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께서 낮밤을 만들고 하루하루를 정산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아침을 어떻게
맞이할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아침을 맞았습니다. 또 새 아침을 주시니 감사한
일입니다. 어제 나라시 차 운전하는 놈 왔냐고 물었더니 안 왔답니다. 다행입니다.
그 인간 얼굴 보면 한소리 했을 테고, 그럼 내 기분만 엉망이 되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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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무실 직원 한명과 둘이서 철원으로 갔습니다. 61살 먹은 이 형은 원래
농사꾼이었는데 파주가 개발될 때 보상 38억을 받았고 그 돈으로 형제끼리 n/1을
해서 과일 도매업을 했는데 사촌이 4억을 가지고 튀는 바람에 집을 나와 7년 동안
강원 랜드에서 살았답니다. 물론 7억을 고스란히 갖다 주고 지금은 운 천에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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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답니다. 아들 딸 모두 출가 시키고 부인이 수유 리 에서 생선 가게를 하는데
혼자 산지 4년, 노가다4년이랍니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라고 했더니 싫답니다.
희망이 뭐냐고 물었을 때 인삼 재배를 해서 전원주택 짓고 사는 것이 꿈이랍니다.
이 양반아, 언제 노가다 해서 인삼 농사를 하냐고? 사돈 남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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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목장에 바닥으로 사용할 땅에 콘크리트 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물론 저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입니다. 제가 안 해본 것이 없는 줄 알았는데
노가다 하면서 내가 모르는 일이 아주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장일도 안 해봤고
농사일은 모내기 몇 번이 고작입니다. 그렇다고 자랑은 아니니 오해는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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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살 먹은 가장이 아들을 낳고 55살 된 아들이 아들을 낳고 아들이 26살 먹어서
경영학과를 다니다가 입대를 했는데 휴가차 나왔다가 농사일을 돕고 있답니다.
3대가 파머입니다. 아들은 군청 6급 공무원인데 일을 얼마나 잘하는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1200평 되는 축사를 돈4000만원 들여서 직접 다 만들었고, 지금은 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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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마리입니다. 한우 어미가 800-1000만원을 간다니 부자지 말입니다.
물론 송아지 한 마리에 300주고 사서 25개월을 키워야 2년에 5억이 나오니까
원가 1억5천을 빼면 2년에 3억 오천, 또 사료 값 빼면 제 생각으론 1년에 1억은
나오지 않을까요? 그럼 월급 받아서 생활하고 10년 하면 10억은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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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소를 키워야 할까봅니다. 연병, 근데 뭘 알아야 면장을 하지요.
커피한잔 하고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맨 먼저 정해진 맨 땅 경계선에
판 낼을 치고 바닥에 대형 비닐을 깔아줍니다. 둘 다 물이 나가지 말라는 짓입니다.
전화로 레미콘 차를 부르면 10분 내에 레미콘이 엉덩이를 대고 똥을 싸면 삽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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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회색이 됩니다, 그 위에 정사각형 철망 골재를 넣고 발로 고문을 합니다.
그리고 쇠가래로 세멘을 평평하게 골라줍니다. 마무리는 나무 가래로 미장을 하면
수평선처럼 윤기가 나지요. 레미콘 한 차에 6만원씩 한다는데 11번 왔다갔습니다.
레미콘 가격이 1루베에 1만원 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유일한 천연 자원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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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가 시멘트 입니다만 가격이 너무 싸다고 시멘트 업자들이 스트라이크를 종종
하던 것을 제 나이 쯤 되면 다들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레미콘이 편리하긴 합디다.
가로 10m세로 70m 되는 땅을 6시간 만에 깔끔하게 아스팔트를 만들어놨으니 말입니다.
막사 주인이 간식으로 찐 옥수수에 빵, 음료수를 주었고 점심을 철원 한우 집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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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를 사줘서 모처럼 목구명이 호강을 했습니다.
이곳이 철원인데 갈비집 주인이 아는 체를 해줘서 일행이 어떻게 사장을 아냐고 묻습니다.
쉿, 더 이상 알면 다쳐.
2016.7.19.tue.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