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포항제철소에서 50년 전 처음 쇳물을 쏟아낸 6월9일, 바로 오늘이 '철의 날'입니다. "기술도, 자본도 없는 현실에서 우리 선조들의 피값인 대일 청구권으로 짓는 제철소이니만큼 실패하면 역사와 국민 앞에 죄를 짓게 된다" 고로에 불을 붙이며 고 박태준 포스코그룹 명예회장이 했던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어려움을 딛고 우리 손으로 만든 철은 대한민국 산업을 크게 발전시켰죠. 정규해 기자가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 기자 】 작업복과 작업모를 쓴 근로자들이 올림픽 개막식처럼 불꽃을 전달하고
일본 배상금으로 만든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 점화됩니다.
고로가 가동된 하루 뒤인 1973년 6월 9일, 정확히 반세기 전 대한민국이 생산한 첫 쇳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제1고로 주상에 최초의 쇳물이 용암처럼 터져나오자 감격의 만세소리가 영일만을 뒤흔들었다'
포항제철소가 지난해까지 생산한 철은 무려 5억 5295만톤.
현재 모두 8기의 고로가 운영중인데 '첫 쇳물' 의 주인공 제1고로는 자동차 552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쇳물을 쏟아낸 뒤 수명이 다해 가동을 멈췄습니다.
▶ 인터뷰 : 박태준 / 고 포스코그룹 명예회장 - "(포스코가) 조국의 현대사 속에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포항제철소에서 첫 쇳물이 나온 다음해 우리나라 첫 승용차 포니가 나왔고 현대중공업은 포항제철 철판을 사용해 첫 대형 유조선을 만들었습니다.
쇳물 생산 50년 동안 철을 기반으로 하는 국내 조선 건조량은 650배, 자동차 생산은 150배가 증가했습니다.
포스코는 이제 탄소 배출 없는 철강 생산이라는 과제를 풀기 위해 2026년부터 수소와 전기로 철을 제련하는 기술을 적용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