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신께 어쩌면 생소할 이야기를 전합니다.
<아웃사이더> 진중권 편집주간이 얼마전<한겨레>에 쓴 길라잡이 칼럼이 생각나시나요? 그 칼럼을 읽고 "백퍼센트 동감하는 아주 평범한 한 아이의 엄마"가 글을 보내왔습니다. 2월21일치 <한겨레> 여론면에 실었습니다.
아들의 입영통지서를 받은 그 어머니는 "가수 유승준처럼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아버지가 국회의원이거나 재벌도 아닌 주제에 제가 별 수 있겠습니까? 아암 가야 하고 말고요"라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그 어머니의 글을 받았을 때 저는 다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진 주간의 칼럼이 나온
뒤 육군 쪽에서 저에게 몇 차례 항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가 어떻게 군을 비하하는 글을 싣느냐는 항변이었습니다. 저는 육군의 항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정중히 답했습니다. 그러자 육군은 제 앞으로 젊은 장교의 글을 보내왔습니다. 당신께
그 장교의 투고 내용을 읽어드릴게요.
○○○○에 근무하고 있는 ○○○대위입니다. 지난 2월7일자 길라잡이에 게재된 진중권씨의 글에 대한 독자투고입니다. 꼭 읽어봐 주시고, 게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중권 씨에게
지난 2월 7일 한겨레신문에 게재된 글을 읽었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잘 꼬집어 쓰셨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글의 주제와 상관없이 안타까운 마음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부족하지만 몇 가지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먼저 군을 지나치게 비하한 것입니다. 진중권 주간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나, 국민의 군대로서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 군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GOP와 해안 등의 격오지에서 고통을 인내하는 수많은 장병들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예전의 잘못된 군의 모습들을 지금도 그런 것처럼 폄하하고 비아냥거려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군과 국민을 이간질하려는 의도는 무엇입니까? 사회주의자로서 북한에게 적화통일의 호기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 필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한민국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존중해서 군복무를 그것도 2년
6개월짜리를 택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을 감춘 국민을 기만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필자께서 쓰신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라는
책의 저자약력 소개에서는 빨간 바이러스 진중권은 군내 적화사업의 일환으로 군에
입대하게 되었다고 되어있습니다.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기 위해 군 적화사업을 하신 것이 자랑스럽습니까? … 외국의 영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전후방에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생각하신다면 군을 폄하하고
장교로 입대하는 것을 소풍가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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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저는 대한민국 육군의 젊은 장교로서 충분히 제기할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을 수 없다고 통보했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진중권 주간의 글이
답해줍니다. 여기서 진 주간이 쓴 칼럼 '안보의 첨병, 김용갑의원께' 전문을 다시 읽어볼까요.
안보의 전선에서 분투하시는 김용갑 의원님, 먼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북괴'가 호시탐탐 적화의 기회만 노리고 있는 한반도에서 오늘도 제가 발뻗고 잘 수 있었던 것은 의원님 같은 투철한 반공투사가 우리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툭하면 '위대하신 수령'을 욕되게 하는 못된 저는 인민군이 서울에 입성하면 그 날로 죽습니다. 인민재판, 얼마나 끔찍합니까? 그리하여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자고
일어나면 밤새 혁명이 일어나 세상이 바뀌어 있는 게 아닐까, 불안감에 뒤척이다가도
의원님의 얼굴을 떠올리면 안심이 되어 비로소 잠들곤 한답니다. 저 같은 사람이 이
대한민국에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그러니까 1986년 추운 겨울날이었어요. 뿌옇게 먼동이 터오는 새벽에 저는 택시를 탔답니다. 뒤를 돌아보니 홀어머니가 끝까지 그 자리에 남아서 아들이 탄 택시가 멀어져 가는 것을 보고 계시더군요. 택시는 저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놓았지요. 거기서 버스로 갈아타고 네 시간을 달려 어느 황량한 시골에
내렸답니다. 사방 천지가 시뻘건 흙. 듣자 하니 논산이라고 합디다. 게딱지만한 이발소에 들어가 머리를 깎았습니다. 빡빡 깎았습니다. 머리칼이 떨어지자 눈물도 함께
떨어지려고 하더군요. 참았습니다. 이발소에서 나와 못생긴 대문 안 쪽으로 걸어 들어갔지요. 양 옆으로 군인 아저씨들이 도열해서 막 박수를 쳐줍디다. 환영한대요. 근데 뭔가 속는 느낌이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건물 뒤로 돌아서자마자, 군홧발이 날아오더군요. 나보고 "(군기가) 빠졌다"고 합디다.
내무반에 들어갔지요. 군대생활한 지 50일밖에 안 된 놈이 꼴에 기간병이라고 막 때려요. 의원님. 사람이 말이죠, 매를 맞으면 기분 더럽습니다. 그러더니 사제 옷 벗으라고 합디다. 다 벗었어요. 국방색 군복으로 갈아입었지요. 의원님도 아시겠지만 대한민국 국군 패션, 그게 패션입니까? 그래도 입었어요. 왜?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서.
그럼 그 사제 옷은? 곱게 쌌지요. 누런 포장지로 싸서 끈으로 꽁꽁 묶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집 주소를 썼지요. 그럼 어머니가 받아보시겠지요? 아들 몸뚱이는 그 위험한 군대에 보내놓고, 껍데기만 달랑 받았을 때, 대한민국 어머니들 심정이 어떤지
아세요? 우리 어머니는 그거 받고 하루 종일 우셨대요. 통곡을 하셨대요.
의원님, 제가 명색이 사회주의자입니다. 사회주의자에게는 말이죠. 조국 같은 거 없어요. 조국이 나한테 뭘 해줬는데요. 세금만 받아갔지. 저에게 말이죠, 국가란 부르주아의 이익조정위원회에 불과해요. 게다가 당시에 저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과격했습니다. 그런 제가 군대를 갔어요. 왜? 대한민국의 특수한 안보상황을 존중했기 때문이죠. 저도 대학원 붙었겠다, 그냥 6개월 장교 같은 거, 소풍 가는 기분으로 갔다 올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2년6개월 짜리 갔습니다. 왜? 사회주의자는 말이지요. 평등주의자예요. 노동자도 가고 농민도 가는 군대, 아니 노동자만 가고 농민만 가는 군대,
나도 그냥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안보의 첨병 김용갑 의원님. 그런데 일각에 해괴한 소문이 떠돌고 있대요. 마땅히 공수특전대 정도는 나왔어야 할 의원님의 자제분들께서 병역면제라나요?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이나라 안보주의자들은 참 이상해요. 가령 안보 팔아 장사하던 <조선일보> 사장님. 살이 너무 쪄서 안 갔대요. 안보란 안보는 혼자 지키는 듯 설레발 떠는 한나라당 총재님. 그 분의 자제분들은 너무 말라서 안 갔대요. 안보의 첨병 김 의원님.
댁의 자제분은 왜 안 갔대요? 몸무게가 너무너무 지나치게 정상이라서? 나는 이념을
배반해가면서까지 조국을 사랑했거늘, 이 놈의 조국은 이렇게 번번히 나를 배반해요.
의원님, 대한민국, 성질나서 못 살겠어요. 열 받는데, 해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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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떻게 읽었나요. 군의 시각으로는 다소 예민한 표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진 주간의 글은 육군으로서는 반발하기보다는 반겨야 할 글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의 특권층들이 병역을 피해가는 문제점을 추궁하고 고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 안보를 상업주의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김용갑 의원의 아들이 군에 가지 않은 것은 기실 엄정하게 따져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언제나 안보를 주장하는 특권층들의 병역특혜 문제를 비판한 글이 결코 군을 비하한 것일 수 없지요. 좀더 깊이 살펴보면 오히려 반대가 아닐까요. 정작 육군이 추궁해야 할 대상은 진 주간이나 제가 아니라 조선일보이고 한나라당이지요.
저는 그 젊은 장교에게 진 주간이 북쪽체제로 통일되길 바라는 사람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도 설명 드렸습니다. 아울러 꼭 장군이 되길 바란다며 좀 더 포용력 있기를 바란다고 진심으로 조언했습니다. 비단 그 장교만이 아닙니다. 우리 군의 기간이 될 젊은
장교들과 사관학교의 젊은 벗들이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에 대해 지금보다 더 열린 마음이 되는데, 나무 못지 않게 숲을 보는데, 이 편지가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여론매체부장 손석춘 songil@hani.co.kr /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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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문무대 막타워 거쳐, 전방입소 거쳐
십팔개월 짜리 ㅈㄷㅂㅇ ^^; 거쳐
동원예비군 거쳐 그냥야비군 거처
물론 갈때마다 향군회비 꼬박꼬박 내고
지금은 민방위로 송파의 새벽을 지킵니다
국방의 의무란 의무는 다하고 사는
헐렁한 김산입니다
입으로만 안보안보 방상훈이, 김용갑이, 이회창이
안보 장사꾼들, 무기 장사꾼들과 한편인 놈들
이제 내 눈에 안보이면 좋겠습니다
마루™ 님은 영창 안갔겠지요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