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6년 우승 후 기뻐하는 선수들.
1959년 제1회 대회가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이래, 어느덧 39회째를 맞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한국은 통산 12회 우승으로 이 대회의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해 왔다. 또한 한국 축구의 수없이 많은 어린 축구 영웅들이 탄생한 대회이기도 하다. 10월 13일 개막하는 '2016 AFC U-19' 챔피언십 첫 경기를 앞두고 역대 이 대회를 빛낸 한국 축구의 명장면들을 추려보았다.
1959년 : 초대 챔피언은 대한민국
제1회 아시아 청소년대회가 9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1959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렸다. 열렬 축구팬인 말레이시아 수상 라만 씨의 제안으로 시작돼 한동안 ‘라만컵 아시아 청소년대회’로 불리기도 했다. 조윤옥, 차경복, 김삼락 등을 앞세운 한국은 개최국 말레이시아를 꺾고 당당히 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1978년 : 북한에 승부차기 승리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1978년 대회에서 한국은 북한을 준결승에서 만나 외나무 대결을 펼치게 됐다. 극도의 긴장감속에 연장전까지 0 : 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5 : 5 상황에서 북한의 여섯 번째 키커가 실축한 반면, 한국은 이태호가 마지막 골을 성공시켜 승부차기 6 : 5로 승리했다. 결승에서 이라크를 만난 한국은 무승부로 공동우승을 차지했다. 박항서, 장외룡, 정해원 등이 활약했다.
1982년 : 대리 출전의 행운 끝에 우승
박종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당초 1차 예선에서 북한에 패해 아시아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북한 축구가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심판을 폭행하면서 향후 국제대회 출전정지 징계를 받는 바람에, 북한을 대신해 본선에 나가게 됐다. 신연호, 김판근 등이 주축이 된 한국은 UAE, 중국, 이라크를 제치고 의외로 가볍게 우승컵을 안았다. 우승팀 자격으로 이듬해 이듬해 멕시코 세계 청소년대회에 참가해 4강 신화를 이룩했으니 북한의 실격이 한국에겐 엄청난 행운으로 작용했던 것.
1990년 : 남북 단일팀으로 이어진 우승, 준우승
1990년 대회는 인도네시아에서 열려 한국은 남대식 감독의 지휘아래 순조롭게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상대는 북한. 조진호와 강철, 이임생 등이 활약한 한국은 연장전까지 혈투를 벌였으나 이번에도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하고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골키퍼 김승안이 선방쇼를 펼치면서 결국 4 : 3으로 승리하면서 패권은 한국에게 돌아갔다. 세계 청소년대회 출전권을 얻은 남북 선수들은 이듬해 ‘코리아’라는 이름하에 한 팀으로 다시 뭉쳐 포르투갈로 향했다.
1996년 : 개최국의 자존심 지키며 정상 등극
1968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서 개최돼, 서울과 수원을 오가며 경기가 열렸다. 박이천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이관우, 박진섭, 김남일, 김도균 등이 포함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1 : 0으로 꺾고 기세를 올렸다. 이틀 뒤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을 3 : 0으로 가볍게 누르고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조별리그 4경기를 포함해 6전 전승으로 우승한 것도 기록에 남을만한 일이었다.

1998년 결승 한일전에서 이동국이 결승골을 터뜨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1998년 : 이동국의 빛나는 왼발 터닝슛
이동국, 김은중 투톱에 설기현과 송종국, 김용대를 앞세운 한국은 태국 치앙마이에서 열린 1998년 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중국, 이라크, 일본을 꺾고 준결승에 오른뒤, 카자흐스탄을 승부차기로 힘겹게 누르고 다시 일본과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전반 김은중의 골로 앞서가다 한골을 허용하며 승부는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로 흘렀다. 그러나 후반 30분 이동국의 환상적인 180도 회전 왼발 터닝 슛이 그대로 꽂히며 2회 연속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2년 결승 한일전에서 정조국의 골든골이 터진 순간.
2002년 : 이번엔 정조국의 골든골
2002년 대회는 카타르에서 열렸다. 박성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김영광, 정조국, 최성국, 임유환, 김치곤 등이 주축이었다. 큰 고비없이 순조롭게 토너먼트를 통과한 한국은 결승에 올라 일본과 트로피를 놓고 최후의 대결을 펼쳤다. 일진일퇴의 공방속에 득점없이 연장전에 돌입했고, 마침내 연장 전반 6분 정조국의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이 골네트를 갈랐다. 당시까지 있던 골든골 제도로 경기는 곧바로 끝났고 한국은 열번째 우승국이 됐다.

2004년 우승 후의 기념 사진.
2004년 : 박주영의 화려한 등장
한국 청소년 축구의 거침없는 질주는 2004년 말레이시아 대회에도 이어졌다. 박주영을 선봉으로 김진규, 김승용, 신영록, 백지훈, 차기석 등이 뒤를 받쳤다. 첫 경기에서 이라크에 0:3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으나, 곧바로 기력을 회복해 8강전에서 우즈벡,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중국을 상대로 박주영이 2골을 터뜨린 가운데 2 : 0으로 승리, 박성화 감독에게 2회 연속 우승컵을 선사했다. 중국 수비진을 추풍낙엽으로 만든 박주영의 두 번째골이 백미.
2012년 : 승부차기 혈투 끝에 이라크 꺾고 우승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대표팀은 연제민, 송주훈 수비에, 문창진, 권창훈, 김현이 공격을 이끌었다. 8강전에서 이란을 4 : 1로, 4강전에서는 우즈벡을 3 : 1로 누르며 오랜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껄끄러운 상대 이라크를 만난 한국은 전반 35분에 한골을 허용한 뒤 후반 종료 직전까지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해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추가시간 2분에 문창진이 기어코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이창근의 선방으로 4 : 1로 승리, 12번째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KFA뉴스팀
사진=대한축구협회

2012년 시상대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
첫댓글 슈틸리케 저격인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