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속의 은혜/ 펠리컨의 희생
2세기경 작성된 고대 문헌인 <피시오로구스, Physiologus> 등에서 펠리컨의 희생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서 복음을 전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거친 해안가나 호수 근처에는 '펠리컨'이라 불리는 큰 새가 삽니다. 어느 해 심각한 가뭄과 혹독한 추위가 겹쳐 물고기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진 때가 있었습니다. 둥지에 남겨진 어린 새끼 펠리컨들은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굶주림에 지쳐 숨을헐떡이며 죽어가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어미 펠리컨은 새끼들을 살리기 위해 온 바다와 강을 헤매며 사방으로 먹이를 찾아다녔으나, 눈을 씻고 찾아봐도 먹을 것이라고는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새끼들은 점차 체온이 떨어지고 눈을 감아가며 마지막 숨을 쉬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음을 깨달은 어미는 비통한 눈물을 흘리며 둥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날카로운 부리로 자신의 가슴 살을 사정없이 쪼아 찢기 시작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며 붉은 피가 흘러내렸고, 어미는 사투를 벌이며 자신의 따스한 피와 살을 굶주린 새끼들의 입속에 넣어 주었습니다. 어미의 가슴에서 흘러나온 피와 생명을 받아먹은 새끼들은 기력을 차리고 하나둘 눈을 번쩍 뜨며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새끼들은 무사히 살아났지만, 자신의 모든 피와 살을 쏟아부은 어미 펠리컨은 그 자리에서 조용히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의 살과 피를 내어 줌으로 죄인들을 구원하신 십자가의 은혜를 상징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은혜는 거져 주어졌지만, 주님의 고난과 희생이 값으로 주어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