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어린애들처럼 마음이 들뜬다.
오늘 주일 아침 본교회에 참석 하는 우리 내외 마음이 철없는 어린애 모습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표현을 할 때 만큼 그속에서 행복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예는 드믈것이다.
어린애가 자기가 무척 좋아하는 사람에게 아주 하찮은 것이라도 건네주고 싶어서 제 나름대로 밤새 이리 만지고 저리고치며 어설픈 도안이라도 그려넣고 색칠하며 만든 작품이라고도 할 수 없는 걸 가지고 찾아가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건네받을 대상을 간절히 생각하며 그걸 가지고 가는걸음은 걸어가는 게 아니라 사뿐 사뿐 추는 춤일 것이다.대상의 안목에는 너무 우스운 선물일지 모르나 거기에 배여 들어간 그 긴시간의 설레임과 기쁨은 어떤 보상도 필요로 하지 않는 그만이 이미 누린 행복으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우리 내외가 누리고 있는 기쁨 또한 그렇다.
오늘은 예배드리는 것이 목적이지만 예배 끝나며 부제로 만든 특별한 이벤트를 곁들였다.
어제 아침이었다. 작년 은퇴 선물로 받았던 신구약 필사본을 거의 아침마다 둘이서 소리내어 번갈아 보면서 읽어온지 10 여개월 만에 전권을 모두 읽었다. 출타 할때는 부득불 못 읽어서 좀 시간이 걸렸다.
"우리 책거리 해야겠네요."
"무얼로 할까?" 생각하며 발전한것이 우리만의 책거리가 아니고 본래의 뜻을 살려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은혜의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42년 시무한 본교회에서 떡 잔치를 하게된 책거리 사연이다.어제 갑작스런 발상을 담임목사님께 말씀 드렸드니 "너무 좋으신 일이지요" 하시며 동의하셨다.
의미가 있어서 그러셨는지 오늘주보에까지 내셔서 면구 스러웠다. 그것 조차도 요란 스러운 것 같아 죄송했는데 갑자기 "사모님께서 한 말씀 해주세요" 하고 담임 목사님께서 부탁하신다. 아마도 통화 중에 "목사님! 나중에 목사님께서 받아보셔야만 얼마나 좋고 얼마나 귀한지를 느끼실 거예요" 했다는 말까지 하시며 부탁하시니 제한된 예배시간을 사사롭게 긴 사연 다 말못하고 감사인사만 간단히 드리며 "여러분은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나타낸 성경에 사랑을 덧입혀 써주셔서 우리에게 행복에너지가 넘쳐나게 해 주시는데 우리내외는 그저 육신의 떡으로 보답합니다"라고 말했다.
긴세월 변할 줄 모르는 사랑으로 짧게만 느껴오며 형제같이 부모같이 연합하여 오롯이 하나님 섬겨온 우리 성도들! 목회자 섬기는데는 늘 모자란듯 더하고 더하며 사랑을 주었던 그들이 어쩌다 목회자로 부터 아주 작은 대접을 받으면 그렇게 좋아하는 어린애들이된다. 오늘도 그렇게 기뻐하는 순수한 모습들에서 천국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 사연은 꼭 오늘날의 성도들 또 은퇴를 앞둔 목회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글재주 부족하여 다 표현 못하나 적어본다.
~~~~~세상에서 이렇게 귀한 선물이 또 어디 있을까~~~~~
작년 4월 은퇴 찬하식에서였다. 총여선교회에서 특별한 선물을 준비 한 것이었다.신 구약 성경필사본을 다섯권으로 나누어 제본한 것을 우리 내외에게 선물로 주었다.
은퇴앞둔 3개월을 안식년으로 하여 담임 목사 직임일체를 후임을 전제한 부담임에게 이양하고 은퇴찬하식 날에야 교회에 나갔다. 일체의 연락을 긴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삼갔다. 휴대폰까지도 꺼놓은 상태로지냈드니 처음에는 애를 삭이느라고 피차에 힘들었으나 시간가며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다.
그동안에 총여선교회에서 탄생시킨 <기적의 선물>이다.
석달동안 감쪽 같이 아무도 누설 하지 않고 007 작전에 돌입했단다.
"무엇이 제일 귀한 선물이될까?" 곰곰히 기도 하며 생각한결과 "우리의 정성을 모아 드리자" 하여 일치된 뜻이 모여져 자원 하는 이들로 100여명이 성경 각권을 나누어 쓰기로 했단다.
몇분은 100여페이지 넘게 쓰기도했고 어느분은 짧막한 부분을 쓰기도했다.역량에따라 분담했던것 같았다.
너무 연노한 분들은제외하고 어린애기들이 딸린 여선교회원들은 예쁜 사진카드로 대신했다.
목회 하면서 성경을 필사 하는 예를 보면 대개는 교회 건축시에 머릿돌에 성도들이 연서한 필사본을 넣는 다든가 아니면 자녀들에게 물려줄 선물로 부모님들이 하는 것은 보았어도 목회자를 위하여 이렇게 정성을 쏟는 일은 처음 겪는 일이다.
처음에 받을 때는 "대단한 일을 하였구나!" 하고 감동만 했으나 집에 가지고 와서 들춰 볼수록 가슴이 찡한 연민에 눈물을 훔칠 수 밖에 없었다.
천만금을 가지고 이걸 살 수가 있는가? 돈으로 환산 할 수도 없는 사랑과 정성을 !
~~~~~목회자보다 더 나은 성도들~~~~~
나는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에게 성경 한페이지도 못 써 주었는데... 고작해야 생일 카드보낼때 두세줄 복빌어 주었을뿐이었다.
기가 막힌 상황에서 그많은 분량들을 써나간 분들을 떠올리며 눈물이 아니고는 대할 수 없을 때도 더러있었다.
남편의 사업실패로인해 거주하던 아파트까지 날리고 아이들 교육문제와 온갖 고난에 자신이 생계를 꾸려나가야하는 기막힌 상황속에서도 탈진한몸을 추스리며 모자라는 잠까지 반납해준 사랑하는 이가 있다.
사춘기에 아빠를 여의고 방황하는 아들을 부등켜않고 그 광기를 달래며 드리던 절박한 밤중의 기도를 허다한날 드리는분이 낮에는 학교에 근무해야하는 고닲음속에서도 우리를 사랑해서 내어준시간이 있다.
말기암을 극복한 몸에 병원을 들락거리며 때로는 입원실에까지 가지고가서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써 드려야지 하는 결단과 사랑의 흔적을 종이에 옮겨놨다.
치매와 병고에 시달리는 친정 어머니.또는 시어머니를 모시는 딸과 며느리들이 그 정신없이 바쁜 시간들을 쪼개서 우리에게 선물해주었다.
아직 믿지 않는 남편의 눈치를 보며 짬을 내어 쓰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느라 살림에 소홀 하다는 소리 않들으려고 몸을 혹사 하여야만 했을이가 얼마나 애틋한지?
학생들 수학 과외 시키느라고 자기 아이들 챙기기도 바쁜 분이 그 많은 분량을 쓰느라고 했을 고생을 생각하며 교회에서 얼굴을 마주 했을때 "얼마나 힘들었어요? 그걸 다 쓰느라고" 했드니
"죽는 줄 알았어요" 하는 대답이 딱이었다. 시간 대서 끝마치기는 해야하지 맡은 분량 펑크 낼 수는 없지 아마 수험생 못지 않았을거다. 남편들은 옆에서 오히려 살림을 거들어주며 빨리 잘 쓰라고 격려해주었다니 얼마나 귀한 사랑들인가?
모두다 열거할수 없는 사정들을 안고 무언가 더 주고 싶고 주고 싶어서 희생해준 생명같은 시간과 정성들을 생각만해도 마음이 뜨겁다.
은퇴 앞두고 될 수있으면 적게 가져야 간편하고 복잡하지 않기위해 거의 없애고 소장품이라고 아까울 만한 것이 없었는데 이 성경필사본은 우리집에서 가장 잘 눈에 띄는 보배로 자리잡고있다.
손에 잡고 쓰다듬으며 읽을때마다 가슴이 뛰는 벅찬 사랑을 느끼며 그것으로부터 에너지가 팍팍 흘러나와 전달 되는 것 같다.
정말 기적이다. 목회 막바지에 지치기 쉽고 어려운 일들도 있는게 보통이라 우리는 생각하기를 은퇴 하고 나면 한번은 크게 몸살을 앓을 거라고 미리 각오하고 있었다.
교회 떠나 1년을 넘겼는데도 하루도 아파서 누워 본적이 없으니 신기하기만하다.
이 일은 떠나있어도 영으로 느껴지는 성도들의 뜨거운 사랑이 그들의 수고로움을 통해 남겨준 손으로 쓴 성경이라는 매개체가 주는 힘이다.
부모가 자녀들을 향한 채워지지 않는 욕심을 조금씩은 가졌었듯이 돌이켜보니 성도들이 우리의 기대치에 못미치는 신앙이라고 염려하고 불만족했지 오히려 그들위해 해준것이 없었다
받는데만 익숙해 졌던 우리가 부끄럽기 짝이없다.
이모든분들이 우리 부족한 목회자들을 의뢰하며 하나님을 믿어온 지체들이다.
이 성도 들이 얼마나 소중한가?
~~~~~목회는 은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성도들의 뜨거운 사랑과 기도가운데 행복하게 직임을 마치었다
하나님의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과정 가운데 어찌 평탄함만 있었겠나 ?사탄의 시기가 없을수 없었다. 그러나 신앙생활의 기본기를 제대로 닦아온 성도들의 영적 분별력이 더욱 튼실한 교회로 서가게하며 보혈로 세우시고 십자가로 튼튼하게 하시는 은총으로 말미암아 화목하고 행복한 기운이 편만하다.
주님앞에 서는 날 그들이 우리의 자랑일뿐이다.
이런 성도들이 우리의 마지막 경주까지 지켜보고 따라 올터인데 바로 살지 않을 수 없다.
전에 생각하기는 사역의 바톤 을 넘겨주는 것이 끝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주님앞에 서는 날까지이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사정은 그렇다.
"한자 한자 쓰면서 목사님 사모님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에 오히려 행복했고 은혜였어요"
"목사님과 사모님 아래에서 신앙생활 하는 동안 행복했고 저 또한 최고의 행운이었습니다. 신앙의 본이되신 모습 늘 기억하며 믿음 생활 잘 하겠습니다.늘 평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성경 쓰는동안 목사님 사모님 사랑하는 맘으로 내내 행복했습니다.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샬롬! 보잘 것 없는 선물이지만 명품처럼 써주시고 오래 기억해 주십시요~목사님 사모님이 항상 곁에 계셔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이 부를 때에는 언제고 달려와주세요 . 목사님 사모님 사랑합니다"
"42년동안 주시기만 했죠.우리는 받기만 했는데.온전히 순종도 못했고 목사님 사모님 속만 썩여 드렸다는 생각 밖에 없습니다.사랑합니다"
필사성경을 받아가지고 온 날 저녁에 "도대체 이걸 어떻게 썼어요? 이루 다 표현 할 수 없어요"
라는 감사 메세지에 답글 보낸 것을 지울수없어 그대로 저장해놓은 것 중에 몇분의 것이다.
이렇게 고백하는 성도들이 있기에 함부로 살 수 없는 일이다 . 평생 아끼며 사랑할 보배가 우리 발목을 붙잡기때문에 곁길을 넘볼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은퇴 목회자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보화가 또 어디 있는가? 생각만해도 가슴뛰는 행복에너지가 작동한다. 이런 우리 성도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성도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첫댓글 목사님이 부럽고, 성도들의 사랑이 눈물 겹네요.
우리부부의 모자람을 메꿔 나가시려고 하나님께서 좋은 동반자들을 붙여주셨어요 .감사 또 감사입니다.
감동의 물결이 이네요....ㅎ
애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나같이 불완전한 우리 인생들인데 믿어주시고 사역 맡기셨던 하나님의 모험에 두손 들 뿐입니다
감사합니다.