 성장(成長)하여 커지는 일, 성장의 뜻에서 전(轉)하여 가득차서 아름답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充자는 '채우다'나 '가득 차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充자는 배가 불룩한 사람을 그린 것이다. 소전에 나온 充자를 보면 배가 불룩한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이 아이를 밴 것인지 아니면 식사 후의 포만감을 뜻하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充자는 볼록한 사람의 배가 강조해 그린 것으로 '가득 차다'라는 뜻을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充(충)은 ①채우다 ②가득하다, 차다, 완전하다 ③갖추다, 채우다 ④기르다, 살이 찌다 ⑤막다, 가리다 ⑥덮다 ⑦담당하다, 대용(代用)하다 ⑧두다 ⑨끝나다, 끝내다 ⑩번거롭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메울 전(塡), 찰 만(滿), 찰 영(盈)이다. 용례로는 분량이 적적하여 모자람이 없음을 충분(充分), 속이 꽉 차서 실속이 있음을 충실(充實), 일정한 분량에 차거나 채움을 충족(充足), 모자라는 것을 채워 메움을 충당(充當), 축전지나 콘덴서 등에 전기를 축적하는 일을 충전(充電), 가득 참을 충만(充滿), 인원을 채움을 충원(充員), 어느 국부 조직의 혈관 속을 흐르는 혈액의 양이 많아진 상태를 충혈(充血), 병역이나 부역 따위의 의무에 충당하여 복무 시킴을 충립(充立), 충당하여 올림을 충상(充上), 충실하게 기름을 충양(充養), 결원을 메워서 채움을 충차(充差), 천인에 편입 시킴을 충천(充賤), 추천 대상에 듦을 충천(充薦), 음식이 좋고 나쁨을 가리지 않고 고픈 배를 채움을 충복(充腹), 넓히어 충실하게 채움을 확충(擴充), 모자람을 보태어 채움을 보충(補充), 다른 것으로 대신 채움을 대충(代充), 바둑에서 자기가 돌을 놓으면 도리어 자기 수가 죽게 되는 수를 자충(自充), 겨우 채움을 구충(苟充), 신분을 낮추어서 천한 일을 하게 하는 처분을 강충(降充), 이전과 같이 채움을 환충(還充), 지위를 올려서 그에 알맞는 자리에 채움을 승충(陞充), 질은 돌보지 않고 그 수효만을 채움을 일컫는 말을 구충기수(苟充其數), 훌륭한 음식이 아니라도 입에 맞으면 배를 채움을 일컫는 말을 적구충장(適口充腸), 제 살을 베어내어 배를 채운다는 뜻으로 혈족의 재물을 빼앗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할육충복(割肉充腹),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
▶️ 數(셈 수, 자주 삭, 촘촘할 촉)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등글월문(攵=攴; 일을 하다, 회초리로 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婁(루)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婁(루, 수)는 여자(女子)가 머리 위에 貴(귀; 물건을 넣은 자루)를 이어 나르는 모양, 물건이 겹쳐지는 일을, 등글월문(攵=攴)部는 손으로 거동(擧動)을 하는 일, 몇 번이나 손으로 무엇인가를 하다, 여러 개 세다, 세다, 수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數자는 ‘세다’나 ‘계산하다’, ‘헤아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數자는 婁(끌 누)자와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婁자는 두 여인이 위아래로 포개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한자에서 婁자가 들어간 글자들은 대부분이 樓(다락 루)자처럼 ‘겹치다’라는 뜻을 전달한다. 이렇게 겹침을 뜻하는 婁자에 攵자가 결합한 것은 숫자 一, 二, 三과 같이 막대기로 셈을 하고 있다는 뜻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고대에는 막대기를 겹쳐 셈을 했다. 이를 산가지라 한다. 그러니 數자에 쓰인 攵자는 몽둥이가 아닌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해야 한다. 그러니까 數자를 막대기를 겹쳐 셈을 한다는 의미에서 ‘세다’라는 뜻을 갖게 된 글자이다. 그래서 數(수, 삭, 촉)는 (1)좋은 운수(運數) (2)운수(運數) (3)서너 또는 두어 오륙 정도의 확실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 (4)낱낱의 것을 셈하여 본 결과의 값. 특히 양(量)과 대비해서 쓰기도 함 (5)사물을 계속적인 면에서 포착(捕捉)하는 것 (6)자연수, 완전수, 정수, 분수, 부수, 무리수, 실수, 허수 등을 통틀어 이르는 말. (7)수학 (8)인도(印度) 게르만 어족(語族)이나 그 밖의 언어에서 볼 수 있는 문법 범주(範疇). 보통 단수, 복수 등이 있음. 언어에 따라서는 두 가지의 것을 나타내는 쌍수(雙數)도 있음 (9)옛날 중국에서, 육예(六藝)의 하나 등의 뜻으로 먼저 셈 수의 경우는 ①셈, 산법(算法) ②역법(曆法) ③일정한 수량(數量)이나 수효(數爻) ④등급(等級), 구분(區分) ⑤이치(理致), 도리(道理) ⑥규칙(規則), 예법(禮法) ⑦정세, 되어 가는 형편 ⑧꾀, 책략(策略) ⑨기술(技術), 재주, 솜씨 ⑩운명(運命), 운수 ⑪수단(手段), 방법(方法) ⑫몇, 두서너, 대여섯 ⑬세다, 계산하다 ⑭셈하다 ⑮헤아리다, 생각하다 ⑯조사(調査)하여 보다 ⑰책망하다 그리고 자주 삭의 경우는 ⓐ자주(삭) ⓑ자주 하다(삭) ⓒ여러 번 되풀이하다(삭) ⓓ빨리 하다(삭) ⓔ빠르다(삭) ⓕ황급하다(삭) ⓖ바삐 서두르다(삭) ⓗ급히 서둘러 하다(삭) ⓘ다가서다(삭) ⓙ접근하다(삭) 그리고 촘촘할 촉의 경우는 ㉠촘촘하다(촉)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계산하여 얻은 수를 수치(數値), 수를 나타내는 글자를 숫자(數字), 수효와 분량을 수량(數量), 사물의 수를 수효(數爻), 열의 두 서너 곱절되는 수효를 수십(數十), 두서너 차례나 몇 차례를 수차(數次), 수학의 이론 또는 이치를 수리(數理), 이삼일 또는 사오일을 수일(數日), 돈의 머릿수를 액수(額數), 수효가 많음을 다수(多數), 성적을 나타내는 숫자를 점수(點數), 어떠한 대응 관계로 변화하는 수를 변수(變數), 기초적인 셈법 또는 이를 가르치는 학과목을 산수(算數), 적은 수효를 소수(少數), 일이나 사건 따위의 가짓수를 건수(件數), 인간의 힘을 초월한 천운과 기수를 운수(運數), 두 자리 이상의 수를 복수(複數), 작은 수로 얼마 되지 않는 수를 소수(小數), 차례의 수효를 횟수(回數), 친족 간의 멀고 가까운 정도를 나타내는 숫자 체계를 촌수(寸數), 글씨에서 획의 수효를 획수(劃數), 일정한 수효나 수량을 정수(定數), 어지간히 많은 수를 상당수(相當數), 전체수의 거의 대부분을 대다수(大多數), 구설을 듣게 되는 운수를 구설수(口舌數), 반이 더 되는 수를 과반수(過半數), 방정식에서 풀어서 구하지 않고서는 그 값을 모르는 수를 미지수(未知數), 극히 적은 수를 극소수(極少數), 같은 사람이 저지른 여러 가지 죄가 한꺼번에 드러남을 이르는 말을 수죄구발(數罪俱發), 몇 년이라도 더 오래 살기를 바라는 일을 일컫는 말을 가아연수(假我年數),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일컫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무능한 사람이 재능이 있는 체하는 것이나 또는 외람되이 높은 벼슬을 차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남우충수(濫竽充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