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읽는 시)
밥 한 그릇
임영봉
사람이 살면서 세상을 편히 만들면 좋겠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세상이 요렇코롬 과상케 돌아가겠느냐구 그려
세상 왼갖 걱정을 다 끌어다가
턱 고이고, 무릎 구부려 고민하느니
제 앞에 놓인 일이나 죽어라구 하는 것이
백 번, 천 번, 만 번, 옳은 일이지
그저 제게 주어진 길을 죽어라구 사는 거지
사람이 세상을 사는 데
천하에 높은 일이 어디 있고
천하에 낮은 일이 어디 있겠냐구
어쩌다가 사람이 제 주제를 출렁 넘치면
뒤퉁수에 손가락이 수없이 꽂혀
부질없기가 하늘을 찌르고 마는 것이지
한평생 제 밥을 향하여 일하고
제 밥을 먹고 나누며
제 사는 것을 즐기면 충분한 것이지
*** 시 해설
임영봉의 시 "밥 한 그릇"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세상을 편하게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과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합니다. 시의 형식적 측면에서 볼 때, 운율은 규칙적인 리듬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내용은 자유롭게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는 인간의 삶이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것임을 반영합니다.
시의 핵심 소재는 '밥'이라는 일상적인 요소로, 이는 생존의 기본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밥'을 통해 사람의 삶이 단순히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의 고난과 노력, 그리고 나눔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세상이 요렇코롬 돌아가겠냐구"라는 구절은 세상의 복잡함과 인간의 고민을 드러내며, 이러한 고민이 괴롭힘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시인은 각자가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잘 보여줍니다.
주제적으로, 이 시는 인간 존재론에 대한 깊은 질문을 제기합니다. "천하에 높은 일이 어디 있고 천하에 낮은 일이 어디 있겠냐구"라는 구절은 인간 존재의 평등성과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일깨워 줍니다. 이는 물질적 지위나 사회적 위치에 상관없이, 모든 인간이 기본적으로 '밥'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임영봉 시인은 이 시를 통해 인간의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즉 물질적 욕구를 넘어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는 여정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마주하는 고난과 걱정 속에서도, '밥 한 그릇'이라는 일상적인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시는 단순한 생존의 의미를 넘어, 삶의 진정한 가치와 인간의 존재 의의를 탐구하는 철학적이고 심오한 성찰을 제공합니다. 시인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상기시키며, 각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라는 격려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밥 한 그릇"은 단순한 음식의 의미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세계적인 명작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 영어 번역
A Bowl of Rice
By Lim Young-bong
In life, it would be nice to make the world easy,
But is that really a task so breezy?
If it could be so, would the world spin this way?
With all sorts of worries, we kneel and sway.
Rather than fretting over the burdens we bear,
The tasks before us deserve our care—
A hundred times, a thousand, even ten thousand,
What’s right is the path we tread, unbound.
To live one’s life, each must follow their own lane,
What’s high in the world, and what’s low in the game?
When one’s essence spills out, losing their touch,
Fingers poke at the back, it hurts oh so much.
A lifetime working toward one’s bowl of rice,
Eating and sharing, that’s more than suffice.
To enjoy one’s own life, that’s all we require,
In the dance of existence, what else would inspire?
첫댓글 밥값도 못하는 한 인간
자수합니다 ㅎ
글쎄?
사람으로 산다는 게 쉽지 않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