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가 뇌물보다 더 효력이 컸다.
봄바람 같은 웃음 이야기는 요즘 세상에서 얻어듣기 어려운 것 같아 옛날로 돌아가기로 한다.
한 시골 선비가 대원군을 찾아왔다. 벼슬자리를 얻을 셈치고 근사한 진상물을 바치고 큰절을 올렸다. 절 받은 사람은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는 못 본 척했다.
‘저분이 못 보았나?’그러면서 선비가 다시 절을 올렸다. 그러자 대원군의 호통이 떨어지는 게 아니던가. ‘네 이놈, 두 번 절이라니?
내가 죽은 송장이란 말이더냐?’
누구나 알다시피 제사 모실 때나 재배(再拜), 곧 두 번 절을 올린다는 것을 연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대원군의 호통에 옆 사람들이 모두 찔끔했다. 긴장과 불안감이 장내에 떠돌았다. 그러자 선비가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아니올시다. 처음 절은 뵙는다는 절이옵고 두 번째 절은 소인 물러간다는 절이옵니다.’
그가 싱긋하자 대원군도 싱긋했다. 옆 사람도 다들 싱긋했다. 긴장과 불안을 푼 이 농담 한마디로 선비는 벼슬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유머가 뇌물보다 예물보다 더 효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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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정 박종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