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박상철 교수(현 전남대 연구석좌교수)가 중심이 돼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대표적 장수벨트인 전남 구례, 곡성, 전북 순창 및 전남 담양(구곡순담) 지역 백세인들의 변화를 추적한 연구서 '한국의 백세인-20년의 변화'의 내용을 발췌, 연재 보도한다. <편집자 주>
나이가 들면 자식들에게 큰방을 내 놓고 문간방이나 건넛방으로 밀려나는 게 상례이다. 그러나 예외인 경우가 있었다.
전남 곡성군에서 찾아 뵌 하씨 할머니는 102세셨는데, 할머니가 큰방을 쓰시고 일흔 다섯이라는 둘째 아들 부부가 작은방을 쓰고 있었다.
"어머님께서 큰방 쓰고 계시군요" 그냥 무심코 내뱉은 말에 둘째 아들은 "우리 어머니 큰방 쓰실 만 해" 하며 더 이상의 설명이 없었다.
할머니는 지금도 허리가 꼿꼿하셨고, 바늘귀만 꿰주면 바느질을 하실 정도로 눈도 밝고, 식사도 뭐든지 잘 드시고 계셨다. 성격은 까다롭지 않으며, 가끔 욱하시거나 화를 내도 뒤가 없으며, 걱정을 별로 하지 않는 낙관적 성격이었다.
그런데 아들에게는 큰 걱정이 있었다. 할머님이 지금도 술을 드신다는 것이었다. 손주들이 인사 와서 용돈을 드리면 모아 두었다가 집 앞 구멍가게에 가서 소주를 사와 방에 숨겨 놓고 수시로 드셨다.
술을 한 모금도 못하는 아들 입장에서는 할머님의 음주가 보통 걱정이 아니었다. 그래서 가끔 술병을 찾아 없애기도 하지만 할머니는 이를 또 교묘히 숨겨둔다고 한다. 나이든 모자간의 재미있는 술병 찾기 게임을 여직 즐기실 정도로 할머니는 정정하고 여유가 있었다.
할머니는 조사단과의 대화에서도 시종일관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이러저러한 인생살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한 시간여의 면담을 마치고 일어서려는 나를 할머니가 갑자기 붙잡았다.
"나가다가 우리 며느리 보거들랑, 내가 며느리 칭찬하드란 말 꼭 해주고 가게" 라는 부탁이었다.
며느리는 미소로 답하였다. 백세가 되어도 저러한 여유와 당당한 모습에서 아직도 집안 일을 주도하고 있고, 큰방을 버티고 있는 백세 여장부의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든다는 것이 새삼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첫댓글 우선 102세 무병장수 건강 행복 하게 사시는 할머니께 높으신 존경과 경의를 표함니다
무병장수와 건강 행복도 자신이 하기에 딸린 것입니다
환경을 탓하고 누구를 탓하고 세상을 탓하고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은
스트레스와 홧병으로 조기 사망 함니다
세상 사는것을 그러려니 하고 허허 실실 웃어넘기며 사시는분은
마음 생각이 바다처럼 포용 넉넉 여유 유연 부드러움 유머 감각도 있으시고
즐겁게 사셔서 할머니가 무병장수 한다고 봄니다
웃스게 소리 한마디 나도 무병장수 할머니처럼 술을 엄청 좋아하고 즐기는데 102세까지 무병장수 건강 행복 하기를 소원 소망 바람니다 후후껄껄하하ㅡ
나는 어쩌다 맥주 두어 잔인데...ㅎ
술도 그렇지만 마음 편한게 제일인 것 같습니다.
100세가 넘으셨는데 술을 마신다하니 정말 대단 하시네요
아울러 활동을 자유롭게 하시니 얼마나 큰 복입니까
90이 넘으면 양로원에 가 계신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